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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영 Apr 05. 2022

다짐으로 인생이 변하지 않는다면

'다그침'이 진짜로 내 인생에 도움이 될까?


개인적인 얘기라서 쓸까 말까 망설였습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멋진 모습만 보여주고 싶고, 부끄러운 부분은 감추고 싶기 마련이니까요. 하지만 저와 같이 헤맸던 분들이 분명히 계실 것입니다. 여러분 중 누군가에겐 분명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고 글을 쓰게 됐습니다.










뼈 맞는 거 좋아하세요?





회사를 아직 다니던 때, 취미가 하나 있었다.

바로 트위터 모음 글귀를 보는 것이었다. 촌철살인 멋있는 말들이 잔뜩 모여있는 글들을 보다 보면 마음속에서 울림이 일어났다. 어떤 때는 캡처해놓기도 하고, 마음에 쏙 들었던 문구는 핸드폰 배경화면을 해뒀다. 항상 볼 수 있도록. 트위터뿐만 아니었다. 멋진 인생을 살고 있다는 유튜버들. 새벽부터 일어나서 밤늦게까지 조금의 쉴 틈 없이 달리는 사람들. 스크랩하거나, 어떤 때는 인쇄해서 벽에다 붙여놨다.



대부분이 생활 패턴에 대한 얘기였다. 나는 잠이 굉장히 많은 편이었다. (지금도 그렇다.) 그리고 하루 루틴이 정리되지 않았었다. 분명히 미라클 모닝을 시작하자고 해놓고 눈 떠보면 해가 중천이었던 것이다. 성공한 누구누구는 3-4시간 잤다는데. 독한 누구누구는 송곳으로 허벅지를 찌르며 공부했다던데. 그런 글들을 보면서 내 인생을 다그쳤다. 이렇게 게으르게 살아도 되는 걸까? 이렇게 살면 내 인생 망하는 거 아닐까?



그리고 또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지켜봤다. 나랑 비교해가면서.








하지만 내 인생은 변하지 않았다.





현재의 나와 내 생각 속 멋진 나의 차이는 전혀 좁혀지지 않았었다. 아무리 일찍 일어나자고 다짐해도 그렇지 못했고, 아침마다 운동하자고 마음속으로 수백 번 되뇌어도,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그리고 꼭 이렇게 멋진 다짐을 하고 나면 도리어 온몸에 힘이 빠지는 것이다. 성냥에 불을 붙인 것처럼 며칠 화르륵 타버리다가 재가 돼버렸다. 요요현상처럼 기력을 앗아갔다. 그럴 때면 또 멋진 사람들을 찾아 나섰다. 내가 겪는 고통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도록. 소위 말하는 '뼈 때리는' 콘텐츠를 찾아다닌 것이다.




그러다 어느 날, 집 천장이 무너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맞으러 다니다가 정말 온몸을 흠씬 두들겨 맞은  같은 무기력이 찾아왔다.  이상  인생에 흥미가 없어졌다. 왜냐면 나는 하루를 관리하지 못하고,  몸을 관리하지 못하고, 그래서 멋있게 살지 못할 거니까.  나는 알람을 맞춰도 일어나지 못할까.  나는 핸드폰을 많이 할까. 해야  것들만 머릿속에 가득 찼다. 머리가 무거워졌다. 얻은 것도 없이 실패만 가득 쌓여갔다.  번이고 머리  천장이 무너져 내렸다.



어찌 됐건 이 상황에서 빨리 빠져나와야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해빗(웬디 우드 저)'이라는 책을 보게 됐다.





머리맡에 둔 수건




그때는 실용서적을 즐겨 보진 않았었다. 내가 본 것들 대부분은 소설이었다. 실용서적은 공연히 필요 없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냥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하는 거지 뭐! 하루에 3-4시간 자고! 아침에 5시에 일어나고! 그럼 되는 거지, 책은 필요 없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무슨 마음이었는지 '해빗'이라는 책을 읽게 됐다. 읽은 지 너무 오래되어서 잘 기억은 나진 않지만 이런 내용이었다. '아침에 잘 일어나는 습관을 가지고 싶다면, 머리맡에 수건을 두는 것도 방법입니다.' 그러니까 아침에 씻으러 나갈 수 있게끔, 수건을 머리맡에 비치해두는 것이다. 이 내용 말고도 해빗의 전체적인 내용은 생활환경을 조금 바꿔서, 목표를 달성하도록 권하는 내용이다.








'어떻게'에 집중한 솔루션





이 책을 읽고 정말 놀란 경험이 있다.

지금 생각하면 어이없지만, 그동안 나는 '어떻게' 목표에 달성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었다. 그냥 목표만 뚫어지게 쳐다보고, 거기까지 가지 못하는 나 자신을 다그치기만 했을 뿐. 내 의지에만 의존한 것이다. 그 긴 시간을. 그러니 몸이 아플 수밖에 없었다. 나에게 지도 한 장 쥐어주지 않고 목표까지 어떻게든 가라고 채찍질하는 일이니까.


잠을 줄이는 일이 그렇고, 건강한 식습관을 가지는 일이 그렇다. 잠을 줄이는 게 좋겠다고 판단이 들면 '어떻게?'라고 고민하는 게 훨씬 낫다. 건강한 식습관을 가지기 위해서는 건강한 식습관이 도대체 뭔지 알아야 한다. 그리고 내 생활에서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그래야 변화가 시작된다.





목표를 정하고, 방법을 아주 잘게 쪼개고, 내 환경을 변화시켜야만 하는 것이다.

이 간단한 이치를 몰랐다. 나는 정말 둔한 편이었다. 모르는 것을 몰랐다. 그래서 찾아볼 줄도 몰랐다. 그냥 맹목적으로 열심히 살고픈 마음만 있을 뿐. 세상엔 이렇게 정보가 많은데.


내 목표를 이루고 싶으면 검색하고 관련된 책을 읽으면 된다. 아니면 유튜브를 봐도 좋다. 대신에 목표만을 강조하는 콘텐츠는 보지 말자. 나와 비교하는 콘텐츠만 보지는 말자. '어떻게'에 집중하자.  그리고 그 발자국을 따라서 본인의 속도대로 차근차근 따라가면 된다. (찾아낸 방법이 버겁다면 스스로 해낼 수 있게 잘게 쪼개야 한다.)


내 앞에 누가 있고, 그래서 그 사람을 내가 언제 앞지를 수 있는지. 그 사람과 내 거리가 얼마나 차이 나는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앞서간 사람들이 손가락질하는 것도 찾아볼 필요 없다. 우리 모두 속도가 다르니까. 이 사실은 어떤 때는 슬프게 다가오기도 하지만 달리 보면 큰 위안이 되기도 한다. 그대, 다른 사람에게 혼나러 다닐 필요 없다. 제 속도로 걷기만 하면 된다. 지도 한 장을 손에 쥐고.





원하는 게 있으면 방법(How to)을 찾아야 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이후에 정말 많은 실용 서적을 찾아본 것 같다. 세상엔 전문가가 정말 많다. 사람들과 충돌이 자꾸 일어나는 사람들을 위한 '인간관계론, 데일 카네기 저'. 사람들의 마음을 사기 위한 심리학을 공부하고 싶다면 '설득의 심리학, 로버트 치알디니 저'. 하루를 더 알차게 살고 집중하고 싶다면 '몰입, 황농문 저'. 개인적으로 도움을 많이 받은 책들이다. 이것뿐만 아니다. 작은 기업을 위한 책도 있고, 큰 기업에서 일하는 실무자를 위한 책도 있다. 대가가 쓴 책도, 신예가 쓴 책도 있다. 정말 놀랍다. 꼭 책에만 한정되지도 않는다.


그런데 인터넷을 보면 아직도 혼나러 다니는 사람들이 많은  같다. 떠돌아다니는 콘텐츠를 보면 그렇다. 그런데 다짐만으론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환경을 조금 틀어줘야되고, 방법을 찾아 나서야 한다. 그런 콘텐츠들 중에 어떤 것들은 그저 유머로 만들어졌을 뿐이겠지만, 어떤 사람들은  얻어맞은 상처들이 쌓여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그랬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하나씩 멍이 들어있는 것이다.



그냥 두들겨 맞고 싶은 게 아니라, 정말 성장을 위한다면 이제 '방법'에 집중하자.

마음에 울림이 있는  모두를 매도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어떤 일을 하든 목표와 태도가 가장 중요한  사실이니까.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줄에 다시 일어날 힘을 얻으니까. 하지만 그렇게 나에게 울림을 주는 글을 찾아다니는 데에'' 메어서는  된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 목표를 정했으면 자리에서 일어나야 한다. 주저앉아서 다른 사람들을 쳐다보는  대신에 말이다. 쳐다보는 데에 익숙해지면,  목표를 쳐다보고 있는 나에 취하게 된다. 경험상 그랬다. 그냥 마음만 부풀어졌다가, 쥐도 새도 모르게 꺼져버린다. 이제는 몸을 움직일 차례다. 원하는  있으면 방법을 찾아내면 된다. 우리 인생 아주 가까이에 있다.


당신이 문제 해결을 원한다면, 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



당연하게도 이쪽이 목표 달성에 훨씬 효과적이다.



내 인생도 조금씩 바뀌는 것을 느꼈다. 시도해보지도 못하고 머릿속에서만 맴돌았던 실패들이, 현실의 실패로 찾아왔다. 데이터로, 인사이트로. 그러면 나는 방법을 바꿨다. A 방법은 실패했네? B 방법을 쓰면 어떨까? C 방법은 어떨까? 능동형 질문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정신적 타격도 거의 입지 않았다. 다른 방법을 쓰면 되니까! 실패해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에너지가 됐다. 지금도 현재 진행 중인 목표들이 있다. 하지만 아주 어려울 거라고 느껴지진 않는다. 방법 > 실행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개인적인 경험 덕분에, 브런치에 글을 쓸 때 스스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3가지가 있다.


바로 (1) 방법 위주로 (2) 구체적으로 (3) 쉽게 쓸 것.



글 실력 때문에 어떻게 전달됐는지 모르겠지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어렵지만 멋있어 보이는 단어를 적었다가 풀어놓기도 한다. 한 문장을 여러 문장으로 쪼개서 짧게 쓰려고 하기도 한다. 거기에 더해 바로 쓸 수 있게 '방법론' 위주로 쓰는 것이다. 이게 내가 생각하는 좋은 글이기 때문이다. 읽는 사람이 써먹고 변화할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고 줄곧 생각해왔다. 앞으로 더 노력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내 글을 접하게 된 분들이 '방법'에 대해서 고민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진다. 굳이 내가 적은 방법이 아니더라도(이건 큰 문제가 되는 일은 아니다.) 말이다. 과거의 나와 같은 분들이 왔다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의지' 대신에, 인생에 누적되는 '방법'을 택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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