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권 에세이 묵묵을 읽으며
희망이 희망으로만 남아 시간이 지나면 어느 날 사람들은 누렇게 변색된 그 두 글자를 절망이라고 읽는다 ...
먼 데 소문에 귀를 기울이느라 옆에서 소매를 붙들고 말 건네는 존재가 있었음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부디, 내 안의 영리함이 헛된 희망을 꾸며내지 않기를. 부디, 내 안의 바보가 묵묵히 제 길을 가기를!
-고병권 에세이 <묵묵 中>-
어쩌면 나는 꿈에 집착한 나머지 지금 내 곁에 소중한 것들을 놓치고 있진 않을까.
삶의 활력을 주었던 꿈이 이젠 나를 집어삼키고 있는 건 아닐까.
천천히 걸어가자. 길가에 피어있는 들풀에게 인사를 건낼 수 있을 정도로.
얼굴을 어루만지는 차가운 바람에 미소로 화답할 수 있을 정도로.
천천히 걸어가자. 먼 데 소문에 마음 빼앗기지 않을정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