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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등대 Oct 23. 2022

이기적인 사람

'나는 오늘 참 무례했구나'

오늘 친구의 친구들과 함께 저녁을 먹게 되었다. 평소 말이 많은 타입이지만 친한 사람들에 한정될 뿐 낯을 심하게 가리는 편이다. 내 딴에는 노력을 한다고 생각했지만 식사 후 화장실 거울 속의 비친 내 얼굴은 비참했다. 내 얼굴을 보는 순간 나와 함께 자리를 해준 사람들에게 미안했다. 만약 나와 함께 식사자리를 하는 사람이 얼굴이 경직된 채로 안절부절못하고 있다면 나 또한 불편했을 것이다.


이기적이었다. 내 불편함만 신경 쓴 나머지 나와 함께 자리해준 사람들을 미처 배려하지 못했다. 집에 돌아와서 배려가 없던 내 태도에 불편했을 것 같아 미안하단 카톡을 보냈다.


나에게 불편함이란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지 못하는 감정적 미숙함이다. 나에 대한 기대와 환상이 너무 큰 나머지 내가 불편해하고 초조해하는 상황을 견딜 수 없는 것이다. 


만약 낯을 가리는 내 성향을 인정했다면 어땠을까?

내향적인 사람이란 것을 먼저 얘기하고 다른 의도는 없다는 양해를 구할 수 있진 않았을까? 그리고 내 불편함에 집중하는 대신 함께한 사람들의 말에 집중할 수 있진 않았을까?


무엇이 그렇게 두려워 환상으로 나를 꽁꽁 둘러싸고 지키려 하는 것일까.

아... 참 가여운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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