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초소는 사라졌고, 기록은 남았다
인왕산을 오르다 보면
누군가는 자꾸 뒤를 돌아보며 걷고,
누군가는 발만 보고 빠르게 올라간다.
또 어떤 사람은,
아예 걸음을 멈추고 풍경을 오래 바라본다.
똑같은 길을 걷지만,
서 있는 위치에 따라
보이는 것이 전혀 달라진다.
높은 바위 위에 서면
도시 전체가 작아지고,
계곡 옆에 앉으면
물소리 하나에도 마음이 깊어진다.
그러니 시선이 다르다는 건
단순히 보는 방식의 문제가 아니라,
‘어디에 머무를 줄 아는가’의 문제다.
리더도 그렇다.
사람보다 높이 있으려는 리더는
늘 내려다보는 시선을 가질 수밖에 없다.
자신이 중심이라고 믿는 자리에만 서면
주변이 흐릿해지고, 타인의 현실이 작아 보인다.
하지만 때로는
한 걸음 뒤에 서는 사람,
낮은 데서 머무는 사람만이
보게 되는 진실이 있다.
멈출 줄 아는 리더,
자신의 자리보다 사람들의 삶 가까이에 서려는 리더,
그런 사람이 다른 시선을 가진다.
시선은 말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해준다.
자신이 어디에 서 있는지를 드러내고,
무엇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보여준다.
리더의 시선은 우연이 아니다.
그건 선택이고, 훈련이고,
자리에 대한 태도다.
시선이 달라지는 순간,
리더의 말도, 걸음도 달라진다.
그 시작은
어디에 멈추는지를 바꾸는 것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