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초소는 사라졌고, 기록은 남았다
인왕산을 오를 때마다
나는 매번 다른 풍경을 마주한다.
날씨가 바뀌고, 계절이 바뀌고,
내 마음의 결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늘 같은 산인데,
내가 보는 건 매번 낯설다.
그 낯섦은 틀림이 아니다.
그건 변화이고, 새로움이고,
내 안에 아직 남아 있는 여백이다.
리더가 리더다워지기 시작하는 지점은
바로 여기에서 시작된다.
“내가 아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그걸 받아들이는 순간,
다른 시선에 열린 사람이 된다.
정치는 확신으로 작동하지만
리더십은 질문으로 성숙한다.
리더는 반드시 자기 확신을 넘어
자신의 관점 바깥에서 들려오는 말에
귀 기울일 줄 알아야 한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이
모든 이에게 좋지는 않을 수 있다.
내가 불편해하는 주장 속에
현실의 진실이 숨어 있을 수도 있다.
리더는
자신과 다른 시선을 배척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 시선을 환대하는 사람이다.
때로는 내게 익숙하지 않은 말이
공동체의 더 넓은 지도를 그리는 실마리가 되기도 한다.
인왕산은
내가 미처 바라보지 못한 사방의 풍경을
늘 조용히 준비해두고 있다.
왼쪽으로 돌아서면 바위의 얼굴이 바뀌고,
조금만 고개를 낮추면
보이지 않던 길이 펼쳐진다.
그건 자연의 겸손이자
시선의 다양성에 대한 환대다.
리더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중심이 아니라
세상의 다양한 시선들이 모여
리더의 안목을 완성해 준다는 걸 아는 사람.
“내가 보는 것이 전부가 아닐 때,
비로소 더 넓은 길이 열린다.”
그 말을 이해한 사람만이
다른 생각을 품고,
더 큰 방향을 만들어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