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스왈로우즈 공식 브런치를 통해서 발행된 글입니다. 이곳을 통해서 재발행합니다.
“모든 기업은 미디어 기업이다.”
이 말은 2006년 파이낸셜타임스 기자였던 톰 포렘스키가 처음 했습니다. 기업이 단순히 제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것에서 나아가, 직접 전문성이 묻어나는 콘텐츠를 생산하고 공유해야 한다는 뜻이죠. 오늘날 그 의미는 더 확장되었습니다. 이제는 기업이 미디어를 통해 고객과 직접 소통하고, 그 관계를 통해 고객의 신뢰를 얻는 것이 필수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화장품 기업이라면 자사 제품의 장점을 가장 잘 설명하는 콘텐츠를 스스로 만들어야 합니다.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매하기 전에 그 내용을 콘텐츠로 먼저 접하고, 이를 바탕으로 호불호를 결정하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죠. 이건 기술 중심의 버티컬 테크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고객이 특정 기술의 필요성을 검색하거나, 어떤 관련 기업이 있는지 찾을 때 기업이 만든 콘텐츠가 상단에 노출된다면 고객의 인식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됩니다.
특히 초기 스타트업이거나 혁신적인 기술을 가진 기업일수록 콘텐츠의 중요성은 더욱 큽니다. 고객들은 그 기업이 어떤 곳인지, 기술이 왜 필요한지를 아직 잘 알지 못합니다. 초기에는 자금이나 인력의 부족함으로 인해 충분한 홍보 기회가 제한적일 수 있기에, 콘텐츠를 통해 인지도를 높이고 시장과 고객이 우호적인 환경을 형성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기업이 만든 콘텐츠는 고객이 우리의 브랜드를 경험하고, 신뢰를 형성하며, 구매를 고려하는 출발점이 되니까요.
저는 B2B 호텔 테크 기업 온다(ONDA)에서 홍보를 담당하며 콘텐츠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보통 홍보하면 언론 PR을 떠올리기 쉽지만, 실제로는 블로그와 뉴스레터 같은 직접 운영하는 채널이 더욱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이러한 채널에서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발행한 결과는 인상적이었습니다. 구글에서 호텔 테크와 호스피탈리티 테크를 검색하면 온다의 블로그가 최상단에 노출되고, 퍼플렉시티나 라이너 같은 LLM 기반의 답변 검색 서비스에서도 자주 인용되며 온다 블로그가 출처로 활용됩니다. (아래 이미지 참조)
어떤 사람들은 "SEO를 잘했네"라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사실 저는 전문 SEO 마케터가 아니고, 온다 내부의 전문가들과 소통하며 그들의 인사이트를 담은 콘텐츠를 꾸준히 제작했을 뿐입니다.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SEO가 잘 적용된 블로그가 되었고, 이제는 영업 일선에서 "온다 뉴스레터를 잘 보고 있다"는 피드백도 자주 듣고 있습니다. 참고로 홍보팀은 저를 포함해 두 명으로 운영되며, 때로는 회사 디자이너의 도움을 받아 이미지를 편집하는 정도입니다.
그렇다면 왜 온다는 호텔 테크와 호스피탈리티 테크라는 특정 영역에 콘텐츠를 집중했을까요? 이는 온다의 사명 때문입니다. 사실 ‘온다’라는 단어는 너무 흔합니다. 구글에서 온다를 검색하면 가을도 오고, 비도 오고... 여러 가지 콘텐츠가 등장하기 때문에, 우리 회사를 바로 찾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온다’를 검색하게 유도하기보다, 호텔 테크와 호스피탈리티 테크라는 영역을 공략하여 고객이 온다를 자연스럽게 발견하도록 하는 것이 더 전략적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즉, 구글에서 이 분야를 검색할 고객이라면 온다의 잠재 고객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콘텐츠를 지속해서 제공하고자 한 것입니다.
저는 기업에서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가 '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콘텐츠를 통해 고객이 온다의 전문성을 접하고, 그 가치를 신뢰하게 된다면 콘텐츠 자체가 이미 효과적인 영업 수단이 됩니다. 고객의 호감을 얻고, 신뢰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가진 기업이라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호텔 테크와 호스피탈리티 테크라는 키워드를 공략해 고객이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고객이 온다를 자연스럽게 알게 하려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온다에서는 연 3회 산업 분석 리포트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매년 정기적으로 리포트를 발행하면서 현재까지 4,000여 회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했습니다. 물론 다운로드 수에는 중복이 있을 수 있지만, 이 리포트는 온다의 잠재 고객들에게 회사의 전문성을 각인시키고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일종의 ‘브랜드 교육’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온다가 호텔 테크 분야에서의 선두주자라는 인식을 심어주고자 노력하고 있는 것이죠.
온다가 호텔 테크와 호스피탈리티 테크에 콘텐츠를 집중하는 또 다른 이유는 온다의 목표와 관련이 있습니다. 온다는 호텔 테크와 호스피탈리티 테크라는 특정 분야에서 1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를 통틀어 '트래블 테크'라고 부를 수도 있지만, 이 경우 이미 강력한 유니콘 기업과 대기업들이 경쟁하고 있는 넓은 시장에서 직접 경쟁하게 됩니다. 스타트업의 전략적인 성장은 작은 분야에서 확고한 1위를 차지한 후 더 큰 시장으로 나아가는 것이 효과적이기 때문에, 온다는 호텔과 호스피탈리티 영역에서 먼저 인지도를 높여 성장의 기반을 다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이 용어들이 온다의 본질을 잘 설명하기 때문입니다. 트래블 테크는 여행 산업 전반을 다루는 넓은 개념이지만, 온다는 보다 좁고 깊게 호텔과 숙박업체를 위한 기술을 제공하는 회사입니다. 우리가 하는 일을 가장 잘 설명하는 용어로써 호텔 테크와 호스피탈리티 테크라는 용어를 선택했고, 이를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인식하도록 콘텐츠를 만들어 왔습니다. 이를 통해 온다를 ‘호텔 테크의 리더’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기업이 속한 분야를 친숙하게 설명하고, 그 분야에서 1위라는 이미지를 구축하며, 이미 대중적인 시장에 진입했다면 그 안에서 자신만의 독창적인 가치를 알리는 Owned Media 전략과 내부 콘텐츠 역량은 초기 스타트업에 반드시 필요한 자산입니다. 기업의 본질을 드러내고, 고객과 신뢰 관계를 쌓아가는 데 가장 효과적인 도구가 바로 콘텐츠이기 때문입니다.
필자 : 최준호
스왈로우즈 부스터스
10년간 기자로 일하며 IT 스타트업 전문 기자로서 아웃스탠딩 초기 멤버로 활동했고, 스타트업 인터뷰와 IT·게임 업계 분석 기사를 통해 아웃스탠딩의 성장을 이끌며 미디어 스타트업으로는 드물게 M&A를 경험했습니다. 현재는 호스피탈리티 테크 기업 온다(ONDA)에서 PR을 담당하며 뉴스레터와 블로그 등 Owned Media 및 언론 PR을 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