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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BM Dec 15. 2022

세종시를 기록하던 소년 지역 변화를 꿈꾸다, 김강산

<잘 될 인터뷰 시즌5> 세종시 청년 스타터들의 이야기

‘한번 마음먹은 것은 반드시 해내고야 마는 뚝심 있는 사람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 어떤 어려움에도 무너지지 않고 자신이 하고자 했던 일을 해내는 사람들을 보면 이 말이 떠오른다. 무엇이든지 꾸준히 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는 말이 있듯이, 한 분야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오는 이들을 보면 그들의 노력을 절로 높이 사게 된다. 오늘 만나본 인터뷰이는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관심 분야를 바탕으로 지역의 변화를 꾸준히 모색하고 있다. 그간의 경험들을 품고 청년희망팩토리 조합원으로서 새로운 활동을 계획 중인 김강산님을 만나보았다.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청년의 시각으로 세종을 기록하는 20대 세종 청년 김강산입니다. 저를 소개하는 세 가지의 키워드는 교통, 도시, 세종 기록 청년이에요. 2010년에 부모님을 따라 세종시에 왔어요. 아버지의 고향이자 친인척분들이 거주하고 계신 곳이어서 완전히 낯설지는 않았죠. 그래서인지 처음 왔을 때부터 오랫동안 살아온 지역처럼 친근했던 기억이 있네요.


인터뷰 중 촬영한 사진



교통 분야 중심의 지역 활동을 전개하며
변화하는 세종시를 기록하는 청년


교통, 도시, 세종 기록 청년이라는 키워드로 본인을 소개할 수 있다고 하셨는데요.


교통이라는 관심 분야를 바탕으로 도시 발전을 위해 고군분투하며 변화하는 세종시를 기록하는 청년. 키워드를 한 줄로 엮어 이렇게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어렸을 때부터 승용차나 버스 등 교통수단을 좋아했는데요. 시간이 흐르니 교통이라는 분야 자체에 관심이 생겼어요. 나무를 보다가 숲을 보게 되었다고 할까요? 그렇게 관심을 가지게 되니까 세종시 교통의 문제점, 개선점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더 나아가 문제 해결 방안까지 생각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교통 분야에 대한 깊은 관심은 자연스레 정책 참여로 이어졌어요. 지역에서 살아가며 느끼는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려면 그저 지켜보기만 하면 안 되겠더라고요. 직접 변화를 이끌어내는 게 필요하다 싶었죠. 그렇게 세종시 교통을 연구하고 문제점을 개선하다 보니, 세종시가 보다 편리하고 살기 좋은 도시로 발전하는데 이바지하고 싶다는 마음까지 갖게 되었어요.



그렇다면 강산님이 이끌어낸 세종시 교통 변화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얼마 전, 원도심에 스마트 횡단보도를 설치했어요. 스마트 횡단보도는 감지 센서를 이용해 보행자에게 횡단보도 음성안내를 제공하고, 운전자 안전 감지와 저속 운전, 정지선 준수 등을 유도하는 시스템이에요. 횡단보도 인근 보도 블록에 LED 신호등이 붙어있는 것을 보신 적 있으실 텐데요. 그 또한 스마트 횡단보도의 일종으로, 최근 신도심에 많이 설치되고 있죠. 하지만 조치원읍에서는 이런 시스템을 찾아보기 어려웠어요. 원도심에도 안전을 위한 시스템이 필요한 구역이 많은데 말이에요. 그래서 신흥리 조치원중학교 부근 스마트 횡단보도를 요청하게 되었어요. 해당 구역에는 아파트 단지와 학교, 어린이집, 유치원 등이 모여 있어 어린이들의 이동이 많거든요. 스마트 횡단보도 설치로 하여금 시민들이 조금이나마 안전한 이동을 할 수 있기를 바라요.


강산님의 제안으로 실현된 신흥리 스마트 횡단보도 설치


다음으로는 자전거 도로 보수인데요. 세종시는 초기 도시 건설 시기부터 ‘친환경 도시’를 목표로 삼았어요. 시민들의 녹색 소비와 저탄소 생활 활성화를 위해 현재도 꾸준히 노력하고 있고요. 하루는 세종시를 친환경 도시로 만들기 위해 시민으로서 할 수 있는 실천에는 무엇이 있을지 생각해보았어요.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대중교통, 자전거 이용 등을 통한 에너지 절약이었죠. 더불어 이와 같은 시민들의 저탄소 생활을 위해서는 지자체 차원의 교통 환경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이에 조치원읍의 낙후된 자전거 도로 보수를 제안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올해 7월, 조치원 자이아파트 ~ 신흥사거리 ~ 세종시문화예술회관까지 약 1.1km의 구간의 보수 공사가 완료되었어요.



그동안 지역에서 교통 분야의 활동을 해오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언제인가요?


고등학교 3학년 때 세종시 991번 버스의 배차간격을 단축시킨 경험이 있는데요. 이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당시 저는 신도심 이동을 위해 991번 버스를 자주 이용하였어요. 그때는 991번 버스 배차간격이 꽤 길었어요. 한번 버스를 놓치면 약 한 시간을 기다려야 되는 상황이 발생했죠. 버스는 사람들의 이동에 필수적인 교통수단인 만큼, 불편 사항이 있다면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당시 세종시에서 운영하던 서비스인 ‘시문시답’을 통해 991번 버스 배차 간격 단축을 제안했어요. 그게 2019년 2월이었는데, 실제로 당해 10월부터 배차간격이 1시간에서 30분으로 단축되었어요. 이 배차간격을 지금까지도 유지해오고 있죠.


세종시를 향해 처음으로 직접 목소리를 냈다는 점, 제 손으로 불편 사항을 해결 했다는 점에서 매우 뿌듯한 경험이었어요. 게다가 ‘시문시답’ 서비스는 ‘시민이 묻고 시장이 답한다.’라는 의미로, 시민들의 의견에 시장님이 직접 답변을 주시는 방식이었어요. 어떻게 보면 그저 일반 시민일 뿐인 저의 의견을 채택해 주셨다는 게 큰 의미로 다가왔던 것 같아요. 의견에 대한 실행 가능성과 문제점을 담아 답변을 주셨다는 점, 의견을 반영한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 주셨다는 점에서도 굉장히 뜻깊었죠.


991번 버스 배차간격 단축을 제안하며 작성했던 글


교통 분야에서 워낙 활발하게 활동하셨는데, 청년희망팩토리와는 어떤 접점으로 만나게 되신 건가요?


청년희망팩토리 강기훈 이사장님과의 인연에서 시작되었어요. 2021년에 실패박람회 <청년아고라> 2차 숙의토론 참여 제안을 주시면서 청년희망팩토리와 인연을 맺게 되었죠. 청년아고라는 세종시에 청년으로 살아가며 느꼈던 불편함을 이야기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는 행사였는데요. 저는 여기서 청년들의 정책 제안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책 참여에 대한 인식 개선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어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실패박람회 <청년아고라>에 참여했어요. 이번 청년아고라는 숙의토론, 정책실험실, 청년 의제 정책전달식, 청년포럼 이렇게 총 4단계에 걸쳐 진행되었어요. 저는 숙의토론에 참여하여 세종시에 오래 살아온 청년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나누었죠. 또, 오랫동안 운영해오고 있는 블로그를 활용해 청년아고라의 소식을 알리고 홍보하는 ‘국민응원단’으로 활동하기도 했어요. <청년아고라>는 청년들이 자신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주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행사라고 보아요. 단순히 경험을 공유하든, 경험을 바탕으로 발전 방향을 제시하든 청년이 느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청년의 실질적인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실패박람회 <청년아고라>에 참여 중인 강산님


청년희망팩토리와의 인연으로 얻은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그동안의 저는 거의 홀로 활동했어요. 문제점을 찾고 정책을 제안하는 것도 혼자서 해왔죠. 그런데 청년희망팩토리를 알게 된 후 많은 지역 청년들을 만날 수 있었어요. 이전까지는 주로 정책 분야에서 활동했다 보니 아무래도 저보다 나이가 많은 분들과 많이 접촉했거든요. 그런데 청년희망팩토리와 인연이 시작된 뒤로는 저와 같은 또래의 청년들을 만날 기회가 생겼어요. 그러면서 세종시에서 활동하고 있는 청년들이 많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고요. 같은 청년들과 교류하고 네트워크를 넓힐 수 있게 되면서 새로운 정책에 대한 아이디어도 많이 얻는 것 같아요.



기록 활동을 통해 지역을 알리는데
조금이나마 이바지하고 싶어요.



강산님의 블로그를 직접 보니 정말 꾸준히 포스팅을 해오고 계시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블로그 이야기도 간단히 해주실 수 있나요?


처음 운영을 시작한 건 2018년이에요. 당시 세종시 버스 정보가 인터넷에서 쉽게 검색되지 않는 것을 보고 블로그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정보를 찾는 사람들은 많은데 제공처가 없으니 불편하더라고요. 그래서 운영 초기에는 세종시 버스의 노선과 배차간격 등을 업로드했어요. 버스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시작했지만 이후 더 다양한 소식을 전하게 되었어요. 대중교통을 이용해 오갈 수 있는 지역 명소를 소개하거나 세종시 교통의 문제점에 대한 글을 써 올리기도 했죠. 지금은 교통 전 분야에 걸친 소식들도 꾸준히 포스팅해오고 있어요.


초반에는 매일 글을 쓰는 게 쉽지 않았어요. 그런데 어느 날, 실제로 저의 게시물을 통해 정보를 얻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댓글을 통해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었다거나 좋은 정보를 제공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등의 이야기를 남기는 분들이 계셨거든요. 긍정적인 반응을 볼 때마다 무척 뿌듯했어요. 제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 거니까요. 한편으로는 제 블로그가 세종시라는 지역을 알리는 데 조금은 이바지하고 있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그래서 퀄리티 좋은 글로 더욱 다양한 정보를 전달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죠. 이게 늘 원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강산님이 4년째 운영해오고 있는 블로그


오랜 탐색과 연구를 통해 찾은 세종시 교통만의 특징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가장 큰 특징은 BRT 중심의 교통이죠. BRT를 이용하면 신도심 이내 어느 곳이든 갈 수 있잖아요. 빠르고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는 BRT라는 교통수단이 가장 도드라지는 특징인 것 같아요. 또, 단계적으로 뻗어나가는 철도 정책 또한 세종시 교통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현재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석~조치원~청주공항을 연결하는 노선이 반영되어 철도가 들어설 예정인데요. 이러한 충청권 광역철도는 1단계 대전~세종, 2단계 세종~충북을 이어가며 단계적으로 건설될 예정이라고 해요. 세종시는 충청권 메가시티를 하나로 잇기 위한 중심점에 있다고 볼 수 있죠.



얼마 전, 청년희망팩토리 조합원에 가입하셨다고 들었어요.


그간 청년희망팩토리를 보면서, 타지에서 온 청년들이 지역 발전을 위해 힘쓴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한편으로는 긍정적인 자극도 많이 받았고요. 또, 청년희망팩토리를 만난 후 새로운 청년 인연들을 얻게 되었는데요. 그 과정 속에서 혼자일 때보다 여럿이 힘을 합칠 때 보다 빠르게 목표에 도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청년희망팩토리가 가진 네트워크로 하여금, 저의 세종시 기록화 활동 또는 정책 제안 활동을 다양한 청년들과 함께 하면 좋겠다 싶었어요. 그렇게 함으로써 더 다채롭고 촘촘한 콘텐츠 및 정책들이 만들어질 수 있을 테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청년희망팩토리는 원도심 청년 문화 활성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오고 있잖아요. 신도심이 아닌 원도심에서 주로 활동한다는 점에서 저와 공통분모가 있다고 느꼈어요. 그런 만큼 함께 협업할  있는 기회도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고요. 그렇다 보니 강기훈 이사장님께서 제안을 주셨을   고민 없이 함께하기로 결정할  있었던  같아요. 앞으로 함께 지역 청년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실현하면서 세종시의 무궁무진한 발전을 도모할  있기를 바라요.



더 멋진 모습으로 꾸준히 성장하실 강산님의 모습이 기대가 됩니다. 앞으로 지역에서 해보고 싶은 활동이 있나요?


세종시는 원도심과 신도심이 뚜렷하게 드러난다는 점에서 독특한 지역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이 두 도심이 늘 같은 방향, 같은 속도로 발전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어요. 그래서 원도심과 신도심이 괴리 없이 이어질 수 있도록 읍면 지역의 교통을 중점적으로 연구하고자 해요. 교통의 발전을 통해 지역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방법들을 꾸준히 모색해보고 싶고요.


청년희망팩토리 네스트빌딩 준공식에 참여한 강산님의 모습


나에게 세종시란 [       ] 이다.


나에게 세종시란 [ 사랑 ] 이다.

그것이 사람이던 물체이던 사랑하는 것은 개인에게 원동력을 심어준다고 생각해요. 힘든 상황 속에서도 사랑하는 것을 떠올리면 견딜 수 있는 것처럼요. 세종시는 저에게 그런 존재예요. 원동력과 도전 정신을 심어주는 존재. 지역에서 저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을 만나면 정말 뿌듯하고, 제 자신이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사람인 것 같아 자부심도 생기거든요. 그 순간들이 저를 끊임없이 움직이게 하고요. 그런 점에서 세종시는 사랑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생글생글 웃는 얼굴과 반듯한 자세. 강산님은 인터뷰를 진행하는 내내 이런 모습이었다. 정책 제안 활동을 다수 해온 분이라서 그랬을까. 약간은 굳어있는 말투도 들을 수 있었다. 매우 공적인 자리에서 뵙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어느새 강산님과의 대화가 무척 재미있어졌다. 강산님의 이야기는 그가 가진 뜨거운 열정과 집념, 꺾이지 듯한 강한 의지, 도전하려는 자세 이 모든 것을 고스란히 전해주었다. 그것을 전해 받았을 때는, 강산님의 10년 후 모습이 매우 궁금해졌다. 강산님의 열정과 도전 정신이 그를 어떤 곳으로 이끌지 매우 기대된다.


<잘 될 인터뷰>는 무한한 가능성과 능력을 가진 이들을 응원하는 취지로 만들어졌습니다. 잘 된 사람, 특별한 사람만을 인터뷰하는 기존의 방식을 뒤집어 ‘잘 될 누군가’를 인터뷰함으로써 우리 모두가 잘 될 가능성을 지닌 사람들임을 부각하고자 합니다. 지역 청년을 청년희망팩토리가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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