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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얼 Jun 08. 2022

커피따라 세계일주 - 부산 (2)

인터뷰 전문


1. 인사


만얼: 대표님께서도 제 글을 읽어보셨다고 들었습니다. 조금 더 새로운 방향에서 스토리를 풀어냈으면 좋겠다는 담당자님의 말씀을 듣고 한 번 해보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었습니다. 이런 기회로 직접 만나서 이야기해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매우 귀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만얼: 학생 때 이런저런 기회로 국내외를 다니면서 여러 전문가들을 인터뷰해본 적은 있지만, 한 업체의 대표님을 만나서 이렇게 이야기 나누어 보는 것은 처음이라 많이 긴장이 되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2. 소개


대표님: 외식 프랜차이즈업 대표이고, 외식업계에서는 16년째 종사하면서 일을 하고 있고,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다가 댄싱컵 브랜드를 만들어서 작년(2021년) 5월에 론칭했습니다. 이제 딱 1년 정도 된 것 같네요. 브랜드를 만들고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한 건 지금 9개월 정도 된 것 같습니다. 나이 같은 것도 이야기를 해야 할까요? :)


만얼: 굉장히 젊어 보이셔서 궁금하기는 합니다. 


대표님: 아닙니다 40대 중반이에요.


만얼: 원래 프랜차이즈를 목표에 두고 하셨나요?


대표님: 원래 목표에 두고 1년 6개월 정도 기획을 했습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만 있다 보니까 모든 일을 구사할 땐 매장 하나 내보아야겠다고 하는 것은 없고, 사업화할 수 있을지를 늘 염두에 두고 시장 조사를 하고 기획했습니다. 그 기간이 1년 반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2021년 5월에 론칭을 했으니, 2019년 11월 즈음부터 시작을 했네요. 


지금은 전체 매장이 계약 기준으로 50개 정도가 넘었고, 강원도와 제주도를 제외하고는 전국적으로 거점이 있는 상태입니다. 


만얼: 제가 사는 지역에도 얼마 전에 들어왔더라고요. 마침 제 직장 근처라 굉장히 반가웠습니다. 


대표님: 1호점부터 약 50호점 정도까지 거점을 제가 직접 다니면서 컨펌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본사가 있는 부산은 영업팀 직원들이 맡아줄 수 있지만 다른 지역의 1호점들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위치도 잘 선정해서 들어가야 하겠죠. 뿐만 아니라 점주님들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직접 다 만나 뵙고 결정하기도 한답니다. 


만얼: 그렇게까지 다 신경을 쓰시는군요. 


대표님: 오랫동안 이 일을 하다 보니까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점이 명확하게 잡히게 되었어요. 그런데, 이것도 모르지요. 제가 틀릴지도요. 


만얼: 사실 저는 이런 프랜차이즈나 큰 기업의 대표님들은 막연한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아요. 보통 그냥 자리에 앉아서 이런저런 일을 시키기만 하시는 줄 알았는데, 조금 놀랍기도 합니다. 


대표님: 제가 능력이 부족한 걸까요 하하


만얼: 아닙니다. 대단하신 것 같아요. 그리고 대표님 좌우명이 '불가능은 없다'라고 하시던데요.


대표님: 아,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은 없는데, 직원들이 말했나 봐요. 우리 이사님이 이야기했나? 생각해보니 왜 그렇게 말했는지 알 것 같네요. 제가 자꾸 안 되는 걸 해달라고 하거든요. 


어떻게 보면 이렇게 우리가 만나서 이야기하고 브런치에 글을 올리는 것들이 광고성이 짙지는 않잖아요. 제 욕심으로는 조금 더 본질적으로 브랜드를 바라봐주고 글을 써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에요. 그런데, 이게 마케팅 입장에서는 별로 좋은 방향은 아니겠지요. 


보통 가맹 모집을 한다고 광고를 전략적으로 해야 바로바로 피드백이 들어오는데, 제가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하다 보니까  마케팅 팀이 풀어내기가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만얼: 맞아요. 사실 저도 많이 궁금했던 점은, 대표님 말씀대로 브런치 같은 플랫폼으로 접근하는 것이 흔하지는 않죠. 브랜드에 대한 스토리 텔링도 다른 채널로 접근을 하게 되면 더 빠르고 효과적일 수 있을 텐데요. 


대표님: 제가 이렇게 다른 채널을 찾아다니는 이유가 있어요. 사실 이 저가 커피 시장이 레드오션이거든요. 커피 시장 자체가 큰 섹션으로 나눠보면 최상단에 스타벅스가 가장 큰 공간을 차지하고 있겠지요. 그 누구도 반박할 수 없겠죠? 그다음으로는 다른 브랜드가 차례로 존재하고, 나머지가 데일리 커피를 지향하는 저가 커피 시장이죠. 


약 2,000원 아래쪽의 커피 시장에서 엄청나게 많은 브랜드들이 경쟁 중에 있습니다. 그중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브랜드는 많은 소비자들이 명확하게 인지를 하고 있지만, 현재 저희 브랜드는 그렇지 않아요. 때문에 예전에 관행처럼 했던 광고 프로토콜로 따라가면 변별력이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댄싱컵이라는 브랜드를 1년 반 정도 기획을 하는 과정에서, 데일리 커피들도 고급화하고 그 안에서 낼 수 있는 사람들의 수요를 따라잡기 위한 노력을 했습니다. 시장 조사를 하다 보니, 그저 아침잠을 깨우기 위한 기능을 위해 마셨던 옛날의 커피에 대한 인식과는 다르게 최근에는 많은 사람들이 커피에 대한 '기호'가 생기기 시작한 것을 발견했어요.


저 같은 아저씨들도 명확하게 '나는 이 커피가 취향에 맞아'라는 기호가 생긴 것 같다는 판단을 했고, 그래서 High quality, Low Price라는 커피 슬로건을 만들었답니다. 저가 커피 시장 안에서는 그래도 최고의 퀄리티를 제공하는 브랜드라는 것을 소비자와 가맹점주님들에게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보통 가맹사업 모집을 하다 보면 예를 들어서, '3개월 안에 50개 돌파', '1일 매출 얼마 돌파' 이런 식으로 예비 점주를 모집하기 위해서 자극적인 광고를 하는데, 그런 방향은 저희랑 맞지 않다고 생각을 했어요. 


예비 점주님들과 소비자들 모두가 우리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본질에 대해서 판단을 하셨으면 좋겠고 그것을 보기 위한 콘텐츠를 많이 만들어 두고 싶었습니다. 사실 지금은 효과가 없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빛을 발할 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만얼: 대표님 말씀이 맞는 것 같아요. 그런 스토리들이 하나둘씩 쌓이다 보면 언젠간 사람들이 조금씩 알아보기 시작할 것 같아요. 그리고 그 수단으로 이렇게 다양한 채널을 사용하시는 거죠. 


대표님: 맞아요. 그렇게 하고 싶어요. 그런데 직원들이 자꾸만 뭐라고 해요 하하. 


만얼: 돈 안된다고 하시는 거겠죠.. 하하


대표님: 현실에서는 돈이 안 된다.라는 거죠 하하

 

 

3. 댄싱컵이라는 이름의 의미


만얼: 댄싱컵이라는 브랜드 이름도 상당히 독특한 것 같아요. 혹시 어떻게 생각하게 되셨나요?


대표님: 어떤 브랜드가 한 번에 소비자들에게 각인이 되기 위해서는 이름부터가 촌스럽던지 세련되던지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실 '댄싱컵'이라는 이름만 들었을 땐 되게 촌스러울 거예요. 저희 팀원끼리 이런저런 다양한 키워드를 던지면서 아이디어 회의를 했을 땐, 몇 가지 기준이 있었어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했던 것은 상표 등록이 돼야 한다는 것, 그리고 임팩트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그리고 우리 브랜드와 어울려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인테리어 이야기도 같이 들어가야 할 것 같은데, 저희는 대중성을 띄면서도 세련되고 미니멀한 디자인을 하려고 노력했어요. 그리고 브랜드 이름은 인테리어와 상반되게 촌스러운 느낌이라서 조금은 언발란스한 것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했죠.


그리고 저 로고를 보시면 이해가 더 쉬울 텐데, 일반적인 컵에 우리의 맛있는 커피가 담기면서 의인화된 컵이 신나서 춤추는 느낌이에요. 그리고 장사가 잘 되면 컵이 손님들에게 왔다 갔다 하잖아요. 그 모습이 컵이 춤추는 것처럼 보인다는 중의적인 표현이 들어가 있어요. 


만얼: 대표님 말씀을 듣고 보니 로고가 그렇게 보이네요!

 

 

4. Low Price, High Quality


만얼: 사실은 아까 브랜드 이야기할 때 이어서 여쭤보려 했던 부분입니다. 댄싱컵의 슬로건이 Low Price, High Quality인데, 현실적으로 저가 커피 시장에서 하이퀄리티를 지켜나가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하이퀄리티에 대한 기준도 사람들마다 다를 거라고도 생각해요. 혹시 대표님께서 가지고 계신 하이퀄리티에 대한 기준이 있을까요? 예를 들어 다른 브랜드와 비교를 하시고 계실 수도 있고요. 


대표님: 네, 저만의 기준이 있어요. 제가 전문가가 아니라 틀릴 수도 있겠지만요. 하하. 말씀을 드리려면 이 브랜드를 기획할 때로 돌아가야 하겠군요. 저희 브랜드가 경쟁해야 하는 시장이 저가 커피 시장이에요. 무수히 많은 브랜드와 선두 주자들이 있죠. 그런데, 저는 그 브랜드들을 전혀 모니터링하지 않았어요. 


제가 시장 조사를 했던 곳은 서울의 성수동이나 연남동 같은 곳들 그리고 부산에는 전포 카페 거리의 여러 카페들이었어요. 소위 '핫플'이라고 불리는 곳들 위주로 많이 돌아다녔답니다. 어떻게 메뉴를 구성하고 어떤 맛을 추구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을 잡았어요. 


그런데 그렇게 시장조사를 하다 보니 제 입맛의 기준이 조금씩 형성되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장사가 잘 되는 핫플들은 시럽을 쓰더라도 본인들이 직접 만들어 쓰는 식이잖아요. 그러니 퀄리티가 좋을 수밖에 없고,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거겠죠. 그런데 우리는 현실적으로 그렇게는 안되잖아요. 


점주님들이 운영하기 쉬우면도 음료 퀄리티가 높아야만 해요. 결론은 보통의 프랜차이즈가 추구하는 부분을 어느 정도 포기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주변의 다른 저가 커피 업체들과의 가격 밸런스를 무너뜨릴 수는 없기 때문이에요. 다른 저가 커피 브랜드의 맛은 모니터링하지 않지만, 가격은 레벨을 맞춰야 하고 그 안에서 퀄리티를 높여야겠죠. 동시에 점주님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면 원가율을 지켜드려야 하고, 커피 가격도 지켜야 하니까 제가 가져갈 것들을 좀 내려놔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만얼 작가님도 카페에서 일을 해보셨다고 들었어요. 그렇죠?


만얼: 네 맞습니다. 제가 운영을 한 것은 아니지만, 일을 좀 하긴 했었어요 


대표님: 그럼 잘 아실 것 같아서 말씀을 드려요. 저희는 시럽을 많이 안 써요. 생각해보시면 많은 브랜드가 시럽으로 맛을 내고 있어요. 저희는 시럽이 거의 소비가 안된답니다. 몇 가지 품목에 들어간다고 해도 한 펌프 정도예요. 


시럽이 많이 들어가면 자극적인 맛이 있기 때문에 처음에 들어오는 임팩트는 좋을 거예요. 그런데 저는 커피가 매일 마시는 데일리 음료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극적인 느낌은 최대한 배제하자고 생각했어요. 저희 커피가 다른 브랜드의 커피에 비해 임팩트가 없다고 느끼시더라도, 먹다 보면 손님들이 데일리 커피만의 편안함을 느끼실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답변이 제대로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하하


만얼: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답변이었습니다. 오히려 제가 생각했던 부분과 다른 점이 많아서 신선했던 것 같아요. 


대표님: 어떻게 생각하셨나요?


만얼: 단순하게 시장 조사를 한다면 같은 시장을 공유하는 경쟁자들 사이에서, 즉 저가 커피 시장에 있는 브랜드와 비교를 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저라면 그중에서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을 것 같아요. 그런데, 대표님께서는 그 기준 자체를 저가 커피 시장 사이가 아닌, 일반적인 좋은 카페들과 비교를 하셨다는 것이 신선했습니다. 그리고 보통은 내가 가져가는 파이는 최대한 지키려고 할 텐데 대표님은 그렇지 않으신 것 같고요. 


대표님: 저는 호흡을 길게 가져가려고 해요. 저는 어떤 브랜드를 통해서 1, 2년 반짝 돈을 벌고 그만두거나 하는 생각이 없어요. 사실 커피 시장이 조금씩 바뀌어 가기는 하겠지만, 금방 사라질 시장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시간이 조금씩 지나면 할 수 있는 것들이 더 많아질 거라 생각해요. 그때까지 열심히 투자해보자 하는 생각도 있죠. 



5. 커피 시장에서 댄싱컵의 변화 방향


만얼: 사실은 여기서 더 이어지는 질문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대표님께서 생각하고 계시는 것처럼 이 커피시장이 짧게 끝나진 않을 거라 생각해요. 그런데 마찬가지로 10년, 20년 뒤에는 다른 형태로 바뀔 수도 있을 거라고도 생각을 하고 있어요. 


댄싱컵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카카오톡으로 간편하게 미리 주문하거나 포인트 적립을 할 수 있는 '패스 오더'같은 것들을 적극 도입하고 있죠. 저가 커피 시장에서는 보기 힘든 투자인 것 같아요. 이런 것처럼 미래에는 좀 더 선두에 서서 댄싱컵의 매장 형태도 달라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데, 대표님께서는 그런 것들에 대한 계획이 있으신지도 궁금합니다. 


대표님: 사실은 가을, 겨울쯤엔 에스프레소도 풀어보려고 해요. 아까 이야기했던 대로 시장의 흐름을 선도하고 있는 개인 매장들은 반짝반짝한 젊은 사장님들이 있잖아요. 그런데 그분들이 하고 있는 것들을 전부 프랜차이즈에서 실현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워요. 


그중에 가능한 아이템을 잘 선별하고, 얼마나 빠르게 프랜차이즈의 영역으로 잘 끌고 오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게 바로 제가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그래서 에스프레소는 처음부터 염두에 뒀어요. 저희가 저가 커피를 팔면서도 하이엔드 머신을 쓰는 것들도 그런 이유에 있어요. 


다른 베리에이션 음료들은 머신의 성능이 떨어져도 어느 정도 가려질 수 있는데, 에스프레소는 원두와 그라인더, 그리고 머신이 갖춰지지 않으면 힘들다고 들었거든요. 제가 커피 전문가는 아니지만, 철저하게 소비자 입장에서 기획을 하고 판단을 하기 때문에 에스프레소를 하기 위해서는 머신과 원두를 더 좋은 걸 써야겠다 생각했어요. 그래야 커피가 본질적으로 잘 드러나지 않을까 해요. 


그래서 아마 올해 겨울까지는 충분히 해볼 만한 영역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만얼: 그렇군요. 혹시나 매장의 형태 자체에 대한 변화도 생각 중이신가요?


대표님: 지금은 커피 시장 전체에서 우리 브랜드에 대한 파이를 키워나가야 할 때라고 생각해요. 너무 빠르게 리뉴얼한다기보다는 인지도부터 차근차근 올려야 할 때에요. 냉정하게 생각하면, 지나가는 소비자들에게 댄싱컵을 아느냐고 물어보면 열에 아홉은 모른다고 답할 거예요. 굉장히 한정적이죠. 전국적으로 매장이 약 200개 정도 넘어가야 어느 정도 인지도가 형성된다고 생각해요. 그 정도가 되면 어느 정도 더 큰 시장을 넘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만얼: 그렇다면, 스타벅스 리저브처럼 브랜드의 고급화와 같은 전략도 생각 중이신 건가요?


대표님: 그런 것은 조금 다른 영역인 것 같아요. 점주님들의 수익 구조를 먼저 생각해야만 하기 때문이에요. 스타벅스 리저브처럼 매장의 형태와 가격의 차별화를 하는 방법 외에도 수익 구조를 충족할 수 있는 방법은 있거든요. 


저도 스타벅스 리저브와 같은 형태를 고민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기존의 가맹점주님들이 피해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메뉴를 완전히 차별화하고 가격의 균형을 깰 수는 없죠. 그래서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6. 홈카페 시장에도 접근 중인지


만얼: 대표님 말씀을 듣고 보니 그렇겠네요. 기존의 가맹점주님들이 피해를 보는 상황이 와서는 안될 것 같아요. 사실은 위에 드린 질문과 비슷한데, 요즘엔 코로나 때문에 홈카페가 점점 활성화되고 있어요. 때문에 매장 방문과 데일리 한 커피 소비가 주력인 저가 커피 시장도 피해를 보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생각해요. 혹시 대표님께서는 이런 상황에서 원두 판매와 같은 홈카페를 향한 전략도 생각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대표님: 준비는 하고 있어요. 그러나, 홈카페 시장까지 완전히 넘볼 수는 없어요. 명확하게 시장이 다르기 때문이에요. 홈카페 사업을 하시는 분들은 그 사업에 완전히 매진을 하다 보니까 저희가 그 시장을 잡을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7. 인테리어에 대한 질문, 상권에 대한 질문 답변


만얼: 그렇지 않아도 매장에 대한 질문도 해보고 싶었어요. 제가 너무 커피에 대한 질문만 드린 것 같아서 죄송하기도 하고요. 


대표님: 아니에요 괜찮아요 저도 재미있네요 하하. 


만얼: 이 매장에 들어오자마자 생각했던 게 '오, 인테리어가 많이 괜찮네?' 하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혹시나 대표님께서 매장을 구상하실 때 인테리어에 어떤 부분에 가장 많이 신경 쓰셨는지 궁금해요. 예를 들어, 소비자들이 카페에 들어와서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이용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셨는지와 같은 것들이요. 


대표님: 사실 인테리어를 하면서 굉장히 많이 뒤집었어요. 원하는 느낌이 정말 잘 나오지 않았거든요. 인테리어 3D를 뽑기 전 단계에서도 기획이 서너 번 엎어졌어요. 저희 디자인 팀들과 함께 시장 조사를 하면서 '핫플'을 많이 찾아가 보면서 시대의 흐름을 봤던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굉장히 미니멀하고 차가운 분위기였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저도 자꾸 그런 방향으로 갔어요. 그런데 프랜차이즈에서 가장 중요한 건 대중성이라고 생각해요. 특정 연령층과 특정 성별만을 타겟팅 할 수는 없었어요. 전국적으로 우리 브랜드가 확산되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동네 상권에도 들어갈 수 있어야만 해요. 오피스부터 대학가 등 모든 상권에서 경쟁력이 있어야겠죠. 그래서 제일 중요한 것이 '따뜻함'이었어요. 그 따뜻함이란 매장 접근에 대한 문턱을 낮춘다는 의미가 있어요.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들 뿐만 아니라 아주 어린 친구들도 이 공간에서 편안함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그러기가 쉽지는 않은 현실이에요. 소위 핫플이라고 하는 힙한 공간들은 어르신들이 선뜻 들어가기가 어렵잖아요. 그런 것들을 배재하려는 작업을 굉장히 오래 했어요. 구상해놓고 보면 자꾸 힙한 느낌으로 틀어져 있어서 그런 것들을 최대한 빼고 따뜻한 느낌을 넣으려고 노력했죠. 


일반 소비자들도 매장에 들어와서 직관적인 편안함을 느끼셨으면 좋겠다는 것이 제 바람이었어요. 소비자들이 '음.. 잘은 모르겠는데 조금 다른 것 같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좀 더 편하다'하는 생각을 하실 수 있도록 말이죠. 


만얼: 맞아요. 사실은 저도 가끔 어르신들이 힙한 매장에 들어오시면서 '여긴 빨리 마시고 나가라고 이렇게 해놨나'하는 말들을 들어본 적이 있어요. 어르신들이 '여기는 우리가 올 곳이 아니다'라고 생각하시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어요. 


대표님: 맞아요. 소비자들은 냉정합니다. 구구절절 인테리어에 대한 설명은 의미가 없어요. 좋고 싫은 것이 한순간에 결정 나는 게임과 같아요. 그래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이 부전점을 1호점으로 생각했던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사실은 여기가 굉장히 재미있는 동네예요. 아주 큰 오피스가 있는 것도 아니고, 조그만 아파트가 여러 세대가 있고, 앞에는 재래시장이 있기도 해요. 그래서 남녀노소가 아주 골고루 분포되어 있죠. 


제가 처음부터 바랬던 것은 이 시장에서 나이가 많은 어르신들부터 어린 커플, 그리고 공부하는 사람들 등 모두가 어울렸으면 좋겠다는 것이었어요. 여기서 그렇게 어우러질 수 있다면, 다른 어떤 시장에 들어가도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조금 뿌듯한 점도 있답니다. 


만얼: 맞아요. 저도 일찍 와서 앉아있다 보니까 어르신들도 편하게 많이 들어오시더라고요. 정말 신기했어요. 


대표님: 사실 어르신들이 이런 커피 안 드실 것 같잖아요. 그런데 아니에요. 이런 아메리카노 한 잔, 그리고 쿠키 한 개 시켜서 드시고 가시는 분들도 굉장히 많아요. 어르신들도 좋은 커피, 맛있는 디저트 드시고 싶어 하세요. 


만얼: 그렇죠. 어떻게 보면 대표님께서 상권을 결정하는 기준이 '다양성'이 될 수도 있겠네요. 


대표님: 맞아요. 특히 여긴 1호점이니까, 이 작은 샘플에서 최대한 큰 데이터를 얻으려고 했어요. 


만얼: 사실 저도 이번에 인터뷰를 하기로 결정하고 나서 재미있는 통계를 발견했어요. 보통 다른 저가 커피 브랜드 같은 경우는 상권의 기준이 횡단보도에서 몇 미터 이상 떨어지지 않은, 그리고 횡단보도를 건너면서 눈에 띄는 노란색의 간판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었어요. 눈에 확 들어와야 하니까요. 그런데 대표님의 기준은 조금 다른 것 같아서 재미있습니다.


대표님: 사실은 그런 곳은 비싸요. 돈이 없어요. 하하



8. 가장 신경 쓴 메뉴


만얼: 그럼 이제 커피에 대한 질문도 드려야겠네요. 가장 신경 쓰신 메뉴가 있다면 어떤 것인지 말씀 부탁드려요. 


대표님: 아메리카노예요. 


만얼: 시그니쳐 메뉴가 아닌, 아메리카노인가요?


대표님: 기본적으로 저희 브랜드가 High Quality, Low Price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죠. 그럼 이 시장에서 소비자분들이 저희 브랜드를 저가 커피 중에서는 커피의 본질에 가장 집중하고 있는 브랜드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러다 보니, 커피를 가장 투명하게 느낄 수 있는 아메리카노를 많은 사람들에게 각인시키고 싶었어요. 여기서 가장 큰 차이를 줘야 한다고 생각했죠. 사실 그래서 저희 커피가 호불호가 있는 편이에요. 


이 또한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작업이에요. 사실 2,000원짜리 아메리카노를 팔면서 선택할 수 있는 원두는 한정적이에요. 그런데, 저희는 그 밸런스를 깨면서 제가 가져갈 것들을 좀 많이 내려놨죠. 


만얼: 들으면 들을수록 대단하신 것 같아요. 


대표님: 그런데 아까도 말씀드렸던 것처럼 호불호가 있는 편이에요. 커피 맛의 스펙트럼이 넓은 편이거든요. 초저가의 생두를 사서 강배전으로 로스팅한 커피를 '초콜레티하다, 고소하다'라고 하는 것은 동의하기가 어려워요. 그냥 탄맛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사실은 우리 아메리카노에도 슬로건이 있어요.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More cold, More clean'이거든요. 소비자들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면서 어디에서 맛있음을 느낄까 생각해보면 첫 모금이 시원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작가님이 경험해보신 적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첫 모금에 미지근한 커피가 훅 들어왔을 때, 약간은 불쾌한 오일리 한 느낌이 느껴질 거예요. 


제가 전문가가 아니라, 표현이 이상하더라도 이해 부탁드려요. 


만얼: 아닙니다. 대표님 말씀이 맞아요 하하 저도 비슷하게 느낀 적이 있어요. 


대표님: 그래서 어떤 곳들은 손님들에게 커피가 나가기 직전에 저어 주기도 하지요. 그래서 저희는 정수 물을 바로 쓰지 않고 얼음물을 사용해요. 그리고 얼음도 굉장히 빙질이 좋은 것을 쓰기도 하고요. 그러면 커피도 더 시원하게 들어오고 깔끔하면서도 마지막에 불쾌한 쓴 맛이 남지 않아요. 


그리고 저희 커피는 강하지는 않지만 약간의 산미가 있는데, 이 정도 산미에도 드시자마자 표정이 일그러지는 손님들이 있어요. 이런 부분들은 시간이 필요한 거죠. 브랜드의 인지도와 함께 커피에 대한 익숙함이 커져야 할 것 같아요. 


그래서 결론은 제가 가장 집중하고 많은 고민을 했던 것은 아메리카노입니다. 


만얼: 그렇죠 아무래도 베리에이션들은 가려주는 요소들이 많으니까요. 냉정하게 생각하면 가장 드러나기 쉬운 게 아메리카노잖아요. 저는 대표님이 이런 시장의 흐름에 정말 잘 맞춰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지금은 커피 업계에서 일하고 있지 않지만 시장의 흐름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거든요. 감히 말씀드리자면 굉장히 잘 가고 계신 것 같습니다. 



9. 객단가에 대한 질문


만얼: 자, 이제 넘어가서 사실은 개인적으로 너무 궁금했던 질문입니다. 저가 커피 특성상 테이블 당 소비되는 금액, 즉 객단가가 매우 낮을 텐데, 그런 부분은 어떻게 해결하려고 생각하시는 건지 궁금해요. 너무 민감한 질문인가 싶어서 고민하면서 준비하긴 했어요. 답변하기 곤란하시면 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대표님: 아니에요. 그래도 어렵긴 하네요. 사실 객단가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없어요. 객단가를 높인다는 것은 메뉴의 가격을 높이던지, 아니면 한 번에 구매하면서 집어먹을 수 있는 디저트 메뉴를 많이 만든다는 것이에요. 그런데, 그것은 철저하게 판매하는 사람 입장이에요. 그런데 소비자 입장에서 한 번 생각을 해보세요. 


우리가 진짜 고급진 디저트를 만들어서 메뉴에 넣는다고 해도, 그런 디저트를 과연 소비자들이 여기에서 소비할까요? 저 같으면 고급 커피와 함께 먹을 수 있는 매장으로 갈 것 같거든요. 굳이 여기러 그런 것들을 소비하러 찾아올까? 하는 생각이 드러요. 물론 내놓으면 팔리기는 하겠지만, 그 빈도가 많지는 않을 거예요. 


그래서 객단가 자체를 높일 수 있는 작업은 쉽지 않아요. 결론은 객단가를 높인다기 보다도 매출 자체를 늘려야 하겠죠. 즉, 매장에 방문하는 고객의 모수 자체를 늘리는 작업이 중요해요. 



10. 커피에 대한 관심, 댄싱컵을 열게 된 계기


만얼: 혹시 대표님께서 커피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커피 사업을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하셨던 계기가 있을까요? 혹시 있으시면 어떤 경험이 있었을까요?


대표님: 있는 그대로 말씀드릴게요 하하. 저는 커피가 가진 다양한 맛들이 좋아서 시작했다거나 하는 부류는 아니에요. 사실은 원래 아메리카노 같은 건 입에 대지도 않았던 동네 아저씨였어요. 사실 카페에 앉아서 대화를 나누는 것도 좋아하지 않았어요. 


프랜차이즈 사업을 오래 하다 보니 자꾸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게 되더라고요. 사람이 맨날 김치찌개만 먹다 보면 가끔 파스타도 먹고 싶기도 하고 그렇잖아요. 제가 이제까지 했던 프랜차이즈 사업은 음식에 관련된 것이 전부였어요. 그래서 결이 완전히 다른, 순수하게 제가 해보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호기심이 있었어요. 


실제로 커피 사업을 하다 보니 사람들도 대체적으로 음식 사업을 하는 사람들과 결이 많이 다르더라고요. 그래서 매력적으로 보였고, 하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했던 것 같아요. 5-6년 정도는 관찰하고 고민했던 기간이었고, 그 뒤에 시작을 하게 된 거죠. 


그래서 고민하다 보니 결론을 내게 되었는데 커피 프랜차이즈 사업은 세 가지 중요한 역량이 필요하다는 거였어요. 첫 번째는 누가 더 좋은 입지를 가져가느냐, 두 번째는 가맹점주의 개인 역량, 그리고 세 번째는 고객의 취향을 사로잡는 것. 그런데 5-6년 전에는 제가 그런 상황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갈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제 시장의 흐름이 바뀌는 것을 보면서 뛰어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아까도 말했던 것처럼 소비자들이 본격적으로 커피에 대한 기호가 생기기 시작하게 된 거죠. 


만얼: 맞아요 그게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대표님: 사실 입맛이 한 번 올라가면 다시 떨어지기가 불가능해요. 저도 시장 조사를 하면서 다녀보니까 사람들이 왜 좋은 원두를 찾아다니면서 먹었는지 이해가 되더라고요. 어떻게 커피에서 이런 맛이 나는가 싶을 정도로 다양한 향미들이 입에서 터지는 것을 경험하다 보니, 엄청 매력이 있는 재료구나 하는 생각이 뒤늦게 들었어요. 


그저 커피라는 아이템 자체가 궁금해서 다니다 보니, 왜 사람들이 여기에 미치는지 이해가 되었어요. 사실 그래서 일부러 더 깊이 들어가지 않으려고 해요. 제가 여기서 멈추지 않으면 대중성을 잃게 될 수가 있거든요. 그렇게 되면 상당히 매니악한 쪽으로 가게 돼요. 그런데 이 프랜차이즈 사업은 그게 아니잖아요. 


마찬가지로 매장의 작은 부분들까지 일을 배우려고 하지 않아요. 그런 일들은 전문가분들에게 물어보면 해결이 되지만, 저는 철저하게 소비자의 시각에서 사업의 방향을 정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어차피 제가 하고 싶다고 떼를 써도 전문가들이 안된다고 하면 안 되는 것이더라고요. 


만얼: 혹시 그런 것 중에 어떤 에피소드가 있었나요?


대표님: 사실은 제가 소금 빵을 엄청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저는 빵을 잘 모르니까요. 알고 보니 소금 빵은 발효를 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몰랐어요. 그래서 우리는 발효하지 말고 해 보자고 하니까 안된대요. 결국 맛만 있으면 되는 거 아니냐며 대표가 빡빡 우기니 한 번 해보긴 하더라고요. 역시나 맛이 없었어요. 안된다고 하는 데는 이유가 있더라고요. 


만얼: 아, '불가능은 없다'가 거기서 나왔군요 하하. 


대표님: 사실은 그 과정 속에서 뭔가 다른 것이 나올 수도 있거든요. 이 시장이 희한한 게 그거예요. 이미 기술자들이나 전문가분들은 정통으로 배우셨거든요. 오히려 그래서 이 틀을 벗어나기 어려워요. 


만얼: 그렇죠, 정도를 가시는 분들이니까요. 


대표님: 맞아요. 그래서 오히려 다른 길을 생각을 잘 못해요. 틀을 벗어나기 어렵죠. 그런데 저 같은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르니까 막 던지는 거거든요. 거기에서 뭐가 걸릴 수도 있고요. 사실은 실패가 훨씬 많아서 많이 미안하죠. 하하


만얼: 그런데, 그게 맞는 것 같아요. 생각해보면 크로플도 마찬가지죠. 


대표님: 사실은 소금 빵도 넣어봤는데 엄청 맛없더라고요 하하


 

11. 커피에 대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만얼: 아까 대표님께서 엄청 맛있는 커피도 드셔 본 적이 있다고 했는데, 혹시 가장 기억에 남는 매장이나 메뉴가 있을까요?


대표님: 음.. 옛날에 매뉴팩트라는 카페에서 먹었던 코르타도가 정말 충격적이었어요. 너무 맛있었어요. 원래 저는 우유도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 라테를 먹고 나서 입 안에 남는 텁텁함이 너무 싫어서 잘 안 마셨어요. 그런데,, 거기서 먹었던 코르타도라는 메뉴가 너무 맛있어서 깜짝 놀랐어요. 


그런데 카페 분위기 자체는 제가 좋아하는 분위기는 아니었어요. 저는 좀 취향 자체가 다르거든요. 일본에 가보면 '킷사텐'이라고 하는 곳이 있어요. 우리나라로 치면 옛날에 오래된 다방? 같은 곳이거든요. 


일본에는 10년, 20년씩 오래가는 가게들이 많아요. 카페도 그렇더라고요. 그래서 일본의 킷사텐 투어 하러 가기도 했어요. 킷사텐만 찾아서 다니는 거죠. 그런데 가면 지긋한 백발의 할아버님들이 양복에 타이를 매고 중절모 쓰시고 커피를 내려주세요. 커피 맛을 떠나서 분위기가 너무 좋아요. 


디저트도 특별한 게 아니라, 그냥 식빵 구워서 여러 가지 잼을 발라주시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매장 자체에서 오는 여유로움과 분위기가 너무 좋은 거예요. 일본은 실내 흡연도 되잖아요. 점심때 가보면, 일하다가 오신 아주머니들 아저씨들이 앉아서 간단하게 식사하시고 수다 떨고 커피도 마시고, 담배도 한 대 피우고 인사하고 가요. 우리나라에서 볼 수 없는 분위기잖아요. 너무 좋더라고요. 


만얼: 와 저는 정말로 처음 들어봤어요. 킷사텐이라는 거 정말 특이하네요 하하


대표님: 한 번 나중에 찾아보세요. 일본에 킷사텐 투어 하시는 분들도 꽤 많아요. 아침에 가면 고등어를 구워주거나, 파스타 같은 것들을 메뉴로 주는 곳들도 있거든요. 되게 웃기고 재미있어요. 이런 분위기가 너무 좋더라고요. 이렇게 따뜻하면서 시간이 오래되면서 나오는 느낌은 인테리어로 아무리 가공해도 나오지 않거든요. 아무리 돈을 들여도 만들지 못하는 거죠. 


만얼: 나중에 제 커피따라 세계일주 소재로도 사용해보고 싶을 정도네요. 일본에 가면 꼭 가봐야겠어요 대표님. 


대표님: 꼭 가보세요 도쿄만 가셔도 일주일 코스는 충분히 나올 거예요. 



12.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국, 내외 브랜드


만얼: 이 외에도 대표님 기억에 강하게 남았던 '브랜드'가 있을까요?


대표님: 아무래도 스타벅스겠죠? 스타벅스는 문화를 만들었잖아요. 그게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그래서 부러움과 동시에 동경의 대상은 스타벅스예요. 그 외에 제가 시장 조사를 하면서 매장들을 돌아다니면서 좀 놀라웠던 건 연남동에 레이어드라는 매장이었어요. 


제 기억으로는 레이어드, 하이웨스트, 런던 베이글 뮤지엄을 다 같은 분이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분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어요. 정말 핫한 브랜드를 만드셨잖아요. 나이가 그렇게 많지 않은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도, 이렇게 매장을 가지고 발자취를 남기고 있다는 것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매장도 정말 멋있고, 실력 있으시더라고요. 


만얼: 지금까지 들어보니 대표님의 취향을 좀 더 확실하게 알 것 같습니다. 하하

  

 

13. 가맹점주님들이 댄싱 컵이라는 브랜드에 매력을 느끼고 선택하는 이유


만얼: 어느 정도 거의 다 여쭤본 것 같은데, 대표님이 생각하시기에 가맹점주님들이 다른 브랜드를 선택하지 않고, 댄싱컵을 선택한 이유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대표님: 아마 제가 댄싱컵을 만들면서 노력했던 것들을 '다르다'라고 느껴주시는 분들이 함께 하게 된 것 같아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다른 이유에 대해서 구구절절 설명할 필요도 없죠. 가맹점주님들이 느끼셨다고 생각해요. 다만, 그것을 어떻게 다르다고 느끼게 할까에 대한 고민은 많이 했죠. 카페의 본질인 커피부터 시작해서요. 


음식점 이야기를 다시 하자면, 극단적으로 보면 음식점은 그만의 정취가 있고 음식이 너무 맛있으면 위생이 조금 불량해도 사람들이 가거든요. 뭐 욕쟁이 할머니 국밥집인가 그런 것들도 있잖아요. 그런데 카페는 좀 더 맛에 대한 본질 싸움이라고 생각해요. 진짜 커피가 맛없으면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아요. 아무리 인테리어를 힙하게 해 놔도 맛이 없다면?


특히나 이런 데일리 커피는 맛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너무너무 많다고 생각해요. 맛이 없어도 맛있게 포장할 수 없다는 생각을 많이 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맛을 포장할 생각은 없고 본질적으로 맛있는 커피의 퀄리티를 가져가기로 했어요. 


모든 사람들이 그 본질을 바라봐주실 수는 없지만, 소비자들이 전체적으로 '좀 다른 것 같아'라고 생각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품질을 높이자는 것이 전략이었어요. 그런 걸 바라봐주시는 가맹점주님들이 다행스럽게도 많아지고 있는 것 같아요. 


만얼: 그렇죠. 가맹점주님들도 소비자분들처럼 그런 것들을 자연스럽게 느끼시고 이끌리게 되는 거겠죠. 

 


14. QC에 관해서


만얼: 다행히도 댄싱컵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하. 그런데 동시에 QC에 대한 이야기도 빠질 수 없을 것 같은데요. 대표님께서는 어떻게 관리하고 계시는지 궁금해요. 사람이나 서비스, 맛 등등 다양한 방면에서요. 


대표님: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사람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프랜차이즈라는 것이 30개에서 50개 되고, 50개에서 100개가 되기 까지가 생각보다 굉장히 어려워요. 왜 그러 나면, 한창 새로운 점포의 개설에 신경을 쓰다 보니까 이미 초기에 오픈한 가맹점들에 대한 관리가 소홀해지게 되거든요. 오픈 문의는 계속 들어오면서 개설이 되는 과정에서 본사에서는 직원을 늘려가야 해요. 


그런데, 아시겠지만 그런 과정이 어려워요. 일단, 프랜차이즈 사업을 처음에 시작하기는 어려워요. 성공하기도 어려운 것은 당연하지요. 게다가 한 두 푼이 드는 과정이 아니죠. 때문에 당장의 수익 창출이 필요한 상황이 많아지는 상황에서 적재적소에 사람을 새로 채용한다는 것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요. 결국 기존의 매장들은 방치가 되면서 겨우 10개 언저리에서 무너지는 경우도 정말 많아요.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요즘은 기존에 오픈하신 점주님들한테 많이들 물어보세요. 브랜드가 어떤지, 회사가 어떤지 물어보는 게 당연하잖아요. 그럼 그분들의 회사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야지 좋은 이야기가 나오게 되잖아요. 대표가, 아니면 영업팀이 백 날 좋다고 말해봐도 결국엔 기존에 운영하시는 점주님들이 한 두 마디 해주시는 게 훨씬 더 효과적이에요. 


그래서 저는 옛날부터 이 업계에서 일을 해오면서 시행착오를 계속해서 겪었고, 실제로 500개 이상 되는 매장들도 관리도 해보고, 여러 가지 일들을 경험해봤어요. 그래서 어떤 식으로 운영해야 하는지 잘 알아요. 당장에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우리와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투자를 하면서 포석을 놓는 거예요. 


지금은 조금 어수선하고 문제점이 생기더라도 조직은 돌아가야만 하는 상황이에요. 어차피 겪을 수밖에 없는 일이죠. 결론은 본사의 시스템이 잘 잡혀야 하고, 각각의 자리에 있는 사람에게 일을 정확하게 주고, 그 일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확실하게 부여해야 조직이 잘 돌아가게 돼요. 그래야만 작가님이 말씀하신 여러 분야에 대한 QC가 잘 이루어지겠죠. 


사실 시간이 오래 걸려요. 



15. 대표님에게 댄싱컵이란


만얼: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네요. 마지막으로 대표님께 드리고 싶은 질문은, 앞으로 이 댄싱컵이라는 브랜드가 대표님에게는 어떤 존재가 되었으면 좋을 것 같은지 궁금합니다. 


대표님: 저는 워커홀릭이에요. 일하면서 에너지를 얻는 사람이에요. 이상하게 아무것도 안 하고 쉬면 몸이 아파요. 뭐라도 좀 해야 하고, 할 일이 없으면 밖에 가서 뛰어야 해요. 일의 양을 떠나서 일단 죽을 때까지 일을 해야 하나 봐요. 하하. 그래서 이제부터 시작인 거예요.


저는 앞으로 하고 싶은 일도 너무나 많고 지금도 사실하고 싶은 게 너무나 많아요. 그리고 우리 핵심 직원들 중 대부분은 함께 일한 지 10년이 넘었어요. 참 오래됐죠? 그래서 빨리 이 브랜드가 탄탄하게 자리를 잘 잡아서 그 친구들이 살아가는 터가 되고, 그다음 일을 준비할 수 있는 기반이 되고, 그 친구들이 성장할 수 있는 존재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함께 하시는 점주님들에게는 좋은 아이템이 되어야겠죠. 

  

 

16. 마무리


만얼: 감사합니다. 이렇게 대표님을 만나러 부산까지 오기로 결정한 게 정말 잘한 일 같아요. 너무 좋은 시간이었어요. 예의가 아닐지는 모르지만 정말 재미있었고요. 대표님께 많이 배워간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표님: 사실 어려운 질문을 많이 하셔서요. 하하


만얼: 제가 제대로 된 질문을 드렸어야 했는데.. 저도 많이 긴장되어서 횡설수설했던 것 같아서 죄송합니다. 


대표님: 아니에요. 정말 고민을 많이 하시고 질문해주신 것 같아서 오히려 죄송하네요. 사실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하고 나왔는데, 질문지를 열어보고 깜짝 놀랐어요. 저도 이렇게 준비가 안 된 상황에서 말씀을 드려서 죄송해요. 그래도 최대한 진심을 다해서 얘기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만얼: 아닙니다 정말 진심으로 좋은 시간이었고, 모든 질문에 대해서 깔끔하게 대답 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만족하실지는 모르겠지만 최대한 제 색깔에 맞춰서 잘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 이 댄싱컵이 300개, 500개까지 늘어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대표님!


대표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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