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보그 Lee Aug 01. 2023

4. 결과는 만장일치~~!!!

그래, 아들은 우리가 살려줄게.

부부가 지금까지 살아온 영상을 다 보고

마무리하면서 각자 채점을 마쳤다.

명도 동자 앞으로 각각 채점한 결과지를 다 모았다.

자세한 항목을 볼 것도 없다.

결과는 만장일치. 보기 드문 결과다.


"사람들이 착하네. 이런 사람들을 도와줘야지

누굴 도와 안 그래..? "

세상 착한 천상동자의 말이다.

"맞아, 복은 많이 짓지는 못했지만 어려운 살림살이

를 벗어나려고 열심히 살았네 뭐. 무엇보다 남에게

피해 안 주고, 나쁜 짓은 안 하고 말이야. 그러니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보자. 그래서 우리가 있는

거지 뭐."

세상 영특하고도, 영검한 명도 동자의 말이다.


" 나 그럼 제자에게 다녀올게"

천상동자가 신당을 나서 밖으로 나간다.




서재에선 두 부부와 제자가 차탁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 있다.


"처형이 알려줘서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찾아왔습니다."정 처사가 머리를 숙이며 말한다.

"도와주세요. 영험하시다고... 힘든 사람을

많이 도와주셨다고 들었습니다. 우리 아들

제발 좀 살려주세요. 대체 왜 그런 건지도 모르니

답답해서 미칠 지경입니다. 좋다고 하는 것은

안 해본 게 없는데도 다 소용없었습니다.

원인을 모르니까 더 이상 어찌해 볼 방법도

없습니다. 이제 저희는 스님만 믿습니다. "

떨리는 음성으로 보살이 말하며 왼 손을 명치에

가져다 대고 누른다.


그래, 가슴이 아프다 못해 심장이 아프겠지...

지켜보던 천상동자가 더 볼 수 없겠는지

제자에게 말한다.

"알았다고 방법을 찾아 준다고 해.

그리고 걱정 말고 집에 갔다가

사흘 후에 다시 오라고 학고.

그동안에 우리가 원인을 찾아 해결해 줄 테니까."

제자 옆에 선 동자의 야무진 말에

제자는 함빡 웃으며 안도한다.


"처사님과 보살님 사정은 잘 알았습니다.

저희 신명님께서 도와주신다고 하시니

사흘 후에 다시 오시면 어떻게 하셔야 할지

방법을 말씀드리겠습니다. "

부부가 마주 보며 안도의 숨을 쉰다.


"9,900원 받아. 아들 초 켜줘야 하니까"

천상동자의 말에 제자가 부부에게 말한다.


"오늘부터 초 켜놓고 기도 들어가니까

아드님은 발작은 덜 할 거예요. 아직 다 낫지는

않지만 밤에 잠은 자게 될 겁니다. 그러니

기도 값으로 9,900원 주고 가시면 됩니다."


"네에...? 9,900 원이요..?"

이게 무슨 말인지 싶어 정처사 내외가

눈을 동그랗게 뜬다.

"아니 99,000원도 십구만 원도 아니고

9,900원이요...? "


부부의 반응에스님이 웃으며 답한다.

" 네에, 동자님이 그것만 받으라고 하시네요.

먼저 살려야겠다는 무조건 적인 자비심으로

기도 해야 한대요.

돈이 우선이 되면 안 된다고. 그러나 공짜로

초 켜면 효험이 없으니 형삭적으로 그거라도

받는 거지요."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 건 너무한 거 아닌가요..?"

" 너무 죄송해서..."

어쩔 줄 몰라하는 부부에게


" 보살님이랑 이제 맘 놓으세요. 우리 동자님이

약속하셨으니 돌아가셨다가 말씀드린 대로

사흘 후에 꼭 다시 오세요. "

머뭇거리는 부부를 일으켜 세운다.


부부가 돌아가고 천상 동자는 제자에게

"착한 사람들이라 봐주는 거야.

해결할 방법하고 바꿀 만큼, 쌓아 놓은 복은 없는데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살았더라고, 그러니 우리가

도와줘야지. 안 그래..? 우리가 함께 아들이 그렇게 된 이유를 찾아줄게."

말하고는 다시 신당으로 돌아온다.




"자 다들 모여 봐"천상 동자가 말하자

다들 탁자로 모여 각자의 자리에 앉는다.

"아까 영상을 보다시피 이 부부에게는

아들이 잘못되게 했을 만큼 크게 잘못한 게 없어.

그러니 그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봐야지 뭐."


명도동자의 말에 산신동자가 다시 영상을 켜고

자료 중에서 '조상'편을 골라서 넣는다.

영상이 재생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누가 말하지

않아도 모두는, 그 이유를 바로 알게 되었다.


" 소녀를 불러와야겠네.

그때 사고로 우물에 빠졌던 

소녀를 불러와서 물어봐야겠네. 답은 거기에 있어."

명도 동자의  말에 모두가 머리를 끄덕이며

동의한다.


" 소녀가 그러니까 아픈 아이에겐 고모가 되겠지.

정처사에겐 막내 동생이고. 후손에게  말이 있는 거야. 아님,  일이 다시 생긴  거야.

그러니 여기로 불러서 만나보자고."

명도 동자가 똘망 똘망한 눈을 빛내며 말하니

모두가 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한다.


" 자 이제 시작이야.

어서 만날 준비를 하자고 "




매거진의 이전글 3. 그때 그 우물에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