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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그 Lee Jan 05. 2024

12. 금 닷돈 쌍가락지 4.

드디어 합격 ~!!!!!!!

한 번 일을 겪어서 스님 말씀대로 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 그 손님은 다음 약속을 지켰다.

기억을 떠 올려 최대한 원래의 모습대로 금 닷돈쌍가락지를 만들어 시어머니의 유언대로 모셔드렸다.


그리고 스님께선 초를 켜고 합격시켜 주시라고 지극정성으로 기도 하셨고 다음 시험에 드디어 합격을

하게 되었으니 16번 만의 일이다.

당사자도 지켜보는 사람도 참으로 지난한 세월이었을 것이다. 다행히 늦게라도 결과가 좋으니 되었다.

이제 남은 약속을 지키면 될 일이다.

조상을 위한 천도재를 지내 왕생극락을 빌어드리고 제사를 착실하게 지내드리고 잘 모시는 일만 남았다.


아들, S군이 합격을 하고 사무실을 차려 개업을 하고 나니, 그 어머니는 소원암에 찾아와 이제 아들이 결혼하여 손주만 하나 보면 원이 없겠다 했다. 아직 남은 약속은 지키지도 않고서 말이다.  사람이 서 있다 보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다더니 벌써 마음이 콩밭이다.


스님께서는 무엇보다 조상님께서 도와주신 거니

약속한 천도재와 기일 제사는  꼭 지내드려야 한다고 다시 한번 더 당부한다. 알았다고 남편과 상의해서 곧 말씀드리겠다고 철떡 같이 약속하고 간 사람이 며칠이 지나도 감감무소식이다.


역시 명도동자의 말대로였다.

다급 할 땐 뭐든 하겠다고 하더니, 약속 꼭 지킨다고 걱정하지 말라더니, 급한 불 끄고 나니 한숨 돌렸다고 언제 그랬냐는 듯 까맣게 남 일이 되어 버렸다.


" 그럼 스님께서 그렇게 남 위해서 오체투지까지

하고 그 고생해서 합격시켰는데 감사한 줄도 모르고, 그렇다고 돈을 달라는 것도 아니고, 집안이랑 자식 잘되라고 알려준 건데, 약속 다 해놓고 그렇게 나오면 어떻게 해요..? 정말 말도 안 돼요."  

내가 속상해하자.


본인이야 최선을 다해서 구제중생했으니 되었지만 그들의 복이 거기까지 인걸 어쩌겠냐고 하신다.

알려주고, 손에 쥐어 줘도 모르는 걸 어찌하겠냐고. 세상에 조상 없는 자손이 어디 있고, 부모 없는 자식이 어디 있을 거라고, 자신의 뿌리를 잊고 살아가는데 자기 자식이 잘 될 리가 있겠냐고.  이제 합격했으면 그걸로 끝이냐고, 앞으로 일이 있어야  사무실도 운영하고, 조상이 도와야 좋은 배필 만나 결혼도 하고, 자식도 보고 이제 모든 게 시작인데 마치 시험 합격하나로 모든 게 다 된 것인 양 착각하고, 세상 다 살아버린 것처럼, 조상에게 약속했던 모든 것을 잊고 있다고 안타까워하신다.


그렇게 시간이 한참 지나도 소원암에서 S군의 어머니는  더 이상 볼 수 없었고, 우리도 점차 잊고 있었는데 그분의 남편에게서 소원암으로 다급히 전화가 왔다.


아내가 밖에 나가다가 갑자기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집 앞에서 넘어져서 다리를 크게 접질려 많이 다쳐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스님께서는 짚이는 바가 있어, 어느 쪽 다리를, 얼마나 다쳤냐고 물으니 , 왼쪽 다리를 크게 다쳐 한 동안은 움직이지도 못하고 병원신세를  져야 할 것이라고 했단다.

다급해진 그 어머니는 남편에게 스님께 얼른 전화해서 어쩌면 좋겠냐고 여쭤보라고 했다나.


스님께선 조용히 한 마디만 하신다.


" 치료  받으시면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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