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추수진 Feb 09. 2022

코로나여도 개학은 설렘

학교 이야기


개학을 했다. 방학을 끝내고 개학을 맞은 아이들의 얼굴은 하나같이 활기가 넘쳐났다. 

학교에 오니 좋냐는 질문에 힘차게 "예!"라고 외치는 아이들. 

진심인 것 같다. 

한 아이의 일기를 보고 큭, 웃음이 났다. 



선생님, 방학이 되니 할 게 방학숙제밖에 없어서
학교에 가고 싶습니다.
너무 많이 많이 많이 말입니다.



스마트폰도 없고 게임도 많이 하지 않는 기특한 아이들.

할 게 방학숙제밖에 없다니!! ㅎㅎ 


방학 때도 이런저런 새 학기 준비로 바쁘게 보낸 터라 쉬었다는 느낌이 별로 없었지만, 그래도 나름 재충전이 되었나 보다.

충전 후에 만나는 아이들은 언제나 정말 사랑스럽다. 

첫날이라 자리를 정하지 않고 원하는 자리에 앉으라고 했더니 

일찍 온 아이들이 앞자리부터 앉으며 선생님이랑 가까이 앉아서 좋다고 한다. 


새 학기 첫날 아이들과 만나는 이 순간이 정말 좋다.

나는 비 갠 뒤 예쁜 흰 구름 한 점 떠있는 파란 하늘 같은 마음을 안고 아이들을 만난다. 

구름이 점점 커지고 먹구름이 되어 번개가 치고 소나기가 쏟아질 무렵이면 다시 방학이다. 

그리고 방학이 지나면 하늘은 다시 말끔해져 있다.   

그래서 14년째 지치지 않고, 설레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서 있다.


아이들이 방학숙제와 함께 편지를 내민다. 

선생님께 편지 쓰기 숙제. 

원하는 아이들만 하라고 했었는데, 편지를 쏙쏙 가져다 놓는 귀여운 손들. 

아이들의 편지를 읽으며 내 마음은 감사와 사랑으로 말랑말랑해진다.  


항상 착하고 친절하신 우리 선생님 
다시 한번 사랑해요. 
이번 2022년도도 잘 부탁드려요.
선생님의 웃음이 언제나 제 옆에 있어서 
정말 좋고 행복해요.
계속 계속 소망반에 있고 싶어요.
이번 학년도는 늦게 지나갔으면 좋겠네요. 
사랑해요. 


저를 기대하세요!
이제 '씩씩한 OO이 쇼 2022편'이 시작이니까!!!
항상 건강하세요! 그리고 기억해 주세요.
선생님은 저의 역사상 최고 선생님이세요!



아니, 너희들이 최고의 제자들이란다!

열심히 푸른 하늘 아래 뛰어놀고 공부도 최선을 다해서 하며 올 한 해 멋지게 보내보자! 

2022년 늦게 늦게 가라~



점심시간에 신나게 뛰어노는 아이들




작가의 이전글 화날 때 읽으면 좋은 동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