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생선을 싫어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비린 맛일 것입니다. 비린 맛 하나로 생선에 대한 불호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생선을 요리할 때 비린 맛을 없애는 것이 핵심이라고 볼 수 있죠. 그리고 이 비린 맛 제거를 위해서는 비린 맛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과연 비린 맛이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생선 사후에 박테리아와 미생물이 산화 트리메틸아민을 분해합니다.
비린 맛은 엄밀히 말하자면 비린'내'로부터 생깁니다. 그리고 이 비린내를 내는 요인은 생선의 몸속에 있는 트리메틸아민(이하 TMA)으로 인해 발생하고요. TMA는 바닷속에서 삼투압 작용을 관장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데, 물고기가 살아있을 때는 TMA가 아닌 산화 TMA (이하 TMAO)로 존재합니다. TMAO는 비린 향을 내지 않는데, 사후 박테리아와 미생물이 TMAO를 TMA로 분해하고, 이 TMA가 비린 향이 되는 것입니다.
TMA가 생기는 원인을 알았으니, 이제는 TMA를 없애는 방법을 생각해봐야 합니다. 1) TMA로 분해되지 않게 하기와 2) 생긴 TMA 없애기가 그 해결책이 될 것입니다.
우선 1) TMA로 분해되지 않게 하기부터 보겠습니다. TMAO가 시간에 따라 박테리아와 효소들에 의해 TMA로 분해된다고 했고, 우리는 여기서 두 가지 사실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1] 시간에 따라서, 그리고 [2] 박테리아와 효소들에 의해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1]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간단합니다. 생선을 바로 잡아서 요리하면 비린 맛이 덜한데, 육질 자체의 신선함 덕도 있지만 TMA와도 연관이 있습니다. 물고기를 바로 먹는 것을 통해 TMAO가 TMA로 분해되는 시간을 주지 않게 되고, 이는 적은 비린내로 생선을 섭취할 수 있는 것입니다. [2]로 힌트를 얻어 해결을 하는 방법은, 시간이 지나더라도 미생물과 효소들이 분해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미생물과 효소들이 시간이 지나도 번식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그 해결책이 될 것입니다. 미생물과 효소는 물이 있는 환경을 좋아합니다. 따라서 소금이나 식초 등으로 절이는 방식을 이용해 삼투압 현상을 일으키고, 수분을 제거해 미생물과 효소가 번식하지 못하는 환경을 만들어줌으로써 TMA로의 분해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이제 2) 생겨버린 TMA를 없애는 방법입니다. '[1] TMA를 숨기기'와 '[2] TMA를 제거하기'가 그 방법이 될 것입니다.
[1]은 간단합니다. 다른 강한 향으로 비린내를 덮는 것이죠. 생강, 미나리, 쑥갓 등 향이 강한 재료들과 같이 요리하는 것이 그 예가 되겠습니다. [2] TMA 제거하기의 경우에는 TMA의 여러 성분적 특징을 사용하면 좋습니다. TMA는 삼투압을 관장하는데, 피부 층에 많이 위치합니다. 고로 고등어의 경우 얇은 막을 벗기고 조리하면 비린내를 줄일 수 있게 됩니다.
레몬을 뿌림으로 구연산이 아민을 중화시킵니다
트리메틸아민(TMA)은 아민의 종류이고, 이 아민 계열은 염기성이라는 점에 집중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흔히들 생선에 레몬을 뿌리는데, 그 이유가 바로 구연산이라는 산성 성분을 이용해 염기성의 아민을 중화하기 위함입니다. 아민의 중화를 통해 비린 향을 없앤 것이 되겠습니다. 염기성의 특징 외에 TMA가 비린'내'라고 강조했었는데, 기체를 흡착할 수 있는 우유의 카제인 성분, 쌀뜨물의 전분을 이용해 없애주는 방법도 존재합니다. 이외에도 소주의 휘발성을 이용해 잡냄새를 날리기, 녹차의 플라보놀 성분을 이용해 TMA를 제거할 수 있겠습니다.
이렇게 비린내를 제거해도, 체질적으로 비린 맛을 느끼는 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등 푸른 생선의 혈합육 부분의 경우에는 다른 부위보다 쉽게 비린내가 나는 부위라 사후 직후 회로 먹어도 비린 맛을 느끼는 사람이 존재하는 것도 이상한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비린내를 이해하고 없애는 단계를 거친다면, 그 전보다 바다 생선들을 더욱 만족스럽게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