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린이의 버추얼 스튜디오 촬영 준비(4)
판교의 ICT문화융합센터에서 최고의 장비로 촬영할 기회가 생겼다.
기획팀, VFX팀, 언리얼팀, 음악팀(소수 인원이지만 있을 건 다 있다)이 2주간 바쁘게 움직였다.
그 중엔 현직자도 다뤄보지 못했다는 6천만원짜리 장비도 있어서
언린이 사정에 이 무슨 호화로운 세팅이냐 싶어서 벌벌 떨었다.
이번 촬영은 정말 갑자기, 예상하지 못한 타이밍에 얻은 기회이다.
자박자박하게 시냇가에서 발을 적시던 중에 큰 파도에 휩쓸려 바다로 나아가버렸다.
내가 어디까지 떠내려가는 건지 도착지를 가늠해보려고 안간힘을 썼는데
불안감을 키울 뿐 내 마음을 달래주진 못했다.
다른 일 때문에 만들던 배경이 완성되자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 그럼 이번 촬영 때 내가 이 배경 속으로 걸어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흥분하기 시작하면서 설렘을 느끼자
그제서야 이번 기회(경험)에서 무엇을 얻을갈지 고민해볼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국비교육 선생님께서 '퀄리티'란 무엇일까? 질문을 던지셨는데 순간 큰 혼란이 왔다.
난 욕심이 많은 사람이라서 학생 때 연출자로서도, 방송작가 때 기획자로서도
늘 '멋있는' '완성도 있는' '팀원들과 뿌듯함을 느낄' 퀄리티를 바라왔는데.
그렇다고 내 작품들이 늘 대중의 주목을 받고, 누구나에게 알려질 만큼의 결과물이었나?
퀄리티의 기준은 어디일까?
제작진 개개인의 퀄리티 기준을 동일하게 맞춰야 하나?
그 작품들에 내 기여도를 숫자로 쓴다면 몇 %라고 작성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