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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ida Lee 이레이다 Nov 21. 2022

빠르게 실망하고 빠르게 꿈꾸고 빠르게 빠르게

인생 참 주옥같네

쉽지 않다. 창작을 하는 것.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상상하고, 그리고, 쓰고 결과물로 만들기 위해 펀딩을 진행하는 모든 과정에 성공은 보장되지 않는다. 어느 날 책상에 앉아 곰곰이 생각해봤다. 내가 작업하는 것이 계속해도 되는 것인지, 흔히 뻘짓한다는 표현을 쓰던데… 뻘짓이 아닐지. 간혹 창작하는 일을 우물을 파는 것이라고 비유하던데, 이 구멍에서 물이 쏟을지?

끝없이 내가 만들 수 있는 최악의 고독 상태로 스스로를 인도하고, 그 안에서 현재 작업 상태를 마주한다. 긴 시간 동안 넌 뭘 했니? 이 그림이 최선이었니? 이 그림은 왜 그렸니? 이 그림이 무슨 의미가 있니? 그리고 그 어떤 질문에도 대답할 힘이 없는 순간들이 있다. 답 없다는 말은 이럴 때 하는가 보다.

항상 기운차고 새로운 일을 벌이는 나지만, 너무 힘겨워서 말하기 싫은 그런 날도 있다.

아등바등해도 안될 때.

조금은 되어도, 생각만큼 안될 때.

맘 편하게 세상 탓하고 싶은 생각도 마음도 없어 이 모든 건 내 탓이다라고 하기엔 그건 또 아니라고 생각해서 이리 말하진 않는다. 나는 지금 낙담 중이다. 올해는 뭘 했나 생각해보면, 페어를 나가서 내 그림이나 작품을 팔며 경험을 쌓았다. 그림도 디지털로 옮겨 새로운 도전을 했다. 올해도 크라우드 펀딩으로 일러스트 작업도 하고 있다. 그런데 생각만큼 되지 않아 속이 상한다. 물론 이 속상함은 이 글을 업로드함으로써 마음에서 보내줄 것이다. 훨훨 날아가라.

생각은 빠르게 전환해야 한다. 빠르게 실망하고 빠르게 다른 꿈을 꾸고, 빠르게 낙담하면서 내가 뭘 잘하고 어떤 게 반응이 좋고 별로인지 찾아야 한다. 30대에 내가 할 일은 바로 이것이다.

그러니 오늘은 이 쓴 낙담 글에 산미 하나 없는 원두로 에스프레소 2샷을 내려 단번에 마시면서 빠르게 전환한다.

오늘 기분 정말 주옥같다.

월요일이네. 젠장



레이다 작가의 현재 프로젝트는 [101마리 고양이의 만행이 그려진 일러스트 북]입니다.

아래 링크를 통해 프로젝트를 살펴보세요:)

https://tum.bg/Fu32v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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