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적인 리드 너쳐링과 현실은 매우 다르다는 것
SaaS 마케팅을 하고 있는 마케터 동료분들이라면 이미 수많은 너쳐링 전략들을 시도해봤거나, 알고 있으시겠죠. 그리고 그 많은 방법들 중 우리 프로덕트에 적용했을 때 당장 실효성 있게 나타나는 방법들도 매우 제한이라는 것을.. 겪어보셨을 거라 믿습니다. 오늘은 온라인에서 말하는 유료 전환을 위한 너쳐링 전략들과 현실에서의 갭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해요.
처음 너쳐링 전략에 대한 공부를 할 때 가장 우선순위로 확인할 수 있었던 건 이메일입니다. '우리 제품 무료 체험 신청한 사람들에게 이메일을 보내야 해! 그것도 하루 이틀 삼일 일주일 등. 계속해서 우리를 기억할 수 있게'라는 내용이요. 제일 실천하기도 쉬운 부분이죠. 특별한 장치나 타 부서의 협업이 필요한 부분도 아니고 메일침프나 스티비 허브스팟 등 수많은 이메일 자동화 툴을 사용하면 한 번에 끝나니까요. (물론 프로덕트에 api를 호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거나, 수동으로 주소록 업데이트를 하거나 등. 많은 방법들이 있겠지만요.)
이메일과 함께 문자를 보내거나, 해피콜을 하는 등의 보편적인 방법들에 우리는 익숙해져 있어요. 저도 그렇고요.
콘텐츠만 있다면 이메일 너쳐링은 오늘 당장도 실행할 수 있는 매우 간단한 실행책 중 하나입니다. 크게 어렵지 않죠. 단, 온라인에서 말하는 것만큼 전환 유도에 높은 비율을 차지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이메일 너쳐링은 고객이 우리를 잊지 않게 하는 수단 정도로 봐야 해요. '이메일로 전환을 유도해야겠다!'와 같은 초기의 목적을 버리고 콘텐츠를 구성하는 것이 더 효과가 클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이미 이메일 너쳐링을 경험해 보신 분들은 알고 있겠지만, 자동 발송 너쳐링 이메일의 오픈율은 10% 대에 그쳐요. 그 마저도 링크 내 클릭률을 보자면 더 낮아질 수 있고요. 애초에 자동화 제목을 보고 이메일을 열어보지도 않는데, 어떻게 전환을 유도할 수 있을까요?
사실 이건 이메일 보다 더 확률이 나쁘죠. 접근 방법이 '무료 체험 신청하셨던데 반응이 없으셔서요. 왜 연락 주셨으면서 전환은 안 하세요?'하고 대놓고 물어볼 수는 없으니까. 돌려 말하게 되죠. 돌려 말하더라도 요즘 사람들은 다 알아들으니까요. 전환을 위한 접근 방법 자체를 다르게 가져가야해요.
인스타그램 DM 유명한 자동화 툴 있죠. 매니챗이요. 매니챗에서는 인스타그램을 주 활용하는 기업들에게는 상당히 편리한 자동화 기능들을 제공합니다. 가령 DM을 수신했을 때, 우리가 원하는 봇 메시지를 자동 송출할 수 있게 한다든가, 우리 계정을 멘션 했을 때 멘션자에게 '우리를 멘션 해줘서 고마워? 우리 거 좀 사볼래?'하고 메시지를 보내든가 하는 자동화요.
너쳐링 스크립트나 콘텐츠들을 만드는 부분을 소개하는 많은 글들에서는 '프로덕트의 핵심 기능'과 '지금 전환하면 이런 혜택을 줄게'와 같은 내용들을 구성해 전환율을 높이라는 말을 합니다. 근데, 앞서 알아본 것처럼 애초에 우리가 보내는 정보들에 크게 관심이 없잖아요? 이는 너쳐링의 기본이 단방향이 아니라 양방향이어야 하는데, 우리는 대부분 '단방향'성 정보 제공에 급급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제품을 쓰세요', '전환하세요', '우리 이렇게 좋아'같은 단방향 정보가 아니라 유저가 원하는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점이죠.
그렇지만 우리 고객 세분화를 나노 단위까지 하는 건 정말 어렵다는 것도 잘 알잖아요? 이는 대기업형 CRM이나 수천만 원 이용료를 지불하는 툴에서 가능하죠. 엑셀이나 스프레드시트로 수동 관리를 한다는 건 애초에.. 염두에도 두면 안되고요. ^^ 그럼 나노 단위까지 세분화하지 않았을 때 어떻게 유저가 원하는 정보를 줄 수 있을까요. 나노 까진 아니어도 일정 부분 투자는 필요하겠네요.
예를 들어, UTM을 트리거로 잡고 체험신청이 들어온 사용자들에게 보내는 너쳐링 콘텐츠들을 달리 구성하는 방법이 있겠네요. 보편적인 HR 자동화 툴로 예시를 들어볼게요.
HR 자동화 툴이니 유저는 주로 인사 및 관리팀 근무자겠죠. 근태 관리나 직원들의 각종 구매 및 요청 업무들, 연차 관리 등에 관심이 있을 거예요. 관련 키워드들을 활용해 구글 검색이나 네이버 블로그, 광고, 인스타그램 피드, 인스타그램 광고, 보도자료 등. 다양한 경로로 웹사이트로 들어와 무료체험을 신청했을 겁니다.
그럼 우리는 네이버 블로그로 유입된 유저의 행동패턴을 분석해 보고 그에 맞춰 1) 네이버 블로그에서 유입된 유저 대상 너쳐링 콘텐츠 2) 인스타그램에서 유입된 유저 대상 너쳐링 콘텐츠 3) 구글 검색으로 유입된 유저 대상 너쳐링 콘텐츠 등과 같이 세분화할 수 있어요. 모든 채널에서 UTM 추적이 될 수는 없겠죠. 분명 Direct로 잡히는 건들도 있을 거고 오류도 있을 거예요. 다만, 적중률은 높일 수 있죠.
그럼, 네이버 블로그로 유입이 되어 HR 소프트웨어 무료 체험 신청을 한 사람으로 봐봅시다. 여기서 더 세분화한다면 글마다 UTM을 다르게 해서 추적할 수 있겠지만 이건 나노 단위 세분화로 들어갈 수 있으니 거기까지는 알아보지 않을게요. 자, 다시 돌아가서 '네이버 블로그'로 유입이 되었다는 건 사용자가 구글 대비 네이버 사용도가 높은 사용층일 수 있다는 말이고, 네이버를 통해 정보를 얻는 빈도가 높을 수 있다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그럼 네이버가 정보를 제공하는 양식들 (네이버 홈 화면)을 보고 네이버 홈 화면 ux에 맞게 호기심 유발톤의 너쳐링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 거예요. 카드 이미지들을 여러 개 배치하고, 100인 규모 조직의 HR 자동화가 미비한 이유 / 오늘의 인사담당자를 위한 팁 : 요청사항은 이렇게 관리하면 편해요. 같은 느낌으로요. 네이버 홈화면은 구글과 달리 시각적인 정보 위주로, 줄글이 아닌 움직이는 GIF/영상 위주로 사용자들의 사이트 체류 시간을 늘립니다. 이런 네이버가 우선으로 취한 UX 전략에 우호적인 고객이라는 걸 인지하고서, 그에 맞춰 콘텐츠 제목과 톤 앤 매너, 글의 형식 등을 맞춰나 가볼 수 있는 '시도'를 할 수 있겠죠. 반대로 구글 검색 유입은 역동적인 UX보다는 글의 진정성을 높이고, 이메일 제목과 메타태그를 어떻게 설정하는지에 따라 반응이 달라질 수 있겠죠? 인스타그램 유입은 콘텐츠 자체를 인스타 피드 형식으로 구성해 볼 수 있을 거고요. 말만 보니까 간단해 보이죠? ㅎㅎ.. 시도하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만...
충분히 유저의 행동패턴에 우리가(유저가 체험신청한 기업이) 공감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던짐과 동시에, 그들의 일상적인 정보 습득 채널과 유사한 형식의 콘텐츠 톤 앤 매너로 접근함으로써 플러스 점수를 얻을 수 있죠.
혹시 '아니 내가 탐정도 아니고 프로파일러도 아니고 뭐 이렇게 까지 해야 해?'라고 생각하셨나요? 이전 글들에서도 늘 말했던 부분인데요. 맞아요. 우리는 상품을 홍보하고 인지도를 높이는 마케터지 사람의 심리를 들여다보는 일을 하는 사람은 아니니까요. 그런데 그거 아세요? 상품의 인지도를 높이는 마케팅 전략을 세우다 보면 어느새 그 사람들의 심리를 꿰뚫어 봐야 하는 일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걸 알게 돼요. 그래야 더 그 사람들의 일상에 와닿는 메시지로, 광고로 다가갈 수 있어지니까요. 이는 꼭 마케팅에 국한되지는 않아요. 마케터, PR, 광고디렉터, 광고전문가 등. 사람들에게 '새로운 개념'을 심고 이를 알리는 일을 하는 직군의 사람들이 모두 해당돼요.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상품'을 더 잘, 많이 알려야 하기 때문에, 구매를 유도해야 하기 때문에 또, 기존에 유명하고, 안정적인 인지도를 가진 상품이라면 그 안정적인 인지도를 유지하기 위한 '우리는 여전히 너희 마음속에 있어 하트'와 같은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요. 계속해서 소비자들의 심리를 이해하고, 알고, 내가 직접 소비자가 돼 보기도 하면서 어쩔 수 없이 통찰력을 기를 수밖에 없게 되는 거죠. 그리고 이 통찰력은 특히나 B2B SaaS에서는 더 큰 힘을 발휘하고요.
소비자들의 유입 채널 패턴에 따라 콘텐츠를 구분해 보는 시도를 하는 것도, 소비자들의 심리를 파악하기 위한 각각의 노력을 해보는 것도 모두 '개인화'로 볼 수 있어요. 그런데 개인화라는 말 우리 익숙하게 듣죠? 마케팅에서는 거의 필수로 실행되고 있으니까요. 개인화가 필수가 된 이유 또한, 위에서 말하는 '꿰뚫어 보기'와 같아요.
우리 이성을 만날 때를 생각해 봐요. 다음 행동이 예상이 되는 사람과, 행동을 예측할 수 없는 사람 중 어느 쪽에 더 매력을 잘 느끼게 될까요? 내가 A라고 생각한 행동을 그대로 하는 사람과, A라고 생각했지만 B, C, D를 보여주는 사람. 전자의 경우 '그럼 그렇지 나는 다 알고 있었어'가 될 확률이 높고 후자의 경우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어? 얘 봐라? 앞으로는 어떻게 할지 궁금해지는데?'로 이어질 확률이 커요. 상대에게 호기심을 유발하고, 계속 생각나게 하고, 알아가고 싶게 만드는 이미지를 만들어내죠.
이 모든 방법론들 즉, 우리가 온라인에서 수없이 찾아보고 알게 된 너쳐링 이론들. 제일 효과적으로 우리가 소비자(이성)에게 잘 보이기 위한 수단이니까요. 채널별로 다른 너쳐링 이메일이든, 문자든, 콜 스크립트 등. 개인화를 시도하려고 하는 모든 행동들의 기본은 '예측할 수 없는 것들'인 거죠. 그래야 우리를 더 궁금해할 테니까요. 얼마든지 예측할 수 있는 GPT나 제미나이, 클로드가 뽑아주는 정형화된 콘텐츠 패턴이 아니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