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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영 Mar 13. 2022

"어? 방금 뭐라고 했어? 진짜 못 들었어"

디자인과 심리학 : 14. 선택적 주의

선택적 주의(Selective Attention) : 뇌는 지금 필요하거나 중요한 정보만 선택적으로 읽고 처리하며, 그 외 다른 자극들을 무시할 수 있다.


순간적으로 무언가에 깊게 몰입해 본 경험이 있는지 한 번 떠올려보자. 너무 거창한 것일 필요는 없다.


길을 걷다 정말 멋진 이성을 마주쳤을 때
운동할 때 거울을 보며 자세를 바로잡을 때
흥미로운 책을 읽을 때
몰입감 넘치는 영화를 볼 때
...


이럴 때 우린 자연스럽게 주변의 수많은 자극들을 무시할 수 있게 된다. 너무 집중한 나머지, 옆에서 건네는 말을 듣지 못하는 상황도 이럴 때 발생한다.


우리는 지금 몰입을 하고 있는 주체가 나에게 중요한 거라는 걸 스스로 알고 있다. 근데 내 앞에 놓인 무언가가 중요하거나 필요한 것인지 쉽게 판단할 수 없을 땐 어떨까? 이 글을 읽어 내려가는 것처럼 말이다.


이땐 각종 자극에 주의를 빼앗기기 쉬운 상태가 된다. 배너에 뜬 카톡 알림, 옆에서 부르는 소리 같은 자극에 말이다. 그래서 글을 쓸 때도 이러한 사람의 인지 과정을 고려해야 한다.


새로운 글을 읽는 건,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것과 같다. 이 글의 다음 내용이 궁금해지지 않거나 필요한 정보가 담겨있을지 예상할 수 없다면, 독자의 집중력은 끊임없이 저하되다 결국 끝까지 읽기를 포기해버릴 수 있다. 첫 단락에서 주의를 이끌지 못한다면, 그리고 다음 단락에서 주의를 이끌지 못한다면, 독자가 끝까지 읽을 확률은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질 것이다.(끝까지 읽고 싶은 글을 쓰는 건 여전히 어렵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나올 장면들이 기대되지 않고 내 궁금증을 유발하지 않는다면, 다른 자극들(딴생각, 주변의 소리, 불편한 자세)에 노출되기 시작한다. 그래서 잘 만들어진 영화는 계속해서 떡밥을 던지고 호기심을 유발하며 관객들을 몰입시킨다.


그렇다면 온라인에서는 어떨까?


잘 만들어진 웹 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은 우리가 선택적 집중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도와준다. 아래 예시를 보자.


애플과 핀터레스트의 웹 사이트


애플의 신제품 소개 페이지를 방문해보신 분들은  것이다. 큼직큼직한 폰트와 시선을 끄는 이미지 그리고 애니메이션 효과는, 계속해서 스크롤을 아래로 내리고 싶게 만든다. 새로운 기능은 쉽게 주목을 받지만,   기술적인 설명이나 수치 상으로 적힌 업그레이드된 사항들은 자칫 지루하고 어렵게 느껴질  있다. 하지만 애플은 이렇게 재치 있는 방식으로 고객이 끝까지 집중할  있게 만들었다.


핀터레스트의 페이지 레이아웃은 독특하다. 단순히 격자 식의 레이아웃을 사용하는 대신, 요소마다 높이가 다른 불규칙적 레이아웃을 사용했다. 사람들은 레퍼런스를 찾기 위해 핀터레스트에서 많은 자료들을 찾아보곤 하는데, 그 과정은 지루하고 피로할 수 있다. 핀터레스트는 이러한 레이아웃 배치를 통해, 시선을 점점 아래로 이끌어갈 수 있게 함과 동시에 많은 정보를 개별적으로 인식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유저가 계속해서 집중할 수 있게 만들었다.


"어? 방금 뭐라고 했어? 진짜 못 들었어. 근데 이거 봐봐. 애플 완전 대박이지 않아? 진짜 사고 싶다"



고객이 우리 제품에 몰입하고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꼭 알고 있어야 하는 인지 심리학 정보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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