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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수훈의 파란도시 May 09. 2021

강수훈이 본 암호화폐

전남일보 정치칼럼 '당명떼고 정책배틀'

전 세계적으로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투자가 편리하고 단기간에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점 등으로 인해 특히 젊은 층의 관심을 한 데 받으며 세계적 추세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무분별한 화폐의 난립으로 인한 시장 질서 파괴와 극단적인 등락률로 인한 폐해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면서 정부의 규제 움직임도 포착됐다. 투자와 투기 사이를 위태롭게 넘나드는 암호화폐에 대한 강수훈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 정책실장의 시각은 어떨까. 그가 파악한 문제점과 개선책을 들어봤다.   


 





강수훈의 문제 분석     


더불어민주당은 가상자산 관련 대응 주체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정치는 미래 세대를 위한 것이고, 미래를 향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논의가 단순히 꼬인 민심 달래기나 2030의 눈치를 보는 차원에서 접근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가상자산은 근대 금융시스템의 위기 속에서 탈중앙화를 외치면서 등장한 혁명의 씨앗이고, 소수 금융기관의 독점 지배로부터 탈피해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개인 간의 네트워크다. 대한민국 하루 거래 규모는 20조원이 넘고, 국내 참여자만 400만명에 육박한다. 코스피의 하루 전체 거래 대금을 추월했다.    

 

무엇이 가상자산 광풍을 만들었을까. 먼저 세계적인 추세다. 가상자산에 대한 안전성과 투자자산에 대한 신뢰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가 나스닥에 상장됐고, 캐나다에서도 관련 펀드가 상장됐다. 테슬라나 페이팔 같은 글로벌 업체들은 결제 수단으로 인정했다.     


두 번째는 경제 저성장의 지속이다. 코로나19로 일자리가 위협받고, 주택난은 더 심해졌다. 목돈이 없어 공모주 청약에 참여하지 못하고, 부동산 투자도 할 수 없는 사람 중 상당수가 가상자산으로 눈을 돌렸다. 불로소득이 노동소득을 압도하고, 근본적인 능력주의가 훼손되면서 땀의 가치는 초라해졌다.   

  

세 번째는 경제 관료에 대한 불신이다. 국민은 출세지향주의와 집단 무기력증에 빠진 경제관료들이 수차례 부동산 정책을 바꾸는 과정을 보면서 그들이 얼마나 무능한지 확인했다. LH 사태를 보면서 엄청난 박탈감을 느꼈다.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전문가 행세를 하면서 국민을 가르치려 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암호화폐는 투기이며 어른들이 이것을 이야기해줘야 한다"고 했다. 위험한 발상이다. 은 위원장은 훈계에 앞서 미래세대가 왜 가상자산에 투자하는지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문제가 된다고 해서 규제와 방관만이 능사는 아니다. 게임도 문화가 될 수 있고, 타투도 예술이 될 수 있다. 우리는 새로운 세상을 맞이하고 있다. 가상자산을 대하는 낡은 태도를 버리고, 다가올 미래를 제대로 준비하자.







강수훈의 해법     


가상자산 허용에 대해 찬성론과 신중론이 교차하고 있다. 가상자산 정책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전면적으로 활성화하자는 입장과 적절한 규제 관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구분된다. 결국 세계적인 흐름에 뒤처지지 않되, 대한민국의 상황과 어떻게 접목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이제 가상자산은 현실이다. 그런데도 가장 혼란스러운 것은 제대로 된 체계와 질서가 없다는 것이다. 정부와 여당은 가상자산의 등장으로 인해 기존의 통화와 금융 생태계에 가져올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가상자산에 기반한 변화 가능성을 토대로 사회 전 영역에 걸친 제도적 틀을 정비하는 입법적 대응을 해야 한다. 

    

정부는 과열되는 가상자산 시장 속 불법행위와 사기 피해 확산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가격 차이를 노리고 차익 거래를 시도하는 집단과 가상자산을 통해 불법 자금 세탁을 하려는 세력에 대해 단호하게 규제할 필요가 있다.     


'가상자산 투자를 조심해야 하고, 투기하면 망한다'는 원론적인 이야기는 누구든 할 수 있다. 미국이나 일본 등은 가상자산을 금융상품으로 보고 법령을 통해 투자자를 보호한다. 대한민국도 정상적인 가상자산 생태계 형성을 위해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적극적인 제도 검토 등 긴밀한 대처가 요구된다.  

   

필요하다면 싱가폴이 중앙은행에서 가상화폐거래소를 운영하면서 토큰 발행을 제도화한 것처럼 정부 차원의 중앙가상통화 거래소를 설치하는 방안도 고민해볼 수 있다. 가상자산 산업을 양성하는 방향으로 정책 기조를 유지할 때 비로소 가상자산 기술인 블록체인도 활성화될 것이다.     


'낡은 지도만 따라가면 신대륙을 볼 수 없다'는 콜럼버스의 명언은 500년이 지난 지금도 유효하다. 세계적인 경제 변화에 대한 적응이 늦을수록 우리의 기회는 줄어들고 위기의 심각성은 커질 것이다. 블록체인에 기반한 파괴적인 혁신기술인 가상자산은 이미 변화된 현재다. 주춤거리며 눈치 볼 때가 아니다. 완전히 달라진 현실 속에서 과감하게 대응할 수 있는 용기와 결단이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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