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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수훈의 파란도시 Jun 22. 2021

초과세수 33조원,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강수훈의 문제분석      


“대한민국, 역대급 세수 풍년 기록!” 최근 몇 년간 결산시즌이 되면 어김없이 보게되는 보도 타이틀이다. 제목만 보면 정부가 세금을 더 많이 걷었거나 남는 돈이 생겼다는 느낌을 준다.     


정확한 이해를 위해서 다음의 두 문장을 비교해보자. “지난해에 비해서 33조원이 더 걷히면서 역대급 초과세수를 기록했다”, “지난해에 예산을 예상했던 것보다 33조원이 더 많이 확보되서 역대급 초과세수를 기록했다” 비슷한 것 같지만, 다른 문장이다.   





   

초과세수란 계획했던 것보다 초과한 세금을 말한다. 결국 처음부터 예산을 적게 잡으면 같은 세금이 걷히더라도 초과세수가 되고, 많이 잡으면 세수가 부족하게 된다. 납부하지 않아도 되는 돈을 납부하도록 유도한 것도 아니다. 그래서 초과세수를 보다 정확하게 표현한 것은 두 번째 문장이 되는 것이고, 초과세수를 있지도 않은 돈이 갑자기 생긴 것으로 해석해서도 안되는 것이다.      


결국 앞서 정의한 초과세수 내용을 토대로 이번 주제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원래 걷혀야 될 세금인 33조원을 제 시기에 정상적으로 걷었는데,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번 초과세수는 상당부분 수출 호황 등 기업 실적 개선으로 발생했다고는 하지만, 이 역시 코로나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국민의 아픔, 고통, 희생으로 이뤄진 성과라고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올해 초과세수 33조원은 코로나로 인한 역대 유례없던 위기를 극복하는데 사용되어야 한다. 코로나 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고, 여전히 국가적으로 엄중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이 시기에는 경제 회복과 함께 코로나로 인한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하는 노력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 IMF 역시 코로나 팬데믹이 전체적으로 불평등을 증가시켰지만 긴축재정은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고, 확장재정은 불평등 악화를 완화시켰다는 통계를 발표하며, 대한민국 재정 계획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했다.     


우리는 불평등이 심화되고 저성장이 고착화되는 시대적 상황에서 더불어 잘살고 역동적으로 성장하는 혁신적인 모멘텀을 만들어내야 한다. 초과세수 활용으로 한국 경제에는 활력을 주고, 국민에게는 따뜻한 온기가 돌게 되기를 기대한다. 








강수훈의 해법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서 모든 사람이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코로나로 인한 피해가 모든 사람에게 고르지는 않다. 재난은 누구에게나 평범하지 않다. 역설적으로 재난은 사람을 가장 많이 차별한다. 실제 K-자형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K-자형 양극화는 경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수출 기업이나 대기업 위주로,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대면서비스업과 저소득층에 코로나19 타격이 집중되면서 양극화는 심화되고 있다. 자산격차, 소득격차에 더해 교육격차까지 불평등이 고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른바 K-자형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 경제의 회복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낙수효과는 약해서 지금 수출이 잘 된다고 내수가 따라오지 않는 구조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재정지출 확대는 필수다. 현재는 코로나 위기 극복에 집중하고 있지만, 코로나 이전부터 이미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던 비정규직과 취약한 일자리는 코로나 이후 더욱 증가하게 될 것이고, 소득불평등 문제도 보다 심각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재정정책은 ‘모두를 위한 미래’로 대전환해야 하고, 이번 초과세수 33조원 역시 포용 예산, 소득재분배 예산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단순하게 재난지원금으로 결론낼 것이 아니라, 국내 고용유지와 세계 경제를 선도하는 있는 미래먹거리 발굴을 위한 전폭적인 예산지원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일자리를 잃을 경우 지출해야 할 복지 비용 등을 감안하면 고용 유지에 쓰는 돈은 결코 헛돈이 아니라 오히려 비용을 줄이고 미래를 대비하는 생산적 투자가 될 수 있다.      






매사에 돈을 쓸 때는 ‘어디에 쓰는가’ 못지않게 ‘어느 타이밍에 쓰는가’도 중요하다. 정부에서 쓰여지는 예산 역시 마찬가지다. 각종 지원은 적기에 제공되어야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2021년 올해와 2022년 내년에 백신 접종 확대에 따른 노마스크 시기에 확장될 산업, 코로나 이후 도시환경의 변화를 위해서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      


고용불안정을 비롯한 불평등 해소에 집중하고, 디지털·그린 경제 패러다임의 급진전 속에서 미래 성장 산업의 혁신 역량과 생태계 강화를 위한 인프라를 신속하게 마련해줘야 한다. 지금이 코로나로 인한 경제적 충격을 조기에 극복하고, 한국경제를 한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일부에서 초과세수 33조원을 채무상환에 써야한다는 의견이 있지만, 빚을 갚는 것이 사람의 품위보다 우선되어서는 안된다. 그 무엇보다 ‘사람이 먼저’다.



전남일보 '당명떼고 정책배틀' 2021.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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