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맨오브피스 Oct 27. 2024

올밴 서비스의 UX가 훌륭하다

대만 여행 준비를 하면서 "집에서 공항까지 어떻게 가야 할까?"라는 문제가 있었다. 보통이라면 리무진 버스를 탔겠지만 시간대가 애매해 택시가 필요했다. 이른 아침에는 택시가 안 잡힐 가능성이 높기에 예약을 하기로 했다.


별생각 없이 카카오T를 뒤적거리다 뭔가 새로운 서비스를 써보고 싶었다. 구글에 '김포공항 택시 예약'이라고 검색하니 올밴(AllVAN)이라는 서비스가 등장했다. 들어가니 내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콜밴 / 콜택시'라는 텍스트와 '공항 갈 때, 올 때'이라고 적힌 이미지였다. 나에게 딱 필요한 서비스니 눌러봤다.


일단 회원가입을 강제하지 않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문자 인증만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 안내에 따라 출발지(자택), 공항정보, 출발 날짜, 비행기 시간, 항공편 정보를 입력 후 제출했다. 제출하고 나니 나의 카카오톡으로 여러 기사님들의 견적이 날아왔다. 그중 마음에 드는 기사님을 고르면 예약되는 시스템이었다.


여러 기사님들 견적에서 보이는 차별화 포인트들이 흥미로웠다. 가격은 어차피 거기서 거기였고, 차의 종류도 그다지 신경 쓰이지 않았다(공항까지 제시간에 도착하기만 하면 되니까). 개인적으로 차별화 포인트는 리뷰의 숫자와 '비흡연'이라는 키워드였다. 아내와 함께 가는 것이니 안전하고 쾌적한 차량이었으면 했는데, 비흡연이라고 쓰여있으면 왠지 더 그럴 것 같은 느낌이 있었다. 다른 기사님들이 흡연을 하는지 안 하는지는 모르지만, 이왕이면 비흡연이라고 쓰여있는 걸 고르게 되었다.


앱의 역할은 거기까지였다. 예약이 완료되면 기사님이 나의 휴대폰 번호로 전화를 걸어주시고, 논의하면서 일정을 맞추면 된다. 앱에서 기본적인 내용을 입력했기 때문에 자잘한 디테일과 결제 방법만 정하면 됐다(나는 계좌이체로 했다). 추가로 마음에 든 것은 기사님이 문자로 차량의 외관과 내부 사진을 보내주셨다는 점이다. 딱히 의심했던 것은 아니지만 괜히 더 안심감이 들었다.


모든 것을 앱에서 해결하는 것보다 기사님과 전화와 문자로 결정하는 경험도 나쁘지 않았다. 약간 번거로울 수는 있어도, 공항 가는 택시야 어차피 자주 쓰는 것도 아니니까. 게다가 사람과 정하면 내게 필요한 내용을 좀 더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공항 택시는 간편한 예약보다는 확실함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비행기 시간이 걸려있으므로), 약간 번거로워도 단순 정확한 편이 더 알맞은 UX가 아닐까 싶다.


한 가지 개선점을 생각해 보면, 예약 과정에서 항공편 정보를 입력할 때 '지금은 몰라요'라는 선택지가 있으면 중간 이탈자 수를 줄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어차피 예약 후 기사님과 소통을 해야 하니, 항공편명이 꼭 필요하다면 소통 단계에서 전달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개선점 부분은 사소한 부분이었으며, 오랜만에 꼭 마음에 드는 UX를 경험해서 기분이 좋았다. 가격도 카카오T보다 3천 원 정도 저렴했고, 기사님과 차 사진을 보면서 고를 수 있으니 다음에도 안 쓸 이유가 없다.

작가의 이전글 완벽한 계획보다는 괜찮은 계획의 반복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