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신호등에 맞춰
메마른 낙엽 하나
내 발 밑에 바스락
초록 신호등에 맞춰
멈췄던 걸음마다
손목시계는 째깍
바람 지나고 낙엽 나리고
시간 흐르고 빛이 꺼지는
오묘한 숲 속에
가만히 멈춰 있는 건
아무것도 ( )
신발 헤지고 옷 늘어지고
차는 녹슬고 건물 무너지는
삐걱이는 도심에
멀쩡히 버티고 있는 건
아무것도 ( )
가장 간사한 것이 사람,마음
가장 냉정한 것은 사랑,마음
가장 연약한 것도 사람,사랑
하지만
혹시 모르는 것 또한 ( )
노란 신호등에 맞춰
동動과 정停의 찰나
갈피를 못잡고 휘청
빨간 신호등에 맞춰
부서진 낙엽 하나
멈췄던 시계를 째깍
한 발을 내딛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