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전쟁터
환한 극장에 어둠이 내리면
바다에 들어온 듯 고요해지고
까만 무대에 조명이 켜지면
별비가 내리는 듯 반짝거린다
무대 위에선 거센 파도가 치고
활을 든 영웅이 바람을 가르지만
무대 뒤에선 거센 파도를 위해
검정 옷의 졸개가 바람을 가른다
콰과광 쿵 두두둥 탁
스르륵 착 지이잉 턱
무대 위의 환한 별들은
무대 뒤 전쟁의 이데아
무대 위 불이 꺼지고
극장을 채우는 박수만이
나를 위한 안도의 숨소리
무대를 비추던 별들이 저무면
관객들의 환호가 차가운 어둠을 지우고
다시금 극장에 불들이 켜지면
내 맘 속 환호가 오늘을 지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