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근황
아빠가 많이 편찮으시다. 아니 너무 아프시다.
아빠는 골육종 이라는 희귀하고도 희귀한 암과 4년째 싸우는 중이시다.
최근 상황이 무척 안좋아지셔서 응급실에 입원하셨었습니다.
면역수치가 많이 떨어지셨었고, 가족들은 암의 치료를 위한 치료나 혹 더 안좋아졌을시 산소호흡기등 연명치료를 하지 않겠다고 이야기했었습니다.
해당 병원의 어떤 의사분은 몇시간뒤면 숨을 거두실수도 있을거다 라고 이야기하실정도로 상황이 안좋았었습니다. 심지어 임종면회까지 시켜줬었다. 그러나, 임종은 당장은 아니었다.
당시에는 면역수치가 떨어져있어 1인실에 입원해있다가 다행히 2주정도가 지난 지금 아빠의 상태는 그 때 보다는 나으나, 여전히 온몸의 암세포 그리고 허리를 주로 공격하는 암성통증 때문에 몰핀을 투여받고 계십니다.
입원해계신 상황에서 제대로 식사도 못하시고, 영양수액과 몰핀으로만 하루하루를 보내고 계십니다. 나름 살집이 있으셨던 아빠였으나, 먹지도 못한채로 말라만 가는 모습을 볼 때 마다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의식도 있지만, 몰핀에 취해 하루중 상당히 많은 시간을 눈을 감고 계시고, 가끔 대화만 하시는 아빠를 볼 때마다 마음이 너무 안좋네요.
여전히 여명이 얼마 남지 않은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지요.
어떻게든 아빠를 살려보겠다고, 첫 골육종 발병했을때부터 수술하고 항암치료 받고 그리고 더이상 쓸 약이 없다고 전달받았을때부터 이병원 저병원 알아보며 가능한 치료들이 있는지 찾던 저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실이기도 합니다.
최근 4-5개월전만해도 그래도 걸어도 다니시고 운전도하고 출근도 하셨던 아빠가 이렇게 한순간에 안좋아지는것을 보며 참 마음이 착잡하네요.
새삼 느끼는것이지만 인생의 슬럼프는 누구나 겪는다고 하지만, 수 많은 슬럼프를 경험해봤지만, 이번의 슬럼프는 과연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마음이 어렵습니다.
최근 아빠가 혹시 하늘나라 가게 되면, 모실 봉안당들도 다녀와보고 있는데, 여길 가는 마음이 너무 착잡하고 안쓰럽더라구요. 늘 내 곁에 있을것만 같았고, 100세 시대에 이제 60중반이신분이 이렇게 가신다는게 참 착잡합니다. 더 잘해드리고 싶었고, 아직 내가 보여주지 못한것들도 많아 미안함이 많은 아빠이기에 더욱 그러하네요.
하늘나라에서는 자유롭게 다니시겠지만, 봉안당이란, 봉안함이란, 유골함이란 곳 그 안에 계실 아빠의 모습을 상상한다면 요 몇달 내내 병실 혹은 방안에서만 거동이 어려워 계셔야 했던 아빠의 모습을 생각하면 참 마음이 아픕니다.
하나님께서는 각자가 감당할만큼의 고난을 삶에 주신다고 했는데, 솔직히 지금의 고난을 내가 감당할 수 있을지 정말 두렵고 무서운 상황입니다. 사실 저 개인적으로는 늘 열심히 살고, 잘 하고싶은 마음이 나 자신보다도 가족을 위한게 컸던만큼 그 가족의 굉장히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아빠의 부재는 저 자신의 삶의 이유가 사라지게 만드는 상황이 아닐까.. 하는 염려도 크게 드네요.
그 과정속에서 엄마도, 누나도, 저도 많이 무너지는것을 보면서 참.. 마음이 많이 어려운 하루 하루를 '살아내고' 있습니다.
사실 이런걸 보면서, 가장 중요한건 역시나 건강이구나 라는 생각도 들어 개인의 건강도 더 챙기려고 노력을 해보고도 있습니다. 아빠의 젊은 시절과 젊은시절의 암 투병, 그리고 지금의 암 투병 과정들을 봐오면서 무엇이 암을 만드는지 명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비슷한 길을 걸어가면 안되겠구나 라는 생각도 들면서요.
삶의 이유가 크게 흔들리다보니 사실 삶의 재미도 많이 떨어지는것 같습니다. 한편으론, 부모가 돌아가시면 평생을 그리워하고 슬퍼할 수 밖에 없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과연 내가 그 슬픔을 이고 살 수 있는 강인한 정신이 있는 사람일까? 라는 질문도 스스로에게 던져보게 되구요.
개인적으로 아빠의 아픔이 더욱 크게 느껴지는 이유는, 아빠는 젊은 시절 내내 그 스스로를 위해 살아본적이 없으시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아빠는 늘 엄마 그리고 외할머니 그리고 자식들을 위해서만을 사셨다보니 자신을 위해서 돈쓴것도, 즐기신것도 없는 삶을 꿋꿋히 살아내셨던것이죠... 이제 좀 즐기셔야하는데 아픔과 죽음이라는것을 앞두고 있다보니 자식으로서 참 이 마음이 너무 안쓰럽기도하고 감사하기도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미안함이 더욱 크게 느껴집니다.
하루하루를 아빠 간병과 혹 장례가 치뤄질경우 그 후에 어떤 일들을 해야하는지, 간병과 관련된 일 그리고 아빠와 관련된 일들을 생각하는데에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필요한 회사 업무들도 진행하면서요.
혹, 아빠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전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