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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겨울햇살 Jan 06. 2023

[30대의 자아찾기] 2022년을 정리하며

좋았던 일, 아쉬운 일

2023년의 새해가 밝은 지 며칠이 지났다. 늦은 감이 있지만 2022년의 나를 되새겨보고자 글을 써본다.

개인적으로 2022년은 처음 겪어보는 일들이 많아 내적으로도 외적으로도 힘들었던 한 해였다. 오죽했으면 한 해가 시작된지 얼마 되지 않았던 지난 봄부터 어서 2022년이 지나가 이 무게들이 다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그래서인지 한 해가 끝나가는 시점에 다다른 내 마음은 아쉬움보다 후련함이 컸다.      


좋았던 점     


첫 번째, 꾸준히 일했다.     

매일 출근하는 회사원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의 루틴을 정해 매일 고민을 하며 수업을 준비했고, 새롭게 들어오는 일들을 가능한 해내도록 노력했다. 크게 의욕적으로 나서서 일을 한 건 아니었지만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해낸 한 해였다. 이력으로 남길 거리도 몇 개 생겼고, 예전보다 일에 대한 자신감도 생겼다. 여전히 부족함을 느끼지만 예전보다 나아진 자신을 스스로 느낄 수 있었다.     


두 번째, 운전이 늘었다.     

자가로 매일 아이의 유치원 등하원을 하고 있다. 주차는 매일 기본 3번, 번잡한 시내를 낀 도로를 매일 지나가며 운전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사라졌다. 운전을 할 수 있어 교통이 불편한 수업 장소까지도 큰 어려움 없이 갔다 올 수 있었다. 여유가 생기면 운전을 해서 먼 거리의 미술관도 가고 영화를 보러 갈 때도 용이했다. 또 보고 싶은 책이 있으면 언제든 도서관을 갈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었다.        


세 번째, 나와 주변 사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나와 맞지 않는 사람들을 겪으며 내가 지금까지 가져왔던 생각, 나와 다른 사람들의 입장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던 시기였다. MBTI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사람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우울감과 상실감에 빠지는 날들 속, 타인에게 반응하는 나의 성향들을 반추하며 나와 다른 사람들의 언어를 이해하고자 많은 상념에 빠졌다. 모든 이에겐 자신만의 언어가 있다. 어떤 이에겐 말이 우선이고,  어떤 이에겐 행동이 말 이상의 것을 보여준다. 상대방의 한 면만 보고 판단을 내릴 때 다른 면에 있는 마음도 함께 봐야 함을 깨달았고, 더불어 나와 맞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꼈던 한 해였다.        


네 번째, 고양이를 좋아하게 됐다.     

나는 동물에 일절 관심 없는 사람이었다. 반려견을 키운 남편이 동물을 좋아하고 쓰다듬는 모습에 공감이 되지 않았고 남편을 닮아 동물을 좋아하는 아이에게 신기함을 느끼기도 했다. 그랬던 내가 고양이를 좋아하게 됐다. 우연히 아파트 단지에서 본 아기 고양이에게 마음을 뺏기고 나니 세상의 고양이들이 다 예뻐 보이기 시작했다. 덩달아 동물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아기 고양이 한 마리로 인해 나에게 다른 시야가 열렸다.  

         

아쉬운 점     


첫 번째, 꾸준히 글을 쓰지 못했다.      

글을 쓰는 것이 나에게 주는 큰 의미를 깨달았지만 꾸준히 시간을 들여 글을 쓰지 못했다. 일과 일상의 경계가 모호한 프리랜서이자 주부의 삶은 필수적인 일을 제외한 일에 시간을 내기 쉽지 않다. 잠깐의 여유가 생기더라도 다른 일에 우선순위가 밀려나 글은 뒷전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새해에는 좀 더 목표를 정하고 꾸준히 글을 써야지 다짐해 본다.     


두 번째, 말을 참지 않았다.

항상 말이 문제다. 머리로는 지금 이 말을 해야 하는 타이밍이 아닌 걸 아는데 입과 손이 먼저 나선다. 말은 하지 않아서 보다 해서 손해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새해에는 말 한마디를 꺼낼 때도 상황과 주제에 맞게 시작해야겠단 생각을 한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또 새해에 단톡방에서 두서없이 말하고 있다. 에휴     


세 번째, 운동을 여전히 게을리했다.    

여전히 운동을 하지 않다. 부족이란 말이 무색하다. 아예 하지 않았으니까. 머리로는 항상 운동을 우선순위에 놓지만 몸은 움직이지 않는다. 새해에 또 적어도 스트레칭이라도 매일 하자고 다짐해 본다.      


네 번째, 아이에게 집중하지 못했다.

일에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를 잘 보살피지 않았다. 영상물을 자주 접하게 했고, 해줘도 먹지 않는다는 이유를 대며 대충 음식을 차려주는 날이 많았다. 연말에 아이의 유치원 엄마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내가 얼마나 신경 쓰지 않았는지 깨달았다. 새해에는 좀 더 아이와 시간을 많이 보내고 잘못된 일을 하지 않고, 좋은 걸 참을 수 있는 인내심을 길러주고자 한다. 그리고 잘 먹여서 쑥쑥 자라게 하는 것도 나의 새해 미션!          



힘들었지만 그래도 시간이 지나 다시 뒤를 돌아봤을 때 잃은 것보다 남아있는 것이 더 많았던 한해로 기억될 것이 분명한 2022년이었다. 즐거운 일로만 가득 찼으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나에게 생겼던 좋은 일들이 더 크게 남으리라 본다. 올해 좀 더 나에게 집중하고 우선순위를 실행하는 삶을 보내리라 다시 마음에 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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