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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 Jul 25. 2020

논문의 세계

등록금이 아까워서라도 내가 졸업하고 만다

나는 원래 '일하면서 공부하는 대학원생의 삶'에 대한 매거진을 만들어서 박사과정 수료까지 있었던 지난 2년의 기록을 남겨보려는 야심찬 의도(!!)를 가지고 브런치를 시작했었다. 그래서 내 나름대로 시간적 순서에 따라 차근차근 글을 쓰고 있었는데...  그마저도 휘몰아치는 일상 중에 잠시 손을 놓고 있던 중...


교수님께 연락이 왔다. 학위논문은 어떻게 할 것인지, 주제는 생각해본 적이 있는지, 지금 쓰고 있는 학술지 논문은 진행이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지 등... 물음표, 물음표로 마무리된 문장들이 가득한 메일을 보고 '아... 올 것이 왔구나...' 생각하며 현실감각을 일깨웠다. 그래서 며칠간 내 나름!! 진짜 논문을 열심히 써보려고 수차례 마음을 먹고 노력을 해보았으나. 매일, 매일이 제자리걸음.... 시도는 있었으나 결과물은 없었다.


그래서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조용....히 교수님께 연락을 안하고 버티고 있었는데 한 달 뒤, 또 연락이 왔다. ‘이제 대학원은 종강도 했고 해서 여유가 더 생겨서 너를 좀 만나서 논문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는데 다음주 중에 언제 올 수 있겠니. 그리고 지금 쓰고 있는 것은 어느 정도 했니?’ 등. 사실 이렇게 챙겨주시는 교수님이 계신 것만으로도 나는 정말 복이 많은 사람이긴 한데 좋은 교수님 밑에 비루한 제자가 있어서... 정말 큰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도 그동안 천운과 나의 집념이 더해져 학술지 논문은 2편을 투고해서 다행히 심사를 통과, 박사학위논문을 쓰기 위한 자격 조건은 채웠다. (물론 그 과정에서도 우여곡절이 난무하였으나 그것은 후술하는 것으로....) 그래서 어떻게 보면 학위논문만 쓰면 짠! 하고 졸업하면 될 것 같지만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라는 두려움이 엄습한다.


그래서! 지금 이런 시기에 2년간의 대학원 생활을 돌아보는 글을 쓰는 것은 내게 큰 사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서(그것도 너무 심심하고 논문 쓰기 싫은 날 써보기는 하겠지만) 당분간은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의 내 일기를 가감 없이 이곳에 정리해보려고 한다. 우선 보는 사람이 있든 없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지만, 혹시라도 나처럼 논문을 쓰는 사람이 있다면 서로에게 힘이 되는(주로 한탄과 슬픔을 공유하겠지만...) 글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논문을 쓰는 것도 일종의 루틴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여기에 기록하는 것을 내 루틴으로 삼아볼까 한다. 매일 내가 얼마나 공부했고, 무엇이 아직 부족한지 등등을 기록하면서 나를 돌아보는 기능 역시 할 수 있다면 이 또한 유의미한 기록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여기까지 와서 포기할 수는 없다. 대학원에 내가 들인 시간과 등록금, 내 건강과 청춘이 있지 않은가. 꼭 학위논문을 써서 졸업하고야 말겠다. 



그나저나 아침부터 브런치와 논문이 함께 하는 이 묘하고 아름다운 풍경이라니. 인생이란 참 아이러니하다. 뭐가 되었든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도록!! 노력해보자. 파이팅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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