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이 사라졌다.
종종 있는 일이지만
오늘은 좀 심각한 상황이었다.
지인 부부와 동해 바닷가로 놀러 와서 하루 투어를 마치고 저녁식사 겸 술자리를 즐겁게 했다.
펜션으로 들어와서 분위기를 이어가고자 맥주파티를 막 시작할 즈음,
내일 일정을 설명하려고 주머니에 넣어둔 핸드폰을 찾았는데... 안보였다.
가만있자 내 폰이,,, 식당?, 매점? 내차 안?
머릿속 기억을 더듬어봤는데
집히는 데가 없어서 얼른 나가서 내차부터 확인했다.
안보였다.
바로 저녁 먹은 식당에 전화했다.
없단다.
아......
차 시동을 걸고 맥주와 안주 샀던 매점으로 향했다.
아내가 따라나섰다.
"여기 핸드폰 없었는데요"
마지막으로 펜션 주차장부터 배정받은 방까지 걸었던 길을 따라 조심조심 더듬었다.
안보였다.
카드분실 신고부터
찍었던 사진, 저장된 각종 정보들이 망막 스크린으로 휘리리릭 지나갔다.
아, 머리 아파
아내의 날카로운 한마디가 들려왔다.
"우짜노, 정신 좀 차리고 댕기세요!"
부채질 그만하셔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주차장에서
숙소까지 확인했는데 안보였다.
핸드폰 커버에 적어둔 아내 핸드폰번호로 습득한 분이 연락 주기를 기원하면서
지인 부부가 기다리고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찾았어요?"
"아뇨, 안 보이네요.
연락처를 적어놔서 습득한 분이
전화 주시겠지요.
맥주나 한잔 합시다"
지인 부인이 냉장고로 가서 맥주와 안주를 꺼냈다.
순간, 지인 부인이 말씀하셨다.
"이 폰은 누구 거예요?
싱크대옆 충전기에 핸드폰이 꽂혀있네요"
엥?
얼른 뛰어가서 확인하니
낯익은 폰이 날 노려보고 있었다.
아...
이 상태를 어떡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