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earbean Nov 13. 2020

누구 말을 들어야 하지?

이해관계자 분석을 통한 프로젝트 방향 정리


“매출 증진을 위해 DA(Display Ads)가 반드시 우선적으로 노출되었으면 해요.”
“메인 화면을 사용자가 우와하고 놀랄만한 UI로 개선해주세요.”
“지금의 서비스는 신규 사용자 유입에 불리한 것 같아요, 유입률을 늘릴 수 있는 UX설계가 필요합니다.”
“이번에 새롭게 개발한 AI 기술을 사용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새로운 기능을 제안해주세요.”


(제가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대부분의 디자인 에이전시에서는 프로젝트 킥오프 이후, 프로젝트의 방향과 목표 등을 명확히 알기 위해 해당 프로젝트의 책임자/관련 파트별 임직원/의사결정자와 인터뷰를 합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부서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들을 만나게 되며, 위의 대화 내용처럼 각 부서별로 서비스 외/내부적으로 개선하고자 하는 목표를 들을 수 있습니다.


서비스 내부적으로는 자신의 부서 입장에서 이뤄야 하는 지표 혹은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문제점 등을 얘기하고, 외부적으로는 그들의 입장에서 바라본 사용자들의 경험을 더 좋게 만들어달라 하죠.


우리는 평소에 해당 서비스 사용 경험 개선을 우선으로 디자인하지만, 사실 클라이언트의 의뢰를 받아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에이전시 입장에서는 그들을 만족시키는 것이 곧 프로젝트의 성공이자 추가 프로젝트 수주의 활로가 열리는 셈이기에 결국은 클라이언트의 니즈를 충족시켜야 합니다.


그래서 그들의 모든 니즈를 100% 반영하고 싶지만… 아쉽게도 우리에겐 늘 제한된 예산과 시간이 주어지기에 전달받은 니즈 중에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경우가 빈번합니다.


’성공적인 선택과 집중’을 위해선 프로젝트의 시작 단계에서 이해관계자들을 분석하여 이 프로젝트의 핵심 이해관계자는 누구며, 최종 의사결정권자와 그들 사이의 관계가 어떻게 되는지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프로젝트 중간에 누군가에게 “우리가 원하는 방향과는 살짝 다른 것 같아요.” 혹은 “생각한 것과는 많이 다른데요?”라는 말과 함께 다시 처음부터 해야 하는 불상사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죠…

(* 제가 디자인 에이전시에 속해있기에 에이전시를 중심으로 이야기했지만, 사실 에이전시뿐만 아니라 인하우스에서 프로젝트를 할 때도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대체 누가 핵심 이해관계자인지 이해관계자들의 관계와 각자의 영향력을 어떻게 파악해야 하는지가 궁금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해관계자들을 분석하는 방법을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이해관계자(Stakeholder)란 무엇인가?
2. 이해관계자 분석:이해관계자 지도(Stakeholder Map)
    - 이해관계자 지도란?
    - 이해관계자 목록 만들기
    - 규정하기
    - 클러스터링
3. 이해 관계자 분석 및 매핑의 이점
4. 마무리




이해관계자(Stakeholder)란 무엇인가?


영어로 이해관계자를 ‘Stakeholder [스테이크 홀더]’라고 하는데요.

스테이크 홀더..? 단어를 딱 들으면 뭔가… 무언가가 명확하게 연상되지 않아서 단어의 어원이 궁금해지지 않나요?

그래서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Stakeholder [스테이크 홀더]가 그냥 아 이런 어원을 가진 단어구나 하는 정도로 알아보고자 합니다.


Stakeholder에서 ‘stake’는 원래 도박판에서의 판돈을 의미하는데, 여기에 가지고 있다는 ‘holder’가 붙어, ‘판돈을 맡아 보관하면서 게임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하는 제3자’라는 뜻으로 쓰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도박 자체가 서로가 이해관계로 묶여 자웅을 가리는 판이라는 데서 파생되어, ’stake’가 ‘이해관계’를 의미하게 되었고, ‘stakeholder’라고 하면 직접적으로 내기에 참여하지 않는 제3자이지만, 내기 자체에 이해관계가 걸린 사람이라는 데에서 시작하여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사람, 즉 이해당사자‘로 발전하게 되어 최종적으로는 ‘의사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람’, 혹은 ’이 의사 결정에 영향을 받는 사람’을 의미하는 개념이 되었습니다.

(* 다른 어원으로는 미국 서부 개척시대에 땅에 막대(stake)를 박아 자기 땅을 표시하던 풍습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 있는데, 이를 포함한 자세한 어원은 아래의 링크를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https://www.etymonline.com/search?q=stake




이해관계자 분석: 이해관계자 지도(Stakeholder Map)


이해관계자 지도란?

이해관계자 지도(Stakeholder Map)는 제리 존슨(Gerry Johnson), 케빈 스콜스(Kevin Scholes), 리처드 위팅엄(Richard Wittingham)이 만들었으며 서비스의 이해관계자를 정의하고, 고려해야 할 역학 관계를 총체적으로 파악하여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이해관계자 분석 방법입니다.


이는 외부와 내부의 이해관계자가 프로젝트에 대한 각자의 역할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다른 사람들과 관계에 대한 세부사항을 인지하도록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분석을 통해 영향력이 강한 이해관계자들이 누군지 파악하고 그들을 프로젝트에 호의적으로 만들면, 그들은 그들의 영향력을 활용하여 다른 여러 이해관계자들에게 프로젝트에 도움이 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할 것입니다.



1. 이해 관계자 목록 만들기

뚜렷한 이해 관계자 리스트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 아래 질문에 맞춰서 목록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 프로젝트로부터 영향을 받는 사람은 누구인가?

이 프로젝트의 책임자는 누구인가?

이 프로젝트의 의사 결정자는 누구인가?

이 프로젝트를 지원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이 프로젝트를 방해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과거에 이런 종류의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람은 누구인가?


또한, 일반적으로 이해 관계자 목록은 다음 항목들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소비자, 사용자 또는 프로젝트의 수익자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팀 또는 조직

프로젝트 관리자

프로젝트를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스폰서

영향력 있는 단체 또는 조직



2. 규정하기

이해관계자들을 규정하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주어진 환경에 따라 방법을 변경하거나 추가할 수 있으며, 그중 가장 흔한 방법은 권력(Power)과 관심(Interest)에 따라 이해 관계자를 나누는 것이고 상황에 따라서는 권력(Power) 대신 영향력(Impact)으로, 관심(Interest)을 관여도(Involvement)로 변경할 수 있습니다.

추가로 이해관계자를 아래의 그룹별로 구분하려면 그들의 역할, 목표, 바램, 두려움 등을 포함한 이들의 지식이 필요합니다.


권력(Power):

조직 내에 이해 관계자들의 업무를 시킬 권한과 지시를 내릴 수 있는 정도를 나타냅니다.

권력은 조직도에 분명하게 나타나 있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파악될 수 있으나 직급이 높다고 해서 프로젝트에 영향력(Impact)이 강한 것은 결코 아닙니다.


+ 영향력(Impact):

프로젝트의 계획과 실행을 변경하는 데에 영향을 미치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물론 권력도 높고 영향력도 높은 사람이 가장 핵심 되는 인물임은 틀림없으나,  실제 프로젝트 도중에 계획을 변경하거나 실행을 조정하는 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은 직급이 중간급이면서 참여도가 아주 높고 실제 프로젝트를 직접 관리할 사람들이 되기도 합니다.


관심도(Interest):

프로젝트의 결과물에 대해 관심을 갖는 정도를 말하며, 관심을 많이 갖는다는 것은 그만큼 결과물을 사용하게 될 역할과 책임이 깊이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이 높은 이해관계자들은 프로젝트 팀원들이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과정과 결과물의 최종 형태에 매우 밀접하게 관여를 할 것입니다.


관여도(Involvement):

프로젝트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관여하는가 하는 정도를 말하며, 관여도가 높은 사람은 프로젝트의 대부분의 회의에 참석합니다.

관심도는 높은데 바쁘다는 이유 등으로 중요 회의에 거의 참석하지 않는(높은 관심도, 낮은 관여도) 이해관계자의 경우 프로젝트 중반을 넘어 결과물에 대해 변경 요구를 할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프로젝트 도중에 항상 정확한 의사소통관리가 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3. 클러스터링

규정된 이해관계자 리스트를 다듬고, 이들을 권력과 관심도 혹은 영향력과 관여도 등의 상관관계에 따라 4분면 위에 배치시켜 그들을 그룹으로 구분합니다.

Power-Interest Gird

하나 유용한 팁을 드리자면, 클러스터링을 진행할 때 아래의 사이트에서 이해관계자 지도 템플릿들을 제공하니 마음에 드시는 템플릿을 이용하면 심플하고 깔끔하게 정리하실 수 있습니다.

(무료로 이용하는 경우, Export 할 때 워터마크가 같이 포함되는 점이 좀 아쉽긴 합니다…)


https://online.visual-paradigm.com/diagrams/features/stakeholder-matrix-template/



4. 전략 수립하기

아래 나열된 각 4분면 그룹의 속성과 배치된 이해관계자들이 잘 맞는지 점검하고 수정할 부분이 있다면 재배치를 진행합니다.


영향력도 적고 관심도 적은 그룹(Monitor):

이들과 직접 의사소통하려고 너무 많은 시간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통해 프로젝트 진행 현황을 알려주는 정도면 충분할 것입니다.


영향력은 작지만 관심이 많은 그룹(Keep Informed):

이들과는 자주 대화하는 것이 좋은데, 특히 프로젝트 초기단계에 중요한 도움이 됩니다.

 중요한 결정 권한은 없지만 세부적인 기능과 전문성 면에서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으며 그들을 통해 다른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할 수도 있습니다.


영향력이 강하지만 관심이 적은 그룹(Keep Satisfied):

프로젝트에 깊게 관여하기는 싫어하지만, 이들은 의사결정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들이므로, 지속적으로 요약된 정보를 제공해 주고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여 Key Player으로서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리드해야 합니다.


영향력도 강하며 관심도 많은 그룹(Manage Closely):

이들은 한 마디로 Key Player입니다.

PM은 특히 이들에게 집중해야 하며 이들에게 전폭적인 도움을 요청하고 이들이 중요한 의사결정에 참여하도록 해야 합니다.


점검 후 배치에 대한 재조정을 마쳤다면 이제 각 분면에 자리 잡은 이해 관계자들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을 토의합니다.

예시)
누가 무엇에 대해 언제 알아야 하는가?
누구와 무엇에 대해 언제 의논해야 하는가?
누가 이해 관계자들과 메인으로 커뮤니케이션해야 하는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할 것인가?

그리고 내부적으로 토의한 후 전략이 수립된다면 구성원 모두와 공유한 뒤, 수정하고 그대로 이행하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이해관계자 분석은 민감한 내용이므로 이해관계자들에게 알려지지 않도록 철저히 대외비로 관리하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 이해 관계자 분석 및 매핑의 이점


이해관계자 분석을 통해 우선순위가 높은 이해관계자를 잘 식별하고 그의 의견과 영향력을 이용하면, 해당 프로젝트가 더 잘 성공할 수 있을 확률이 높아집니다.

무엇보다도 우리의 소중한 시간과 자원을 단순히 해당 프로젝트에 큰 관심이 없거나 영향력이 적은 사람들과 지나치게 소통하는 데 낭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이해 관계자 분석 결과 자료는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어떤 방식으로 관리해야 하는지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과정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마무리


오늘은 이해관계자 지도를 만들어 그들을 분석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이를 프로젝트의 시작 단계마다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지만 아마 대부분의 프로젝트에선 진지하게 이해관계자 분석하는 데에 시간을 쏟기 어려울 거라 생각됩니다.


시작하려는 프로젝트의 성격 / 규모 / 목표 등이 막중하고 클라이언트와의 좋은 관계가 유지되어야 한다면 하루쯤은 시간 내서 해보셨으면 하며, 그래도 만약 조금의 여유도 없을 것 같다면 기존에 계획하신 프로세스대로 일을 진행하다 관련 이슈가 생기거나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시점에 진행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의 모든 프로젝트 진행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참고

데이브 그레이, 『게임스토밍』, 정진호/강유선, 한빛미디어, 2010

Design Thinking: Stakeholder Maps, uxdict.io, 2016–12–16 작성, 2020–6–21 접속, https://uxdict.io/design-thinking-stakeholder-maps-6a68b0577064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