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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일리타임즈W Dec 16. 2020

[W렌즈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리 크리스마스 ②]

커밍 순! 방구석 영화관 크리스마스 추천작

들썩임 대신 차분함으로 한 해의 마지막을 바라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모두는 ‘메리 크리스마스’를 기다린다. 크리스마스가 주는 희망의 메시지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해 동안 응축된 집콕 노하우를 발휘해 소박하지만 따뜻하고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홈파티를 준비할 시간. 워라밸 전문 매체 <데일리타임즈W>가 준비한 파티 아이디어 몇 가지를 참고해도 좋을 것이다. 랜선으로 떠나는 크리스마스 여행지, 방구석 영화관 크리스마스 추천작, 크리스마스 스타일링 아이템, 테이블을 채워줄 추천 배달 음식까지 풍성하게 담았다. 


하루 확진자 수가 1000명대를 돌파하면서 정부가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경제와 국민의 건강, 경중을 따지기 어려운 중요한 두 가지 사안 사이의 복잡하게 얽힌 여러 이해관계를 쉬이 풀 순 없을 것이다. 지난 6일 이후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 시행과 함께 연말까지 모임은 없어야 한다고 강력히 권고하는 정부의 지침 아래 산타도 함부로 남의 집 굴뚝을 넘어갈 수 없게 됐다. 비대면 확대로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산타클로스를 화상 앱 ‘줌’으로 마주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인적 없는 썰렁한 거리가 예고된 유례없는 크리스마스. 잔잔한 감동이 있는 크리스마스 영화를 몰아보며 안전하고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맞이해 보는 건 어떨까? 크리스마스 감성이 듬뿍 베인 방구석 영화관의 추천작을 모았다.  


수십 년간 반복된 성촉절을 둘러싼 타임 루프 로맨스 고전물 <사랑의 블랙홀>. / 사진=네이버 영화

타임 루프 로맨스 고전물 <사랑의 블랙홀>

우리나라에서 <사랑의 블랙홀>로 알려진 이 영화의 원제는 <Groundhog Day>이다. 1993년 작으로 벌써 27년이 지난 고전에 속하는 영화이다. 남자 주인공 필 코너스(빌 머레이 분)는 자기중심적이고 시니컬한 TV 기상 통보관이다. 매년 2월 2일에 개최되는 성모마리아의 순결을 기념하는 ‘성촉절’ 취재차 펜실베니아의 한 마을에 방문했다가 잠을 자고 눈을 뜨면 어제와 똑같은 성촉절의 하루가 반복되는 삶을 사는 마법에 걸리게 된다. 

남자 주인공 필은 영화 초반에는 평소에 해보지 못한 온갖 방탕한 생활과 못된 행동을 이어가고 무한한 시간의 반복으로 인해 지쳐 자살을 시도하기도 하지만, 눈을 뜨면 똑같은 하루가 반복되긴 마찬가지다. 최소 수십 년의 세월을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살며 고통받던 주인공에게 선한 마음이 생기면서 여주인공 리타와의 사랑이 이어지게 되고, 고통의 타임 루프는 끝이 난다. 

영화 <사랑의 블랙홀>은 로맨스 영화이지만 타임 루프 즉 ‘동일 시간의 반복’이라는 판타지가 섞여 있어 진지한 주제를 위트 있게 풀어냈다는 평이다. 하루의 시작을 나타내는 빈티지 라디오 플립 시계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1001편’ 중 한 편으로 선정되기도 한 <사랑의 블랙홀>은 연인과 함께 잔잔하게 보기에 좋은 영화로도 추천한다. 


점성술사 오르테오와 우정을 통해 사랑하는 법을 배워가는 29살 노처녀 파니의 유쾌한 사랑찾기 영화. / 사진=네이버 영화

사랑을 원하는 솔로에게 위안이 되는 사랑스러운 영화 <파니 핑크>

영화 <파니 핑크>는 원제 <Nobody Loves Me>의 1994년작 독일 영화이다. 기자가 20대 때 우연히 본 이후로 인생 영화로 꼽는, 독특하지만 사랑스러움이 넘치는 강추 영화이다. 주인공 파니 핑크는 자의식이 강한 29살의 노처녀이다. 집, 직업, 친구 등 필요한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있지만, 정작 사랑할 남자가 없어 더 늙기 전에 사랑하는 사람을 빨리 찾아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린다. 누구도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 같다고 느끼던 파니는 운명의 남자 23을 만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며, 타인으로부터의 사랑을 통해 자신의 공허함과 외로움을 채우려고 한다. 어느 날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점성술사이자 동성애자인 오르페오와 친구가 되면서 파니는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성장하게 된다. 누군가는 말한다. <파니 핑크>는 사랑받기를 원하지만 사랑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을 위한 영화라고. "서른 살이 넘은 여자가 사랑에 빠지기란 히로시마 원자폭탄을 맞을 확률보다 낮다"는 여주인공의 독백은 지나치게 적절한 비유에 피식 웃음이 날 수도….  


짐 캐리와 케이트 윈즐릿의 연인 연기가 인상적이던 <이터널 션사인>. / 사진=네이버 영화

권태기를 느끼는 오래된 여인에게 추천하는 <이터널 션사인>

2005년 개봉 이후 극장가에 몇 차례 재개봉되며 아직도 뜨거운 사랑을 받는 로맨스 명작 <이터널 선샤인>. 한때 사랑하는 연인 사이로 분한 대표 할리우드 배우, 짐 캐리와 케이트 윈즐릿의 열연이 돋보였던 영화이다. 클레멘타인(케이트 윈즐릿)이 결별 후 자신의 기억을 지웠다는 사실을 안 조엘(짐 캐리)은 아픈 기억만을 지워준다는 라쿠나사를 찾아가 클레멘타인처럼 자신도 상대에 대한 기억을 지우려고 한다. 그러나 기억이 사라져갈수록 그녀와 함께한 행복했던 시간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다시 깨닫는 조엘은 지워지는 기억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기억이 지워지는 과정을 표현한 두 배우의 섬세한 연기도 일품이지만, 감독 미셸 공드리의 세련된 연출력도 돋보이는 영화이다. 한때 뜨거웠던 사랑을 뒤로한 채 미지근함이 주는 온도차에 먹먹함을 느끼고 있는 연인이라면 <이터널 션사인>을 추천한다. 


흑인과 백인, 성격이 전혀 다른 두 남자가 '그린 북'을 의존한 채 동행을 시작한다. / 사진=네이버 영화

인종을 초월한 우정을 다룬 감동 스토리 <그린 북>

2019년 개봉한 영화 <그린 북>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다. 196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교양과 우아함을 갖춘 천재 피아니스트이지만 흑인의 신분을 가지고 있는 돈 셜리(마허샬라 알리)와 백인이지만 입담과 주먹만 믿고 살아가던 토니 발레롱가(비고 모텐슨)의 인종을 초월한 우정을 다뤘다. 인종 차별이 만연했던 시절, 미국 전역에서 콘서트 요청을 받으며 명성을 떨치고 있는 돈 셜리가 위험하기로 소문난 미국 남부 투어 공연을 결심하면서 투어 기간 동안 자신의 보디가드 겸 운전기사로 토니를 고용한다. 거친 인생을 살아온 토니와 교양과 기품을 지키며 살아온 돈 셜리는 생각, 행동, 말투, 취향까지 모두 다르다. 이런 그들이 여행 안내서 ‘그린 북’에 의존해 특별한 남부 투어를 시작하게 된다. 그린 북은 1950년대 당시 흑인들이 이용 가능한 호텔, 레스토랑 등의 정보를 담은 흑인 전용 여행책을 말한다. 본인이 흑인이지만 그 당시 흑인들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서 흑인 사회로부터의 시선에서도 자유롭지 못했던 이방인 같던 돈 셜리와 이탈리아 이민자 출신으로 차별을 당하고 있으면서 흑인을 차별했던 토니의 변화가 감동을 선사한다.




데일리타임즈W 이예림 기자 dtnews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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