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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여해 Feb 09. 2022

윤석남 <소리 없이 외치다> 전시

여성들이 세계를 대면하는 방식


일민미술관에서 지난가을부터 2022년 2월 6일까지 열리고 있는 윤석남 작가의 전시를 놓칠 순 없다. <소리 없이 외치다>라는 제목으로 일민미술관 3층에 2021 IMA picks의 일환으로 전시가 열렸다.




고카츠 레이코, 이케다 시노부, 김혜신이라는 친구들의 초상화도 걸려있어 국경을 초월한 여성들의 연대와 우정에 대한 의지도 보여주고 있다. 예술을 감상하다 보면 참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고 느껴진다. 분명히 문자는 없지만, 언어의 한 형식이다. 2021년 작 친구들을 그린 초상화 그림을 보면 이 친구들에 대한 애정이 언어로 내게 전달된다. 




2021년 <그린룸 Green room> 설치 작품이 있다. 반복되는 도상들로 벽을 꾸미고 바닥엔 구슬들이 있다. 여성 안에 차곡차곡 쌓이는 세월을 거슬러 오른 이전 세대 여성들의 경험들이 아닐까. 아직은 작은 구슬의 형태로 응집되어있지만, 고귀한 경험들이며 하나도 빠트리면 안 될 것 같은 작고 소중한 무엇 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구슬들 하나하나가 연꽃으로 피어날 것 같은 느낌, 또는 구슬들이 뭉쳐서 하나의 큰 연꽃이 될 것 같은 느낌 아니면 구슬들이 이어지고 이어져서 연꽃도 이어지고 이어질 것 같은 느낌 등이 든다. 





<소리 없이 외치다>로 퉁쳐진 다양한 나무를 재료로 한 작품들이 그린룸 맞은편 벽을 차지하고 있다. 1992년부터 2009년까지의 작품들이다. 여성들이 세계를 대면하는 방식을 '소리 없이 외치고 있었다'로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여기서 특히 나무라는 재료가 주는 고요하고 평화로운 느낌이 담고 있는 메시지에 부드러움을 더해줘서 더욱 좋다. 





방 안에 또 방이 하나 더 있는데, 이곳에는 1982년 첫 개인전에 출품한 어머니 초상과 초기 유화 작품들이 있다. 그리고 윤석남 화백의 인터뷰가 스피커에서 소리로 흘러나오고 있어 조용하게 앉아 그림과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다. 윤석남 화백이라는 전설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들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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