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나의 해방일지
주식 배당금이 들어오는 4월도 다 지나간다. 사실 통장에 꽂히는 돈은 얼마 안되지만, 월 소득 기준으로 생각하면 나름 쏠쏠하다. 작아서 소중한 배당금 덕분에 인생 두번째 저축 목표 금액을 조금 빨리 달성했다. 평소 엑셀로 자산 총액을 정리해두고 들여다보곤 하는데 이놈에 맨 앞자리는 언제 바뀌나.. 찔끔찔끔.. 속도가 정말 더디다고만 생각했다. 근데 또 하다보니 어느새 앞자리가 바뀌긴 바뀐다 ^^
스무살 되자마자 엄마손 잡고 집 앞에 있는 하나은행 창구에서 첫 적금 계좌를 텄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월 10만원씩 5년 만기 2.4% 짜리 적금 상품이었다. 부모님께 용돈을 받았던터라 나름 양심을 챙기기 위해 학교를 다니는 4년 내내 주말 알바를 쉬지 않고 했다. 방학 때는 2-3주 여행 다니고 놀고, 일상 복귀하면 바로 알바를 시작할 수 있는 루틴을 만들어 생활했다. 나는 굉장히 계획적인 알바몬 중 하나였다. (J)
애슐리 주방, 호텔 연회장, 인쇄소 등 여행 자금 마련을 위한 단기알바부터 장어집, 지지고, 편의점, 치킨집 등 장기알바까지 웬만한 서비스직 아르바이트는 다 해봤다는 자부심이 들정도다. 가끔 술병나서 꾸역꾸역 손님들을 응대했던 기억도 많은데, 지금은 다 추억으로 남아있어서 좋다. 그때 그 시절 같은 느낌 ^^ 그렇게 한달에 10만원씩. 가끔 부모님, 친척들한테 받는 후한 용돈들이 있으면 '이건 내 용돈이 아니다’ 라는 마음으로 무조건 적금 계좌로 쑤셔넣었다. 그렇게 5년을 부으니까 원금 600만원하고도 200만원을 더한 금액을 모을 수 있었다. 학부 졸업 전에 잠깐 했던 인턴 월급까지 합치니 천만원 금방이었다. 지난 알바몬 생활을 크게 보상받는 느낌과 동시에 '돈은 이렇게 모으는거구나' 라는 값진 경험을 만들어낸 나의 20대 초중반 5년 // 매우 소중하고 아직도 대견대견하다.
생각해보니 이런건 블로그에 적합한 포스팅인데, 아는 사람들에게 오픈하고 싶지는 않은 내용이라 이렇게 브런치 공간을 빌려 기록을 남기고 있다. 브런치 잘 쓰지도 않으면서 또 이런건 신경쓰인다. 앞서 적은대로 올해 4월, 두번째 목표로 세웠던 저축 금액을 넘었다. 요즘 내적 안정감 오진다. 회사일 짜증날 때 ‘맞아 나 돈 많이 모았지’ 하면서 되도 않는 위안을 삼을 때도 많다. 이때다 싶어 공모전이나 부업을 좀 알아봐서 저축 가속도를 내고 싶기도 하면서도 내 인생을 너무 안챙기는 것 같다는 생각 사이에서 고민중이다. 차라리 돈을 좀 써보는 쪽으로 가져가서 내 취미생활을 좀 가져보고 싶기도 해서 말이다.
예를 들면, 요즘은 작곡 레슨에 관심이 많다. 어릴 때 그나마 피아노 치는 걸 좋아했는데 반주 같은거 제대로 배워보고 싶은? + 새벽감성 가사 쓰기? ㅎㅎ
+) 요즘은 '나의 해방일지'보면서 덩달아 인생에 진지해지는 중이다. (안그래도 진지충인데 큰일이다;;) 근데 드라마 작가들은 가끔보면 대단하다 싶다. 작가라는 이름으로 보통의 사람들의 삶을 절묘하게 관통하는 대사들을 아무렇지 않게 써낸다. 대사 한 문장이 사람들 마음을 움직이고 또 울린다. 이번 해방일지 드라마를 보면서 몇번을 뭉클했는지 모른다. 다른 사람의 삶을 살아보지 않고 그저 관찰하고 탐구하는 행위만으로 그 사람 삶에 뭔가 포인트를 만들어낸다는 것이 대단하다. respect :))
그래서 요즘은 나의 ‘해방’에 관심을 두고 있다. 갑갑한 마음에 퓨웅 하고 숨통 좀 트여줄 무언가를 찾아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