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행복한백꾸 Nov 07. 2021

단호하게 살면서 놓치게 되는 ‘진짜 나의 마음’


인생을 살다 보면 '단호하게' 무언가를 결정하는 순간들이 있다. 이번 사안은 뭔가 이성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느껴져서 내리는 결정인데, 사실 다 개소리고 그냥 얽히고 설킨 복잡한 마음 때문에 단호해진다. 나는 보통 사람과의 관계에서 감정이 요동치는 것을 통제할 수 없겠다는 판단이 들면 이성적으로 결정을 내리곤 한다. 뒤죽박죽 섞인 감정들을 들여다보는 시간들이 살짝 고통스러워서 그렇다.


결국 나한테 단호함이라는 태도는 진짜 내 마음을 회피하고 싶을 때 부리는 무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체념, 회피를 대신해주는.. 어감이 조금 더 나은 단어 같은 거 말이다.


그리고 다시 안정을 찾기 위해서는 항상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마음이 조금 괴로웠던 문제들을 덮을만한 새로운 자극, 경험들이 다시 나의 삶을 구성하기 시작하면 조금씩 괜찮아진다.


-


그리고 괜찮아지는 동안 생각한다.



분명 힘들지만,

단호하게 내린 결정이니까 버틸만하긴 하다고.


분명 아쉽지만,

단호하게 내린 결정이니까 그렇게까지 아쉽진 않다고.


분명 후회되지만,

단호하게 내린 결정이니까 다 타이밍이 있는 거라고.



사실은 정반대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 머리와 마음이 충돌하며 생기는 부작용이다.


-


며칠 전 여동생이 "언니는 스스로한테 몇 % 솔직하다고 생각해?"라고 물어서 “한 70%?”라고 대답했던 게 생각나는데,, 애초에 그 대답 자체가 솔직하지 못했던 것 같아 부끄럽다.



나는 몇 퍼센트. 뭐 이런걸 따지기보다는

스스로에게 솔직할 수 있는 방법부터 터득해야하는 사람인데 말이다.




작가의 이전글 나한테 집중하는 삶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