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결혼을 빨리 하고 싶은 1인이지만, 지금 가족과도 오래 살고 싶다. 별거 아닌 순간들로 이런 생각이 스쳤다.
어제는
집 앞에 새로 생긴 맥주집에서 부모님이 한잔 하고 있다길래, 옳다구나! 하고 후다닥 퇴근해서 합류했다. 근데 가게는 너무 시끄럽고 안주는 맛이 없고.. 한 30분? 1시간? 있었나 욕하면서 가게를 나왔다. 옆 테이블에 있던 사람들 발성 흉내 내며 집으로 돌아왔다.
”가족들이랑 가벼운 농담 주고받기“ 내가 제일 좋아하는 시간이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는, 출근 준비하면서 부엌 식탁을 봤는데 엄마가 까놓은 사과가 있었다. 갈변을 막기 위해 엄마는 늘 실리콘 재질의 뚜껑을 덮어 놓는다. 몇 개 집어, 입 안 가득 넣었는데 어찌나 달콤하던지.
또 홈트를 할 때마다 엄마가 인증 스티커를 붙여주는데, 늘 장난스러우면서도 친절한 말투로 “스티커 붙였어요~”라고 이야기하는 울 mom. 오늘도 그랬다. 그리고 그 말 한마디는 꼭 나를 사랑스러운 딸로 만들어준다. 3초 남짓이지만 마음 가득하게 뭔가 채워지는 느낌.
요즘 뭐든 다 미루면서 게을러져서 성취감 없는 내 인생이 좀 미워질 뻔했는데, 가족들과 함께한 따뜻한 시간을 인지한 덕분에 마음이 좀 가벼워졌다. 가족이랑 최대한 오래 살아야지.
독립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