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학습의 효율이 떨어지는 당신을 위한 해결책
온라인 라이프가 시작하면서 우리는 거의 떠밀리듯 어쩔 수 없이 비대면 생활을 시작했다. 언택트 업무부터 실시간 학습까지 모두 온라인으로 이뤄지고 있는 요즘, 말 못 할 고민을 안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집중력 부족” 온라인 강의를 켜놓고 다른 잡동사니들에 주의를 빼앗겨 다른 일을 동시에 하려 한다면 모두 공감할 것이다. (나만 해도 컴퓨터 화면을 3~4개로 분할해서 열어두는 헤비 멀티태스커이다;;) 이번 글에서는 한 번쯤 이런 고민을 가져봤던 사람들을 위해 당신이 집중하지 못하는 이유와 개인적으로 효과를 보았던, 또 비대면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 온라인 클래스 강사로서 효과를 보았던 솔루션들을 조금 정리해보려 한다.
WHY? & THEN HOW?
Why? (1) 우리는 스스로 시간을 관리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우리는 8살~19살의 12년간(초, 중, 고등학교 교육기간) 학교에서 정해준 시간표대로 수업에 참여하는 것에 익숙해져 왔다. 즉, 나에게 여유시간이 얼마나 있고, 내가 어떤 방식으로 이 시간을 활용할지에 대해 제대로 깊게 생각해 볼 일이 없었다는 것. 이것은 학교 밖 시간을 학원 등의 장소에서 (자, 타의로) 관리받았던 사람의 경우 조금 더 심해진다. 현실적이지만 슬픈 예시를 들어보자면,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의 멍한 눈을 보고 “학교 끝나고 뭐하니?”라고 물어본 적이 있다. 학생들의 대답은 1초의 망설임도 없었다. “학원가죠..” 그러면 나는 학원 안 가는 날은 남은 시간에 뭘 하냐고 물어본다. 대답은 “매일 가는데요”.. 물론 이런 학생들이 나때부터(12년도 수능 응시자) 있어왔지만, IT 테크놀로지로 인해 폭발적인 변화를 거듭하는 이 시대에, 특히 창의력과 융합학문 자세가 주목받고 있는 이 2020-2021년에 이런 올드한 방식으로 공부(당)하고 있는 학생들이 여전히 너무나 많다는 것이 씁쓸하다. 그리고 내가 그 학원이라는 곳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는 것도. (그래서 계속 학생들에게 나름의 교육철학을 외치고 있다..ㅎ)
Then How? (1) 시간 관리가 어렵고 스터디플래닝도 어렵다면 3단계 시간 활용 방법을 추천한다.
첫 번째, 주 5일 간격으로 공부계획을 짜되 체크리스트를 활용해라.
월~금의 공부계획을 짜고 주말은 비워두는 것을 추천한다. 주말은 Pass/Fail의 날이다. 지난 5일간의 체크리스트를 훑어보고 계획한 바를 모두 완료했다면, 주말엔 공부는 Pass! 놀 때는 제대로 놀아야 공부할 때 딴생각이 안 든다. 반대로 평일 공부가 제대로 체크되어있지 않다면 주말엔 Fail! 이번 주말은 못했던 공부를 마저 보충하는 날이다. 그리고 한 주를 마무리하는 일요일 저녁은 다가오는 새로운 주간의 플랜을 짜면서 마무리한다.
(S대와 K대에 나란히 합격한, 지금은 변호사인 공부 중독자 친척 언니가 나의 재수 당시 알려준 팁이다. 실제로 이 방법으로 시간관리를 했고, 주말에 쉬기 위해 계획했던 주중 공부를 완벽히 마쳤으며 세 달만에 목표 등급에 도달했다.)
두 번째, 쉬는 시간을 충분히 확보해라.
우리에겐 집중하는 시간과 쉬는 시간의 분리가 필요하다. 아무리 집중력이 높은 사람도 n시간 이상 같은 집중력을 발휘하긴 어렵다. 식사와 수면 시간 이외의 추가적인 쉬는 시간이 필요하며, 이 시간은 1시간이 넘으면 안 된다. 쉬는 시간이 끝나면 하던 일이 있더라도 바로 내려놓고 다시 책상 앞에, 컴퓨터 앞에 앉는다.
세 번째, 알람을 활용한다.
학교에는 종소리가 있듯, 쉬는 시간과 공부 시간을 나누었다면 각 시간의 시작과 끝에 알람을 맞춰 놓는다. 시간대에 맞게 다른 알람을 설정하는 것도 좋고, 특히 깜짝 놀랄 만큼 충격적인 소리의 알람을 추천한다.(특히 아이폰 굉음 알람;;) 조금은 가학적일지 몰라도 '아 c* 깜짝이야'라는 내적 비명과 함께 주의를 분산하는 데에 아아주 효과적이다. 개인적으로는 ‘온라인 수업 시작 15분 전’이나, ‘쉬는 시간 시작하기 5분 전’처럼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는 약간의 텀을 두고 세팅하는 것이 조금 더 효과적이었다.
Why? (2) 감시자가 없는 것도 익숙하지 않다.
앞선 1번에서 언급했던 것은 시간의 관리 측면이지만, 2번은 공간의 관리이다. 우리가 공부할 때 대개는 야간 자율학습시간에도 감독 선생님이 계셨고, 대학교 강의의 자습시간에도 조교분이 계셨었다. 그러니 아무도 보지 않는 나의 공간에서 조용히 컴퓨터 화면에 집중하자니, 사실상 우리를 부르는 악마의 유혹(유튜브, 페이스북, 검색엔진, 웹툰 etc...)을 떨치기 힘들다. 그렇게 시간을 쪼개 이런 유혹에 응하자니 당연히 학습은 안될 수밖에... 특히나 요즘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으면 카메라에는 보이지 않지만 선생들이 수업을 잘하는지(혹은 아이가 무엇을 공부하는지) 궁금해 옆에 앉아계신 어머님들도 아주 빈번하게 보인다. 학생의 시선이 정면이 아닌 측면을 자주 향하면서 표정 변화가 보이거나, 마이크가 켜진지 모르고 "아 왜.. 조용히 좀 해봐.. 다 들려..”라고 투정 부리는 학생의 말로 알 수 있다. 슬프게도 어머님들의 의도와는 달리, 옆에서 지키고 앉아있는 학생들의 집중도가 눈에 띄게 떨어지는 것도 아주 잘 보인다.
Then How? (2) 공간의 관리를 위해 학습공간을 분리해서 꾸며라. 이 공간 활용은 각자의 삶의 방식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객관적인 방법이랄 것이 없지만,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효과가 있었던 몇 가지를 소개하자면 이렇다.
첫 번째, '눈'이 그려져 있는 그림을 방에 걸어둬라.
스카이캐슬을 본 사람이라면 김주영 쓰앵님이 학생네 집을 방문해서 몬드리안의 그림을 걸으라고 했던 장면을 기억할 것이다. 이 그림이 집중력을 높여준다는 연구결과가 있어 교육열 높은 우리나라 어머님들의 스터디 방 인테리어용품 필수용품이 되었었다. 물론 이 방법도 좋지만, 만약 효과를 보지 못했다면 커다란 눈이 그려져 있는 커다란 그림을 방에 걸어보자. 한 심리학 실험에서 (해외) 대학교 카페테리아에 무인 과자 판매부스를 설치하고 얼마나 정직하게 비용을 지불하고 가져가는지 실험했다. 그 결과, 과자 판매부스 바로 위에 큰 꽃 그림이 걸려있을 때보다 큰 눈의 그림이 걸려있을 때, 내적으로 감시당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그리고 스스로 양심의 가책을 느껴서) 더욱 양심적으로 비용을 지불하고 물건을 가져갔다고 한다. 이 실험 결과가 흥미로워 학생 몇몇에게 사람의 눈이 크게 나온 사진을 책상 위에 두라고 선물했고, 실제로 '은근히 무섭다', '지켜보는 것 같다', '감시당하는 기분이다'라는 반응으로 공부에 집중이 잘 되는 기분이 든다는 피드백을 받기도 했다.(물론 별 반응 없었던 한 명도 있었다..^^;)
두 번째, 온라인 수업이 시작하면 방 문을 닫고 책상 위의 내 시선을 차단해라.
때 되면 밥은 먹고 하는 건지, 잠이 든 건 아닌지 걱정하시는 우리의 부모님께 죄송하지만 온라인 수업 도중에 과일을 갖다 주시거나 자꾸 먹을 것을 대령해주실 때 학생들의 집중도는 떨어진다. 그러니 당장 '수업 중 팻말' 혹은 '공부중 문패'를 검색해서 구매하거나, 비슷하게 만들어서 걸고 분리된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 수업 때는 강의 시작 전 일부러 큰 소리로 물어본다. "다들 문은 닫았니?")
그러나 공부할 만한 분리된 공간이 없는 경우도 더러 있다. 이 때는 책상 가림판을 구매하자. 코로나 가림판처럼 그런 투명한 것 말고, 불투명한 것을 추천한다. 최저가를 찾아보니 1200원부터 2500원까지 다양하게 있는 것 같다. 이게 번거롭고 미관상 보기 싫다면 내 시선을 막아줄 수 있는 화분 등의 오브제를 활용하는 것도 좋다.
이 문제가 오직 온라인 클래스를 수강해야 하는 초, 중, 고등학생이나 비대면 수업으로 대체된 강의를 들어야 하는 대학생들의 문제뿐만은 아닐 것이다. 비대면 워크숍이나 언택트 워크를 시작한 직장인들에게도 자신의 시공간에 대해 고민하고, 능동적이고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결심하게 되는 조그마한 트리거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