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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현 Jul 12. 2020

요즘 애들의 요즘 공부

요즘 애들의 공부는 과거 우리의 공부와 이렇게 다르다.

스마트 보드를 활용해서 수업하는 나


  4년 쯤 전이었나? 강의하던 영어 단과학원이 고등관을 늘리면서 스마트한 교육시설로 탈바꿈해서 주변 시선을 한눈에 받았었다. 바로 스마트 보드 때문이였는데, 경기 북부 뿐만 아니라 서울 어디에서 강의를 해도 이만한 수업 시설을 갖춘 곳이 없다는 것에 나름의 자부심을 가지고 강의를 했다. 그저 빔 프로젝트로 교재의 내용을 쏘아서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인터랙티브하게 빔 화면 위에 스마트 펜으로 둔갑한 레이저 포인터로 필기를 해가면서 강의를 하는 것에 '참 세상 좋아졌다'고 느꼈다. (라떼는... 학교 교실에는 멀티라고 부르는 덩치 큰 TV가 있었고 학원에는 TV조차 없었단 말야..;)


  물론 이 스마트시설의 효과는 굉장했다. 학생들이 앞다투어 스마트 강의실에서 수업을 듣고 싶어했고, 학생들의 집중도 또한 아주아주아주 좋았다. 간혹 쉬는 시간에 자신들도 써봐도 되냐며 호기심을 보이는 학생들도 어렵지 않게 보였다. 4년이 지난 아직까지도 본 강의실에서 수업을 하는데, 아직까지 학생들의 반응은 그대로이다. 선생이 교재를 바라보면서 학생들과 아이컨택을 많이 하지 않은 채 수업할 때 보다, 교재의 내용을 벽에 띄워놓고 한 명 한 명 눈을 맞추고 질문을 던져가며 필기하면서 수업을 하니 학생들은 눈이 초롱초롱해질 수 밖에 없었다. (오히려 나와 눈을 맞추지 않고 교재를 바라보는 학생들이 딴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잘 알 수 있다..ㅎ)




  그래서 서론이 길었지만, 이번 글의 주제는 "요즘 애들의 요즘 공부, 어떤 점이 변했는가"이다. 가장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겠다. 학습 환경이나 도구 등 하드웨어의 말 그대로 기술적(technological) 변화, 소프트웨어에 해당하는 학습 콘텐츠의 변화이다.


기술이 가져온 다양한 학습 서포트

  위에서 언급한 스마트 보드는 새 발의 피쯤 되는 것 같다. VR과 AR은 물론이고 인공지능(AI)가 나의 학습 진도를 체크해주고, 내가 가장 취약한 부분을 알려주어 개별 보충학습이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이 에듀테크 시대에서 에듀테크 산업은 점점 시장규모가 커지고 있다.

  국내 교육 시장만 돌아보더라도 아주 많은 사례를 들 수 있다. 교원그룹의 '스마트 빨간펜', 재능 그룹의 '재능 AI수학', AI 전문 기업 머니브레인이 개발한 ‘스픽나우 키즈', 웅진씽크빅의 '웅진스마트올' 등 교육업계의 기업이라면 앞다투어 AI나 데이터, 로봇 등의 기술을 접목시킨 신개념 교육 서비스/아이템을 론칭하기 바쁘다. 이 말인 즉슨 그 만큼 주 소비자층인 학습자와 학부모 또한 기술친화적인 환경으로 바뀌고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인지 세계적으로도, 또 국내에서도 에듀테크의 열기는 갈수록 더 뜨거워지고 있다.


  오늘은 국내기업의 사례보다는 최근 개인적으로 관심을 갖게된 한 프로그램을 소개하려한다. (국내 기술의 사례는 수월한 마케팅 덕에 조금 찾아보면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으므로...ㅎㅎ) 바로 AI에게 질문하면 나의 질문이 어떤 수준의 질문인지를 알려주는 프로그램, SMILE이다.

(좌) SMILE 앱으로 질문을 작성하는 미국 초등학생, (우) 국내기업이 이를 활용해 개발한 소셜러닝플랫폼 SMILE UP

SMILE 프로젝트란, 스탠포드에서 연구한 모바일 활용 질문 중심 학습환경(Stanford Mobile Inquiry-based Learning Environment)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프로젝트로, 쉽게 말해 '질문'을 하는 모바일 프로그램이다. 학생이 질문에 답하거나 직접 질문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제공하는데, 그저 질문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AI가 학생이 작성한 질문이 어떤 수준의 질문인지를 데이터 기반으로 분류해준다. 예를 들어 "한국의 대통령은 누구인가요?"를 작성하면 Low-level question이라는 설명이 돌아오는 식이다. 자연스레 점차 질문의 수준을 높일 수 있도록 학생 스스로의 동기를 유발할 수도 있고, 고차원적인 질문으로 사고하게 되면서 점차 사고를 확장할 수 있게 서포트하는 기술이다. ('질문력'에 대한 지난 글에 이미 언급했듯 질문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가장 필요한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학습 콘텐츠의 다양화

  교육의 소프트웨어를 담당하고 있는 학습 콘텐츠 또한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사실 처음엔 '칸 아카데미(Khan Academy)'와 '온라인 공개강좌(MOOC)'형태의 동영상 강좌들이 물리적인 교실이라는 수업 환경을 대체하게 되면서 시작했다고 생각하는데, 동영상 강좌를 적은 이탈률로 무사히 이수할 수 있도록 콘텐츠의 QC(Quality Control) 또한 교육 제공자가 해결해야하는 문제로 대두되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이론'에 치우친 수업보다 실생활에 더욱 접목된 실제 맥락에서의 교육이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때문인지 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K-MOOC)도 초반에 비해 요즈음 사용자의 증가추세가 급속도로 상향곡선을 이루고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변화한 것은 학습 콘텐츠의 다양성. 기존의 전달식 학습이 지루하고 집중을 방해한다는 학습자들의 목소리에 따라 (그리고 기술의 서포트에 힘입어) 감각을 자극하는 학습 콘텐츠들이 많아지고 있고, 더 나아가 학습자의 취향과 수준에 맞추어 학습 콘텐츠를 큐레이션해주는 서비스도 증가하고 있다. 물론 학습의 용도로 Youtube를 활용하여 학습콘텐츠(Learning contents) 제공 채널을 구독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이러한 학습콘텐츠의 퀄리티 트렌드 핵심 3가지만 짚어보자면, "짧게" "재미있게" "꾸준하게" 업로드되는 학습콘텐츠이라고 한다. 이 뿐 아니라, 게임에 교육을 더해 학습자가 학습에 몰입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GBL(Game Based Learning)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좌) 게임을 통해 영어 말하기를 배우는 교육용 게임 '스피킹덤', (우) 요즘 내가 푹 빠져있는 하루 5분 투자로 외국어어를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Drops

위 사진들 중 오른 쪽에 있는 Drops라는 어플은 아이폰 앱스토어에서 교육용 앱을 살펴보다가 알게된 어플인데, 이 녀석 아주 요긴하다. 찐후기를 잠깐 얘기하자면, 5분 동안 내가 배우고 싶은 언어를 한가지 선택해서(나의 경우 스페인어) 다양한 방식의 게임(스펠링 맞추는 게임, 그림과 단어 매칭 게임, OX게임 등)으로 나의 5분을 빼앗아간다.(;;) 그런데 꾸준히 하다보니 벌써 스페인어로 숫자를 말할 수 있게 되었고, 간단한 인사와 여행용 대화 정도는 알아듣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까지 나를 성장시켜준 아주 좋은 앱이었다.(프리미엄을 제외한 기본 기능은 무료입니다. 저는 아직도 무료로 사용하고 있어요..ㅎㅎ;; Drops 감사합니다;;)


  이제 어플리케이션과 인터넷 정도는 기술이라고도 말하기 무색한 이 시대에서 요즘 아이들의 요즘 공부는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우리 때의 교육과는 아주 다르다. 그렇지만 다르다고 틀리진 않는 법. 우리도 이제 평생교육 차원에서 새로운 이 교육기술들을 우리의 삶에 받아들이려는 노력 또한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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