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TV가 있음에도 FAST채널의 존재에 대해서는 모르는 사람이 많다. 나역시 그랬고, 내 최애 <무한도전>을 보기 위해 무제한으로 볼 수 있는 플랫폼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FAST를 접했다.
FAST는 Free Ad-supported Straming TV의 약자로 광고기반으로 24시간 무료로 볼 수 있는 채널이다.
내가 원하는 콘텐츠와 회차를 골라볼 수 있는 OTT와 달리 FAST 채널은 자체적으로 편성한 회차를 별도의 비용 지불 없이 24시간 동안 볼 수 있다.
말했듯이 FAST의 최대 장점은 무료라는 것이다.
IPTV로 대표되는 고정형 TV를 비롯해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티빙, 웨이브 등등 구독료를 지불해야 하는 플랫폼이 너무 다양해져 부담이 되는 상황에서 FAST는 그 부담을 지워줄 최고의 대안인 셈이다.
이미 미국에서는 FAST산업이 주류 플랫폼으로 자리잡았으며 1,400개가 넘는 채널을 보유하고 있으며, 플랫폼의 개수 또한 20개가 넘을 정도로 다양하다. 미국 가정의 60% 이상이 FAST 채널을 접했다는 통계 또한 있다.
그럼에도 아직까진 국내 FAST 산업은 성공적이지 못한 상황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ARPU(이용자당 매출)이 세계 최고 수준인 미국과 달리, 국내 ARPU는 OECD 중 최하위 수준으로 타 국가들에 비해 콘텐츠 사업자의 비용 부담이 높은 편이다.
월 20,000원 정도에 불과한 한국의 유료방송 시장과 달리 미국의 케이블TV 사용료는 2017년 기준 77.6달러, 약 9만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렇게 비싼 사용료로 인해 대체제로 나온 FAST 채널이지만 국내에서는 유료방송과 OTT 2개 구독료를 합쳐도 미국 케이블TV 사용료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현재 침체된 경기시장으로 인해 광고시장이 매우 위축되어 있다. 최근 FAST채널을 보다보면 동일한 광고만 계속 나온다거나 심지어 광고가 몇시간동안 붙지 않는 경우도 많다.
채널마다 계약구조가 다를 수는 있지만, 시청시간에 비례해 R/S를 하는 수익구조로는 현재로서 CP들이 FAST채널에 입점하는데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상황이다.
개인적으로 느꼈던 불편함 중 가장 큰 것은 시청 도중 광고 노출 빈도가 너무 잦다는 것이다. 심지어 광고가 없음에도 일정시간이 되면 ID영상 송출을 내보내 몰입을 방해한다.
불필요한 ID 영상은 최대한 축소하고 광고의 빈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어보인다.
LG전자는 최근 국내 FAST 산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최근 FAST 사업 부분 대규모 인력 채용과 함께 FAST 채널 대규모 개편을 통해 채널 수를 대폭 확대하고, 기존 삼성 스마트tv에서는 시도하지 않았던 JTBC, MBN 종편 실시간 채널까지 런칭했다.
실시간 채널의 개수가 늘어가면 향후에는 별도의 통신사에 요금을 지불하지 않고(셋톱박스 없이) 스마트TV로 실시간 방송과 OTT를 시청할 수 있는 셈이다.
OTT가 점차 늘어나면서 시청자가 부담해야 할 비용 역시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FAST는 매력적인 대체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
아직까지는 미비한 국내 반응 속에서 FAST 채널의 전망이 어떻게 될지 불투명하지만, 확실한 것은 FAST 산업이 국내에 자리잡는다면 국내 미디어 업계 판도를 뒤집을 것이라는 것은 분명해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