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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인미D May 04. 2024

47.와~코어 없었으면 어쩔 뻔? 진짜 큰일 날 뻔했네

<요가인의 재능 낭비 혹은 건강한 노후를 위한 안전장치!>


평소에 생각보다 덜렁대기 때문에 길을 걷다 보도블록에 구두가 끼거나, 어디 미끄러져 넘어질뻔하는 위험천만할 때가 많다.

그럴 때 넘어지지 않기 위해 비틀대며 버텨내는 순간, 늘 마음속으로 이 말을 내뱉는다.


'와~ 코어 없었으면, 진짜 큰일 날 뻔했네.'


심지어 오늘 아침에도 속으로 이 말을 했다. 

충전 중인 휴대폰 케이블에 걸려 넘어지기 직전이었고 양손에는 유리컵이 들려있었다. 나는 복근과 둔근을 사용하여 신체 안정성을 확보한 뒤 한 발로 몸의 균형을 안정감 있게 잡았다.

컵 2개와 동시에 내 몸을 안전하게 지켜냈다. 하프문 자세로 완벽 착지했다.


나에게 요가가 없었으면 지금쯤 박살 난 컵 2개와 삐끗한 허리, 유리 파편으로 부상당한 손과 발로 인해 병원으로 직행했을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넘어지며 온몸으로 유리조각 위를 굴렀을지도 모를 일.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요가 자세 중 아르다 찬드라아사나(하프문 포즈)가 있다. 

한 손, 한 발로 바닥을 지지하며 상체를 옆으로 여는 자세인데 이때 손끝은 땅을 약간 터치하거나 바닥에서 완전 띄우기도 한다. 즉 오로지 복부 코어와 엉덩이, 허벅지 근육의 힘으로 밸런스를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손은 거들뿐, 혹은 안 쓰기도 함.)


4년간 나는 이 하프문 포즈 및 리볼브드 하프문 포즈를 매일 했다. 지난 4년간의 투자로 오늘의 나를 안전하게 지켜냈고 순조롭게 일상의 루틴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우리는 요가수련을 통해 일상에서 순간적으로 직면한 위험 순간에 순발력 있게 근육들을 활용하여 밸런스를 찾을 수 있다. 

너무 과대망상 아니냐 하겠지만 나는 실제로 그렇게 안전을 확보하며 지내고 있다. 

요가인의 재능낭비라고 부를 수도 있겠지만, 요가로 얻는 혜택은 수련 시간을 통한 심신 안정뿐만 아니라 그 외의 일상도 안전하게 도움이 된다면 얼마나 훌륭한 노후 안전대책인가 생각하게 된다.


요가를 해서 좋은 점!

코어를 발달시키고 신체 균형과 밸런스가 좋아진다.

이렇게 넘어질뻔한 위험한 순간에서 늘 복부 코어 및 한 발로 균형 잡는 허벅지의 힘과 순발력을 통해 단 한 번도 다치지 않았다. 예기치 못한 사고 속에서 늘 한 발로 밸런스를 잡아야 할 시점이 많았다.

요가를 해 온 뒤로 일상에서 만나는 아찔한 순간에 늘 스스로를 구원하고 있다.


오히려 요가를 몰랐던 20대에 발을 잘 삐거나 넘어져서 상처가 많았다.

지금은 요가로 만든 균형감과 코어로 인하여 비교적 안전하게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라고 요가가 있는 것이 아니야~~~~~~.'라고 말해도 할 말이 없다. 미안하다. 내가 요가를 이렇게 쓰고 있어서.

실질적으로 이 혜택이 내 생활에 가장 큰 이득이다. 

지금이야 젊어서 실감을 못하겠지만, 나이가 들어 시니어로 접어들면 별것 아닌 것에 넘어져서 크게 다치고 다시는 못 일어나는 사람들을 봤다. 그런 순간을 맞이하지 않도록 나의 일상을 안전하게 지속할 수 있도록 지켜주는 것이 요가라고 생각한다.


요가의 목적은 아름다운 몸매를 위한 다이어트나 통증 있는 몸의 회복 및 자세교정, 정신적으로 힘들 때 이너피스를 찾기 위함이 많다.

그러나 이것들 이상으로 중요한 포인트는 일상생활을 안전하고 건강하게 유지시킨다는 점이다. 

우리에게는 수련을 하는 1시간의 평화로움 보다 24시간이라는 일상을 위험으로부터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할지 모른다.

허리를 삐끗하거나 발을 헛디뎌 인대나 뼈에 부상을 입었을 때 얼마나 삶의 질이 떨어졌는지 경험해 본 바 있다. 생활에서 움직임의 작은 오류로 다치게 되어 긴 시간 고생을 하고 회복 후에도 이전보다 불편한 시간들을 견뎌내야 했다. 


20대엔 늘 허리가 아프고 발목을 자주 삐었는데 지금은 허리 통증과 발목 삠 같은 일상의 부상으로부터 자유로워졌다. 심지어 한겨울에 몸도 안 풀고 골프 풀스윙을 날려도 멀쩡하다. (물론 위험하니 꼭 준비운동을 합시다.)


사실 운동이나 수련을 통해 엄청나게 건강해진다는 목표보다 '일상을 안전하게 살자.'가 더욱 현실적이지 않을까? 

일상의 안전조차 못 지키는 사람이 많다.

내 주변에는 워낙에 요가인들이 많아 대부분의 동작들은 숨쉬기만큼 쉽게 해내고 있어 경각심이 없었다.

그러다가 가끔 주변 동료나 친구들 같은 일반인들에게 특정 쉬운 동작을 시켰다가 이것도 못해? 라며 속으로 놀란적이 많았다.

이런 사람들은 스스로 몸을 컨트롤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더욱 일상생활의 사소한 부상에 노출되기 쉽다.

그래서 요가를 통한 건강회복보다는 안전 지킴이로 쓰는 것이 현실방안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요가 지도자가 되기로 결심하지 않은 이상, 요가에서 얻을 수 있는 혜택은 "일상의 안전유지"가 우선이 되었다. 다양한 내 꿈을 위해 최대한 몸을 안전하게 보호해야 한다. 요가는 바로 그런 보호헬멧 같은 장치다.

이제 중년이 되다 보니 주변에서 잠을 조금 잘못 자거나, 앉아있다가 일어나는 아주 사소한 일상 행동에서 부상을 입고 고생하는 사람을 자주 목격한다. 


요가로 찾을 수 있는 아름다운 몸매와 정신적 평화이상으로 우리는 신체의 안정성을 확보하여 일상의 사소한 안녕과 안전을 책임질 수 있다.

그런 점에 있어서 요가로 살이 빠지지 않고, 이너피스가 생겼는데 수련 종료 후 10분도 안되어 다시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고 해도 괜찮다. 

이 요가 수련을 지속하면 우리는 일상의 자잘한 위험과 부상으로부터 피할 수 있는 견고하고 밸런스 있는 몸을 가질 수 있다. 


물론 이런 신체 안정성은 요가 외에 다른 운동으로 접근해도 무방하다. 그러나 요가하면 또 밸런스 아니겠는가? 코어만 있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니다. 요가에는 좌우 비대칭 자세, 한발 서기, 팔로만 서기 같이 밸런스를 키울 수 있는 아사나 수련들이 많이 있다. 

코어와 밸런스 두 가지를 동시에 발달시켜야 안전을 위해 더욱 견고한 대비가 된다.


화장실이나 미끄러운 빙판에서 삐끗할 때 넘어지지 않고 복부 코어를 잘 잡고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면, 혹은 넘어져도 코어를 활용해 안전하고 깃털처럼 가볍게 바닥으로 착지할 수 있다는 것으로 이미 충분하다.


일상의 안전교육이란 게 따로 있겠지만, 제일 중요한 건 스스로가 자기 몸을 가누어서 안전한 상황으로 지켜내는 것이다. 걷다가 혼자 다치고, 심지어 자다가도 삐끗하거나 다치는 경우가 많다. 외부의 공격이나 사고가 아니라 그냥 나혼자서 나를 못지키고 부상입은 것이다.


스스로 우선 내 몸도 제대로 통제하거나 가누지 못하는데, 어떻게 다른 일로부터 안전을 확보할 수 있겠는가.

심지어 견갑의 안정성을 유지한 채 양팔조차 못 들어 올리는 사람이 수두룩하다. 

지하철을 타면 등 뒤에 서있는 사람이 날개뼈를 심하게 빼고 나를 찔러대서 아프기도 아프지만, 계속 그렇게 사시면 부상의 위험성이 있으니 견갑을 안정적으로 몸통에 부착하라고 날개뼈를 밀어 넣어드리고 싶기도 한다.(실제로 모르는 사람에게 견갑골의 중립을 위한 핸즈온 해드렸다가 신고감이므로 마음속으로만 안타까워한다.)


요가는 운전으로 치면 방어운전이라고 할 수 있는 신체 안전 방어활동이라고 생각된다.

아니 요가가 그런 게 아니라고 해도 소용없다. 나는 이미 요가로 단련된 몸으로 그렇게 나의 안전을 위해 본능적으로 쓰고 있다.


나는 이렇게 이런 부분에서 요가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어서 "요가의 목적 = 안전한 노후"라고까지 생각하는 중이다.

이러라고 요가지도자 자격을 얻은 것을 아닐 텐데.... 송구합니다.^_;

그러나 나는 요가 강사도 아니고, 그저 회사를 다니는 평범한 사람으로서 내 일상을 안전하고 풍요롭게 만드는 것으로 이 요가의 기능이 족하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요가로 얻은 이너피스는 5분도 안 가고 분노의 상황을 접하기도 한다.

이 속세에서 도무지 해탈은 커녕, 일정시간 원하는대로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는게 말처럼 쉽냐고.




아무튼 요가로 얻은 코어와 밸런스 감각으로 호호백발 할머니가 되어도 활발하게 취미활동을 하며 즐겁게 살 수 있을 거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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