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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인미D Jun 12. 2024

49.여름, 새벽요가 하기 좋은 계절

<요가에 써머타임을 적용해야 하나?>


매일 요가를 하기로 한지 4년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회사일이 바쁘거나 야근을 하고 회식이 있을 때도 안간힘을 다해 1일 1요가를 달성하려고 했다.

그러나 작년부터 나와의 타협을 하고 있다.

'자신을 너무 쥐어짜지 마. 음주 요가는 위험해. 지금은 요가보다 잠을 자는 것이 더 중요해.' 같은...


한마디로 근래 들어 매일 요가를 한다는 목표에서 3~4%의 불발률이 있다는 것이다.


극심한 스트레스를 해결하는 방법을 몰라서 수면의 적정 시간을 준수하고 있다.

이상하게 작년부터 너무나 잠이 쏟아지고 있다. (나이 들면 잠 없어진다며?)

달리 방법이 없었다. 그렇게 7~9시간 수면시간을 대체로 지키고 있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너무 늦게 퇴근을 하면 요가를 할 수가 없었다.

그때의 몸 상태는 팔도 못 올리는 지경이다. 집에까지 어떻게 도착했는지도 모를 만큼 지쳐있다.


그러나 오늘 아침, 너무 편안하게 눈이 떠졌고 몸이 가볍게 느껴졌다.

출근 전 시간 여유가 좀 있어 나가기 전에 요가를 시작했다.

요즘 날씨가 더워져 생각보다 몸이 금방 풀려 원하는 모습으로 수련에 집중할 수 있었다.


내가 아침 수련을 싫어하는 이유는 몸이 너무 뻣뻣하기 때문이다. 원하는 자세가 나오지 않고 모든 것이 어정쩡하다 보니 수련을 해도 시원하게 해낸 느낌이 없다. 

뭔가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 끝나버린 느낌.


그러나 여름은 다르다.

모름지기 요가는 더운 인도에서 온 수련법이 아닌가? 

더운 날일수록 좋다. 

몸을 풀기 위해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이른 새벽이어도 아주 잠깐의 워밍업을 통해 수련 중반부쯤 가면 제법 편안한 수련을 할 수 있다.


반면 겨울은 수련이 다 끝났는데도 추위 때문에 근육이 얼어붙어 끝끝내 풀리지 않는 몸을 보며,

'역시 모닝 요가는 아니야~ 시원함이 없잖아.'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날이 더워지기 시작하면 이제 눈뜨자마자 새벽 요가도 가볍게 시작할 수 있다는 뜻이다.

오늘의 요가가 나름 만족스럽게 마무리되어, 생각해 본다.

잠을 1시간 덜 자고 내일부터 새벽 요가를 시작해 볼까?

아니면 1시간 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서 새벽 요가를 해볼까?

요즘은 5시만 되어도 날이 밝아와서 겨울보다 새벽에 눈뜨기도 편안하다.


더워지는 날씨를 맞이하여, 내 스케줄에 변동이 필요하다.

행정적인 시간은 그대로지만, 내 생활에 써머타임 적용을 하여 1시간 빠른 아침을 시작해 볼까?


이런 계획들이 또 나를 무리하게 하는 건지 모르겠다.

주변에서는 제발 워워 천천히 여유 갖고 살라고 하는데, 나는 수련에 써머타임 적용을 그리고 있으니, 참...


아무튼 새벽 요가를 하고 기분이 좋아진 나는 또 오버하고 있다.

이 여름이 끝날 때까지 새벽요가를 해보겠다며.



새벽 요가의 매력은, 요가지도자 티칭 트레이닝에서 알게 됐다. 

때는 8월 한창 더울 때 시작했다. 매일 5시에 기상하여 호흡수련, 아사나수련을 이어가던 그 시간이 더없이 보람찼다. 

특히 아침부터 몸이 풀리지 않을까했던 걱정은 기우였다. 여름엔 그냥 눈뜨고 10분만 지나도 대체로 몸이 자연스럽게 어느정도 풀리게된다.

아침 수련을 마치고 나면 몸과 정신이 깨어나고 살아있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다시 못 느낄 현자의 심정이었달까?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철철 흐르는 여름,

수련을 시작하고 10분이면 몸이 이미 다 풀려있다.

그렇게 아침 아사나수련을 빡세게 한뒤 기분 좋은 호텔 조식을 먹고 잠시 침대에 뒹굴거리며 호사롭게 지냈다...라고 말하고 싶지만 내 성격상 전날 배운 이론 수업을 복습하느라 스트레스 엄청 받고 방구석에서 나갈 수가 없었다.


그래도 지금 돌아보면 눈뜨자마자 몸을 굴리고 먹은 조식의 여파로 방에 돌아가면 거의 반쯤 잤다고 할 수 있다. 나른해진 몸으로 침대에 누워 해부학 공부를 할 때가 참 행복했다. 

그러나 그렇게 졸면서도 책을 놓지 않았다. 대놓고 자기에는 너무 불안했다.

영어 못하는 내가 영어로 티칭 해야 하는 과정이었기 때문에... pelvic bone 뭔지 평생 몰랐다구요.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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