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레오네의 수필집 #006
여행 정보를 얻으려다보면
"이 투어는 80달러 이상 주지 마세요"
"택시 10솔이면 충분하니 최대한 깎으세요"
등 적절해보이는 가격에 대해 알려주면서 흥정을 최대한 하라는 듯한 표현을 자주 접할 수 있다.
블로그든 카페든 여행 커뮤니티든 이런 글은 흔히 볼 수 있다.
오피셜 금액이 없고 경쟁사가 여럿 있는
투어 업체나 길거리 음식점, 택시, 숙박업소 등에서 자주 통하곤 하는데
한국만 이런건진 알 수 없지만,
마치 저 가격보다 더 돈을 지불하게 된다면, 스스로 멍청이가 되는 느낌이 들지 않을 수 없다.
필자 또한 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 흥정의 경험이 있다.
두바이의 올드 수크를 구경하면서
아랍 전통 복장을 판매하는 상인들의 끈질긴 호객 행위
거기에 딱봐도 비싸 보이는 금액 제시
사실 이 가격이면 절대 사지 않을 생각이었고, 내가 살 수 있는 적정 금액을 제시하고 구매한 경험이 있다.
물론 난 이때 적정 시세에 대해 알지 못했으니, 만약 알았다면 그 시세만큼 제시했을 것이다.
택시도 마찬가지이다.
볼리비아 라파즈 터미널에 내려 택시를 잡고 숙소로 가달라고 하였고
숙박업소 사장님이 알려주신 적정 금액으로 흥정을 시도했지만
역시 여행객에 그리 호락호락할리 없던 택시기사였다.
결국 최초 제시한 금액과 사장님이 알려주신 적정 금액 사이의 돈을 지불하고 택시를 탔다.
이처럼 여행에서 흥정은 분명 필요하고, 여행객을 통해 바가지를 씌우는 상인이 적지 않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다. 우리나라만 해도 그런 사람은 여럿이니까.
하지만 흥정도 적당히할 때 의미가 있는 법
어느 여행 유튜버는 마치 흥정을 과하게 한 것을 자랑으로 여기며, 장사하는 모든 사람들을 사기꾼으로 묘사하곤 했다. 그리고 흥정에 성공한 가격을 마치 "정상 가격"인 것으로 포장하고 합리화하는 듯 했다.
과연 모든 장사꾼들은 사기꾼이고 바가지를 씌우려는 것일까
어찌보면 정상가격보다 더 낮은 금액으로 흥정을 시도하고 있진 않을까
그렇다면 흥정에 성공할지언정, 무조건 싼 가격에 서비스를 얻는 것이 조금이라도 이득인 것일까
과도한 흥정은 현지인과의 마찰이 생길 수 있을 뿐더러
한국인들의 이러한 과도한 "흥정을 해야할 것만 같은" 분위기는
한국인 여행객에 대해 좋지 않은 인상을 줄 수 있다 생각한다.
그리고 언젠가 그 몫은 오로지 새로이 떠난 누군가가 견뎌야할 것이다.
그렇게 큰 차이가 나는 것이 아니라면
서비스를 받는 입장에서 약간의 팁 개념으로
적당한 흥정만 해보는 것은 어떨까
여행은 내 돈을 들여서, 많은 것을 보고 즐기기 위함이다.
여행은 필수재가 아니다.
여행지에서 무작정 한 푼이라도 더 아끼려고 다른 많은 것들을 놓치지는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