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구정이다. 하지만 뉴질랜드에선 그냥 토요일.
여느 토요일과 다름없이 청소를 하고 빨래를 돌리고 강아지들 산책을 시켰다.
타국에 살면서 설날이나 추석 같은 명절은 그저 다른 날보다 조금 더 외로운 날, 정도이다. 그나마 오늘은 남편이 '전'을 해주겠다며 부산을 떤다. 지난 크리스마스에 한국에 있으면서 뭔가 느낀 게 있었던 것 같다. 남편도 뭔가 허전함을 느꼈던 걸까.
강아지들과 걷다가 까치 한 마리가 파드닥 날아가는 모습을 봤다. 나는 곧 어디 또 한 마리가 있을지 살폈다. 영국에서 까치 한 마리는 '불운'을 뜻하기 때문이다. 한 마리를 더 찾아야 '행운'이다!
One for sorrow,
Two for joy,
Three for a girl,
Four for a boy.
한국에서 까치는 길조다.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는 말도 있다.
반면에 까마귀는 흉조다. 그런데 한국에 까마귀가 엄청 많아졌다. 내가 한국을 떠나오기 전, 일본에 갔을 때 까마귀가 많아 놀랐었는데, 지금은 한국도 마찬가지다. 특히 서울 도심 안에서 깍깍 우는 까마귀 소리는 생경했다. 그렇게 까마귀가 많아졌으니 '까마귀를 보면 재수가 없다'는 말은 이제 사라졌을까?
결국, 모두 내 생각하기 나름이다. 까치를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도, 한 마리만 보이면 다른 한 마리가 어디 근처에 있을까 두리번거리는 것도. 오늘의 운세를 보고 좋은 말이 적혀 있으면 꼭 그렇게 될 것만 같고, 좋지 않으면 '운세는 안 맞아'라고 치부하는 것처럼.
알면서도, 기왕이면 까치는 두 마리를 함께 보고 싶다는 게 나의 진심.
Happy Lunar New Ye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