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시 사십팔 분.
퇴근이 머지않았다.
금요일은 보통 재택근무를 하기에 '퇴근'이라는 말이 딱 맞지는 않지만 그래도 노트북의 전원 버튼을 눌러 '절전'이 아닌 '종료'를 클릭할 때 비로소 '불금'에 돌입한다.
한 시간 반 동안 이어진 금요일 오후 미팅을 시작할 때 이미 머리가 멍해지고 있었다. 나는 금요일 오후에 미팅을 잡는 사람들, 특히 긴 미팅을 잡는 사람들을 싫어한다. 아니 저주한다.
어쩌면 미팅 참가자들이 나를 저주했나?
미안합니다, 여러분. 열한 명을 모을 수 있는 시간이 금요일 오후뿐이었어요.
아무튼 금요일 오후 네 시는 일주일 중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이다.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널브러져도 좋은 시간.
오후 네 시의 브레인이 말한다.
'이제 퇴근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