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자기 계발 (2)
도요타의 생산방식은 JIT(Just In Time)을 따른다. 매일 필요한 것을, 필요한 때에, 필요한 만큼만 만든다는 뜻이다. 도요타 자동차의 창업주인 '도요타 키이치로'는 자동차 사업을 직접 배우고 경험하기 위해 미국으로 갔다. 포드 자동차 공장을 견학 후 한 슈퍼마켓에서 고객이 상품을 사 가면 상품을 바로 채우는 것을 보고 JIT 방식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JIT의 핵심은 협력업체에게 납품받는 제품의 재고를 '제로'에 가깝게 유지하여 재고관리에 대한 낭비를 막는 것이다. 그리고 이 JIT를 실천하기 위해 5S 방법론이 고안되었다.
도요타는 "주변이 깔끔하게 정리 정돈돼 있는 사람일수록 업무도 효율적으로 처리한다"는 생각하에 '버리고 정리 정돈하는 습관'으로 5S를 구축했다. '5S'는 Seiri(정리), Seiton(정돈), Seiso(청소), Seiketsu(청결), Sitsuke(습관화)라는 일본 단어의 첫 문자를 영어로 딴 것이다.
불필요한 것을 정리하고, 필요한 것을 사용하기 쉽게 정돈하고, 일을 수행하기 위해 주변을 청소하고, 정리/정돈/청소를 유지하기 위해 청결을 지키고, 이것들을 습관화해야 한다는 뜻이다.
나는 '자기 계발'에 5S를 적용해보기로 했다.
1. Seiri (정리)
언제 어디서든 자기 계발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예전 같았으면 학원에 옹기종기 모여 각자의 모니터를 보며 배워야 했을 컴퓨터 프로그램들도, 현재는 집에서 인터넷 강의나 유튜브로 쉽게 접할 수 있다. 이동 중에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오디오북을 듣거나 E-BOOK을 읽을 수 있으며, 원격으로 PT나 요가 수업을 받기도 한다. 자기 계발의 접근성이 높아짐에 따라 선택권도 많아졌다.
선택권이 많아질수록 고민도 많아진다. 영어공부도 해야 할 것 같고, 운동에 경제공부, 뉴스까지 챙기려니 해야 할 게 너무 많다. 우리가 헤르미온느라면 시간을 돌려하고 싶은 것들을 모두 다 해낼 텐데 현실은 회사가 끝나고 자투리 시간을 겨우 활용할 수 있는 머글일 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불필요한 것을 버려야 한다. 자기 계발을 하는 목적과 목표를 깊게 고민해보고, 현재 내가 정말로 해야 하는 것을 생각해보자. 그리고 당장 필요하지 않은 것은 과감히 버리자. 버리는 것만 제대로 해도 반은 성공한다.
2. Seiton (정돈)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세 가지 정도로 정하고 정리를 끝내보자. 내 경우로 예를 들면 직무 공부/운동/영어공부다. 이 세 가지를 수행하기 쉽도록 정돈을 해줘야 한다. 정돈은 정리한 것을 사용하기 쉽도록 배치하는 것을 말하는데, 자기 계발에서는 정돈을 계획이라고 본다. 정리한 것을 지속적으로 하게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영어공부를 한다고 쳤을 때, 궁극적인 목표는 '영어를 유창하게 하기' 일 것이다. 그러나 하루아침에 영어를 유창하게 하기란 쉽지 않다. 우리도 한국말을 배우기 위해 유아기 때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이고 반복해서 익혔는지 생각해보면 이해가 간다. 하루 이틀 공부하다 그만 둘 생각이 아니라면 계획을 세워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나는 목표에 대한 계획을 중간 계획과 작은 계획으로 나눴다.
1) 목표: 영어를 유창하게 하기는 너무 두리뭉실한 목표이기에 조금 더 구체적으로 정하면 좋다. 외국여행에 가서 자유롭게 식사 주문하기, 길에서 만난 외국인과 스몰토크 하기, 영어 영화 자막 없이 보기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2) 중간 계획: 큰 목표를 정량적으로 수치화하고 달성하기 위한 목표를 세운다. 점수로 정량화할 수 있으면 좋다. 예를 들어 토익 900점 이상 맞기, 오픽 AL, 토익스피킹 7급 등이다.
3) 작은 계획: 중간 목표를 이루기 위한 세부적인 목표다. 기간이 들어가면 가장 좋다. 예를 들어 하루에 전화영어 20분, 일주일에 토익 모의고사 3회분 풀기, 주 3회 CNN 뉴스 필사 3장 등.
3. Seiso (청소)
정돈까지 마쳤다면 그다음은 청소를 할 차례다. 도요타의 5s에서는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주변이 항상 청결하도록 청소하는 것을 말한다. 청소를 통해 자연스럽게 물류설비나 장비의 결함을 발견하고 즉시 조치하여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함이다. 자기 계발의 5s에서는 시간 청소로 예를 들고 싶다. 내가 해야 할 일을 정하고(정리), 그 정리한 것에 대한 계획을 세우면(정돈), 그 계획을 수행하기 위한 시간을 마련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시간을 허투루 쓰는 경우가 많다. 특히 여가시간에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서 핸드폰만 만지작 거린다. 다음 카페의 메인에 들어가서 인기글을 본다거나, 보고 싶은 것도 없으면서 넷플릭스를 틀어 리스트만 본다거나, 킬링타임용으로 유튜브를 틀어놓기도 한다. 대부분의 시간을 비생산적인 방법으로 보내는 것이다.
내가 어떤 시간을 허투루 보내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만약 출퇴근길에 지하철에서 의미 없이 스크롤만 내리며 인터넷 서핑을 한다면 그 시간을 활용해보자. 출퇴근 시간엔 '책만 읽기'라는 나만의 규칙을 세워 지키는 것이다.
나 같은 경우는 아침 출근길에는 자기 계발서나 인문학 책을 읽는다. 그리고 1시간 일찍 출근해서 업무 관련된 책을 읽는다. 점심시간엔 CNN 뉴스를 필사를 하고, 퇴근 후에는 저녁 식사를 하고 운동을 한다. 이렇게 '허투루 보내는 시간'을 청소하고, 그 시간 내에 해야 할 '규칙'을 세워 실행하다 보면 자연스레 허투루 보내는 시간은 사라지기 마련이다. 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에 다른 일을 하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당장 내 시간을 먼저 돌아보자. 그리고 쓸모없는 것들로 채운 시간을 청소해보자. 생각보다 우리에겐 시간이 많다.
4. Seiketsu(청결)
청결은 정리, 정돈, 청소의 3s를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계획을 실행함에 있어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즉시 발견하고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청결은 청소와도 연관이 깊은데, 청소 이후의 상태를 오랫동안 보존하는 것이 청결이다. 내가 계획을 세우고 그것을 실행함에 있어서 문제가 생긴다면 이것을 청소한 상태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자기 계발을 할 시간에 예기치 않은 일정이 생겼다면 일정을 조율하는 식이다.
5. Sitsuke(습관화)
습관화는 사실상 가장 어려운 활동이다. 하지만 계획을 세우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반드시 습관화가 되어야 한다. 처음 계획을 세웠을 땐 누구나 의지에 불타서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의지박약 해지며 흐지부지하게 끝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습관화가 되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해진 루틴에 따라 습관화를 해야 하는데, 이럴 때 나는 '100일만 해보자'를 실천한다. 노션이나 엑셀 혹은 어플 등으로 100일 동안 내가 습관을 들이고 싶은 일을 기록하고 체크하는 것이다. 이렇게 실행 여부를 시각화하면, 눈앞에 아직 해치우지 못한 것을 확인하고 하기 싫은날에도 눈 질끔 감고 실행을 하게 된다.
만약 백일이 어렵다면 일주일만 해보자는 마음도 괜찮다. 일주일을 성공하고 나서 다시 한 달만 해보자 하면서 기간을 서서히 늘리는 것이다.
중요한 건 하루를 못했다고 그만두지 않는 것이다. 적어도 목표로 한 기간의 70% 이상을 채우자고 마음먹자. 목표량의 2/3 가량이다. 일주일에 5일이라도 실행했다면 그건 성공이다. 만약 한 달로 기간을 늘렸다면 앞선 2일을 실행하지 못하고 나머지 일자를 모두 실행하면 93%의 성공률이다.
내가 하루를 못했다면 기간을 하루 더 늘리면 된다. 앞서도 말했지만 가장 중요한 건 그만두지 않는 것이고, 습관화를 하는 것이다.
이렇게 자기 계발의 5s를 적용하여 예시를 들어보았다. 내가 지금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을 때, 한번 순서대로 실행해보면 어떨까? 어제와는 다른 오늘이 있을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