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의 방향성 정하기 (1)
요즘 나는 내가 살아갈 방향에 대해서 자주 고민한다. 내가 무언가를 성취하기 위해 들였던 노력과 시간이 무색하게도, 이게 정말로 내가 원하던 방향이 맞는가 싶어서. 내가 원하는 것과, 원하는 삶, 되고 싶은 나와 지키고 싶은 나의 가치관들에 대해서 잘 고민해보자. 시간이 들어도 천천히. (2021년 6월 7일)
불과 일 년 전에 적었던 글인데, 이제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조금은 알 것 같다. 삶의 궁극적인 목표도 생기고, 구체적인 계획도 세우고 있다. 물론 아무런 행동 없이 생긴 변화는 아니다. 1년 동안 나는 많은 고민과 공부를 하고, 행동을 했다.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 걸까 고민이 생길 때, 누군가가 잘하고 있다고 말해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 결국 나는 내가 하고 있는 것들이 옳다고 생각하면서도, 그에 대한 결과는 옳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누군가 잘하고 있다고 말해주지 않으면 내 삶을 항상 의심했다. 남들이 말해주는 말은 정답이라고 여기면서, 왜 나 스스로는 정답이라고 말하지 못한 걸까. 남들이 정답이라고 말하지 않아도, 내겐 정답이라고 믿으며 내가 옳다고 생각한 길을 의심 없이 나아가도록 노력해야 하는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야간대에 다닐 적에 하루는 공부를 하다가 문득 지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편입 전부터는 편입 준비한다고, 학교에 입학하고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준비한다고 쉼 없이 계속 공부를 해왔기 때문이다. 공부뿐만 아니라 일을 함께 병행했기 때문에 지난 3년이 항상 버거웠고, 끝날 때쯤 되니 슬슬 지치기 시작했다.
공부를 위해서는 시간을 확보해야만 했고, 이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 많은 것을 포기해야 했다. 인간관계와 개인 운동시간이 바로 그것이었다. 평일엔 수업을 들어야 했고, 주말엔 복습과 시험 준비로 인해 오랜 시간 동안 사람들을 만나지 못했다. 친한 친구들은 물론 이해해 주고 배려해줬지만, 모두가 나를 이해하고 배려해 줄 수 없기 때문에 자연스레 멀어진 인간관계들도 있었다. 내가 결정한 것들이 그만한 가치가 있었던 걸까 하는 회의감이 들며, 내가 옳다고 믿었던 것들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내게 한정된 시간과 자원, 에너지가 있다면 이걸 어떻게 사용하며 살아야 할까라는 고민을 했다. 내 방향이 옳은 길일까 의심을 하며, 제대로 된 방향성을 잡기 위해서 내 삶의 우선순위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단 생각을 했다.
나는 욕심이 많기 때문에, 원하는 것이 아주 많다. 커리어, 우정, 사랑, 재물, 건강, 가족까지. 그렇지만 이 모든 것을 내가 가질 순 없을 것이다. 결국 이 중에서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쉽지 않은 문제이기 때문에 장시간 오랜 고민을 했다.
삶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그 방향대로 나아가기 위해선 나를 좀 더 들여다보아야 한다. 나를 온전히 들여다보는 연습을 하고, 스스로에게 집중하며, 내 인생에 중요한 것들을 위해 고뇌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인생은 어렵다.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 옳은지, 어떤 길을 걸어야 하는지 정하는 것도 어렵다. 그렇지만 가끔 생각한다. 그 이상향에 대해 고민하고 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삶이 아닐까 하는.
가장 큰 고민은 앞으로의 '커리어'였다. 나는 항상 안정적이고, 내가 대체되지 않을 수 있는 일을 하고자 했다. 그게 무엇일까 끊임없이 고민을 했다. 코딩을 하면 돈을 많이 번다던데, 전문직이 될 수 있는 자격증을 따야 할까, 공무원을 준비해볼까, 창업은 또 어떨까?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잊고 있는 게 있었다. 바로 '나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었다. 안전하고 가능성 있을만한 것들만 찾아 헤맸기 때문에 정작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내가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한 건지 잊어버린 것이다.
그때부터 나는 내가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한지 고민을 했다. 물론 바로 해답은 나오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나부터 천천히 알아보고자 했다. 그리고 아래와 같이 내가 삶의 방향성을 찾기 위해 실행했던 5가지 방법을 공유해본다.
1. 달리기를 했다.
처음엔 삶의 방향성과 상관없이 시작한 운동이었다. 그저 살을 빼기 위해서 혹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단순한 이유였다. 하지만 달릴수록 나 스스로에게 집중할 수 있었다. 우리는 책을 읽거나 길을 걸을 때, 대중교통을 타거나 심지어 TV를 볼 때조차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스마트폰이 유익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무의미한 정보를 읽는데 시간을 할애한다. SNS나 자극적인 매체들을 읽으며 도파민만 충전한다. 결국 생각할 시간을 잃는 것이다.
운동을 할 때면 '생각'을 할 수 있다. 격한 운동이라 '힘들다'라는 생각을 하더라도, 그 순간을 지나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냈다는 생각을 하며 성취감을 얻는다. 나는 달리기를 하면서 노래를 듣는데, 어느 순간 노래가 들리지 않으면서 스스로 질문을 하거나 대답을 한다.
달려야 하기 때문에 핸드폰을 쳐다볼 수도 없다. 그저 달리는 순간에 집중한다. 내 발바닥이 어느 부분부터 착지를 해야 하는지, 팔은 적당히 휘둘르고 있는지, 호흡이 가빠진다면 큰 호흡을 내쉰다던지 등. 그러다 보면 그 순간에 집중하게 되고 나 스스로를 바라볼 시간을 갖게 된다.
달리기가 익숙해지고나서부턴 공상을 많이 했다. 사실 이 브런치에 대한 기획도 달리면서 생각해낸 것이다. 달리는 순간 갑자기 목차가 1번부터 21번까지 떠올랐다. 잊을세라 달리면서 메모장에 받아 적었다. 뿐만 아니라 하루를 복기하거나, 계획을 하기도 한다.
달리는 순간만큼은 스스로에게 집중하며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생각을 많이 하는 만큼 나 자신을 잘 알게 된다.
꼭 달리기가 아니어도 좋다. 자신이 좋아하고 집중할 수 있는 운동을 선택하자. 체력은 덤으로 따라온다. 내가 원하는 것을 생각하고 그것을 실행할 때 그 체력이 나의 큰 뒷받침이 되어줄 것이다.
2. 책을 많이 읽었다.
특히 내가 많이 읽은 것은 인문과 철학, 자기 계발서였다. (지금은 관련된 글을 쓰다 보니 자기 계발 서적을 가장 많이 읽는다.) 책을 읽는 첫 번째 이유는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서다.
한 권의 책을 쓰기 위해선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런데 그 시간과 노력을 들여 책으로 써주는 이들이 있으니, 나는 다 차려놓은 밥상을 먹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한 주제를 갖고 글을 한 페이지 쓰려고 하면 생각만큼 쉽지 않다. 많은 경험이 필요하고, 정보를 찾아야 한다. 그리고 서론과 본론 결론을 나누어 잘 정리해야 한다. 그런데 책에는 내가 원하는 정보들이 이미 다 담겨있다. 그것들을 별도의 노력이나 수고를 하지 않아도 아주 손쉽게 얻을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책을 읽었다. 내게 필요한 정보들을 얻기 위해서.
책을 읽는 두 번째 이유는 '도파민' 생성을 위해서다. 도파민은 쾌락과 즐거움을 주는 호르몬으로 '뇌의 보상 회로'를 활성화시킨다. 세포에 흥분을 전달하거나, 사랑하는 사람과의 공감 혹은 일정 행동에 대한 쾌감, 목표를 성취할 때 분비하기도 한다. 도파민은 의욕과 행복, 기억, 성취감, 인지, 감정과 행동에 관여하기 때문에 나를 성장시킨다. 독서를 하며 한 페이지 읽을 때마다 작은 성취감을 얻어 도파민을 분비시킬 수 있다.
어떤 책이든 좋다. 자신이 관심을 갖는 분야의 책을 읽어보자. 그게 인문학이든, 철학이든, 종교에 관련된 서적이든 심지어 만화책도 괜찮다. 책을 읽다 보면 재미있는 부분도 있을 것이고, 무언가를 깨닫기도 할 것이다. 가독성이 좋고 얇은 책부터 시작하자. 책 읽는 것도 습관이다. 오늘은 1페이지, 내일은 2페이지, 하루하루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읽자.
책 읽는 것에 익숙해질 때쯤에는 내가 관심 없던 분야의 책도 읽어보자. 코스모스나 총, 균, 쇠 같은 두꺼운 서적을 도전해보는 것도 좋다. 생각보다 흥미로운 내용이 많고, 그 두꺼운 책을 다 읽어내면 큰 성취감도 얻을 수 있다. 또한 시야가 넓어지고 생각이 깊어진다. 이는 나를 성장하게 만들며, 나 스스로에 대해 더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는 발판이 된다.
3. 글을 많이 썼다.
처음 시작은 블로그였다. 하루하루 바삐 흘러가는 시간들에 의미를 부여하고자 매일 일기를 썼다. 그때 시작했던 게 바로 '100일만 해보자'였다. 매일 빼놓지 않고, 아주 짧더라도 글을 썼다. 바쁜 날은 달랑 한 줄을 적은 날도 있었다. 사진을 함께 남기면 쓸거리가 많아진다.
주제는 상관없다. 나처럼 일기로 시작해도 되고, 감사일기나 지난날들에 대한 회고록을 적어도 좋다. 그렇게 글을 쓰다 보면 내가 생각만 하고 있던 것들이 정리가 되고, 나의 방향성이 더욱 명확해진다. 그리고 이런 글들은 시간이 지난 후에 더 큰 힘을 발휘한다. 내가 이렇게 생각했었구나, 나 자신을 이해하게 되고 자기 검열을 하며 나아갈 점을 파악할 수 있다.
나도 지난날에 쓴 글들을 다시 읽으며 가다듬어 새 글을 적곤 한다. 그간의 성장과 경험이 덧붙여져 더욱 좋은 글이 완성되고, 나의 세계는 그렇게 튼튼해져 간다.
그러니 매일 글을 적어보자. 종이로 된 다이어리에 적어도 좋고, 블로그나 브런치, 트위터 등을 활용해도 좋다. 자신만의 취향을 찾아 꾸준히 적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보자.
4. 새로운 환경에 나를 두었다.
나는 취직 이후 계속 나를 새로운 환경에 두었다. 이직과 신규 프로젝트, 야간대 입학, 파견, 팀 이동 등. 새로운 환경을 겪게 되면 다양한 경험을 접할 수 있으며, 이는 책이나 각종 정보들보다 더 많은 영향을 준다. 가령 자신의 취향을 파악하고, 생각의 폭이 넓어지며, 삶을 유연하게 대하는 자세를 배울 수 있다. 또한 경험에서 오는 성공이나 실패는 다음 단계의 발판을 마련해주며, 나의 세계가 점점 더 확장되는 경험을 선사해준다.
미국 마이애미대 심리학과, 컬럼비아 의대, 뉴욕의 심리학과, 신경과학센터 공동연구팀은 새롭고 다양한 경험이 뇌를 젊게 유지해 줄 뿐만 아니라 행복감도 높여준다고 밝혔다. 긍정적이고 행복한 감정은 일상생활에서 쉽게 경험하지 못한 다양하고 새로운 일에 도전함으로써 만들어질 수 있다고 한다.
이직이나 팀 이동, 진학 등이 어렵다면 소소한 방법도 있다. 예를 들어 동호회 활동이나 독서모임 혹은 새로운 사람들이나 오랫동안 만나지 않은 지인들을 만나는 것이다. 혹은 새로운 걸 배우거나, 새로운 장소를 간다. 여행도 괜찮고, 박물관이나 미술관도 있다. 새로운 환경을 경험하는 방법은 아주 많다.
오늘 그동안 생각만 했던 새로운 경험을 스스로에게 선사해보자.
5.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4번과 같은 맥락으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나의 가치관을 확장해주는 일이다. 내가 그동안 갖고 있던 선입견을 깨 주기도 하고, 새로운 세계로 나를 인도하기도 한다. 대화를 많이 나눌수록 교감을 통해 사회성도 충족시킬 수 있으며, 그동안 홀로 생각했던 것들을 상대에게 말함으로써 자연스레 정리도 된다.
우리는 생각보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지 않는다. 매일 보는 학교와 회사 사람들, 가족, 그리고 같은 친구들을 반복해서 만난다. 결국 대화거리는 한정되어있으며, 더 이상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없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다. 인간관계의 흐름 속에 나 자신을 두어야 한다. 생각해보자. 연못보다 바다가 더욱 크며, 더 많은 것을 품을 수 있다. 결국 다양한 인간관계 속에서 스스로의 견문 또한 넓어지는 것이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을 주저하지 말자. 나와 뜻이 같지 않더라도 많은 대화를 해보자. 자신의 경험을 확대하고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세상을 보자. 그렇게 세상과 마주하며 스스로가 다듬어질 때, 궁극적인 삶의 지향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나는 커리어를 정하고 업계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 필요한 공부를 하고 있다. 충분한 고민 후에 결정한 방향이기 때문에 더 이상 내가 앞으로 나아갈 길을 의심하지 않는다. 언젠가 내 가치관이나 세계관이 더 넓어져 또 다른 길을 찾을 순 있겠지만, 당분간은 내 선택에 대한 의심을 접고 그 방향으로 걸어갈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