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큰 그릇 Aug 05. 2022

거창하게 시작하지 말자

자기 계발의 방향성 정하기 (3)


작게 시작하기


우리는 항상 무언가를 시작할 때 원대한 계획을 세운다. 가령 ‘나는 영어 짱이 될 거야’라는 목표를 세우곤 하루에 영어단어 100개 외우기, 뉴스 필사 1 장하기, 원서 20페이지씩 읽기 등의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오래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과도하게 세운 계획과, 어떤 이유에서든 부족한 시간, 그리고 처음과 같지 않은 나의 마음 때문이다.


 나는 다분히 목표지향적인 사람이어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한가득이지만 그 목표에 너무 몰입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몰입하는 순간 온 에너지를 그것에 쏟고 짧게는 한 달, 길게는 삼 개월 가량을 불태우고 차갑게 식어버린다. 뒷심이 없다는 말이다.


 대신 원하는 일이 있다면 작게, 그리고 꾸준히 하고자 노력한다. 오랫동안 지속하며 포기하지 않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이다.


 어릴 적 내 목표는 세계일주였다. 하지만 세계일주를 하기 위해선 많은 돈과 시간이 필요했다. 당장 먹고살아야 했기 때문에 일은 그만둘 수 없었으며, 적은 월급으로 생활비 충당에도 빠듯했다. 그렇다고 여행을 포기해야 하나? 그건 또 싫었다. 대신 12개월 무이자 할부로 비행기표를 사서 여행 일정을 미리 잡아놓고, 일 년간 비행기 값을 갚으며 조금씩 모은 돈으로 숙소와 현지 경비를 모았다.


 가까운 나라는 할부 개월 수가 더 적었다. 그렇게 나는 일본과 중국, 홍콩, 베트남, 필리핀, 태국, 호주,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러시아로 총 11개국을 여행했다. 한 나라를 여러 번 가기도 했으니 실제로 한 해외여행은 스무 번쯤 될 것이다. 세계일주는 아니더라도 꽤 많은 나라를 여행했다. 앞으로도 한 나라씩 여행을 다니다 보면 더 많은 나라를 갈 수 있을 것이고, 전 세계를 돌아다닌 것이므로 세계일주나 다름없지 않을까?


 이렇게 여행을 조금씩 다닌 덕에 세계일주라는 꿈에 한 발자국씩 가까워질 수 있는 것이다. 만약 내가 1년 간의 세계일주만을 목표를 했다면(물론 잘 해냈을 수도 있지만)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여러 변수가 생겼을 수도 있다. 갑자기 취업을 한다거나, 학교를 다닌다거나, 아니면 이번 코로나19처럼 전염병이 돈다거나. 그럼 영영 세계일주라는 꿈을 이룰 수 없을 수도 있다.


 결국 모든 것을 준비해놓고 무언가를 시작한다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말과도 같다.

 

하루 20분의 힘


 재작년에 습관처럼 ‘해리포터’를 자기 전에 매일 20분씩 틀어서 1편부터 7편까지 정주행을 몇 번 했다. 해리포터를 틀어놓은 이유는 딱히 없었다. 그저 학교에 다녀온 후 늦은 밤 나를 달래주는 소소한 취미생활이었다.


 처음에는 한글자막으로 보다가, 어차피 보는 해리포터인데 영어공부도 같이 하면 어떨까 싶어 영어자막을 틀어놓기 시작했다. 처음에 들리지 않았던 대사들을 읽으면서 보니 조금씩 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날 실수로 자막을 틀지 않았는데 자막이 없다는 걸 몰랐던 적이 있다. 그만큼 영어에 익숙해졌던 것이다. 나중에는 영어 자막 없이 그냥 틀어놓아도 대사가 술술 들렸다. 나도 모르게 ‘영어 짱’이라는 목표에 한걸음 다가간 것이다.


 이렇게 사소한 행동이라도 꾸준히 하면 분명 결과로 나온다. 어떤 일이 일어나면 그 일로 인해 크고 작은 수많은 일들이 일어나게 되는데, 이를 파생효과(Derivative effect)라고 한다. 해야 하지만 아직 망설이고 있는 일이 있다면, 당장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실천해보자. 지금 실천한 작은 일이 얼마나 큰 일로 이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릴 적 무모하게 도전했다가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왔더라도 후회는 없었던 것 같다. 그렇다면 다음번엔 이렇게 해야지라는 생각을 했다.


 오히려 내가 하고 싶었지만 용기가 부족해서, 혹은 여의치 않은 상황 때문에 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후회는 두고두고 든다. 왜 그때 하지 않았을까 하는 미련은 내내 나와 함께했다. 그래서 지금은 하고 싶은 건 우선 시작해본다. 아니면 말고 라는 마인드 장착은 필수다.


 어떻게든 시작해야 한다. 거창한 시작은 생각하지 말자.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하자. 그렇게 하다 보면 나의 궁극적인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상황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실행하는 사람이 있고 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지금 당장 실행할 것인가? 아니면 언제일지 모를 그 '때'를 기다릴 것인가?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 선택하는 것은 순전히 나의 몫이다.


 그럼 나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끝>

매거진의 이전글 어느 대표님과의 저녁식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