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계발의 방향성 정하기 (4)
사람들이 계획을 세우고는 쉽게 무너지는 이유는 결과가 바로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결과를 원하지만 인생사 그리 만만한 게 아니다. 우리가 흔히 마시는 와인조차도 최소한 1년은 숙성한다. 오래 숙성할수록 더욱 가치가 올라간다. 이렇듯 어떠한 결과를 위해서는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다.
항상 일이 바빴을 무렵 일 평균 근무시간이 13시간이었다. 그 와중에 CPIM 2차 공부를 하고, 데이터 교육을 들었다. 해야 하는 건 많은데 시간도 체력도 부족했다. 일을 하면서 공부를 하려니 즉각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내가 너무 욕심을 부리는 건지 자괴감에 빠지기도 했다. 이렇게 한다고 더 나아지고 있는 것인가 스스로에 대한 의심도 했다.
그러다 게임이 생각났다. 게임에서도 레벨업을 하려면 경험치(EXP)가 차야하지 않는가. 경험치를 쌓는 건 오래 걸리지만 레벨업을 하는 건 한 순간이다. 그렇다면 내 경험치는 지금 한 12,837,294/33,000,000 정도 된 게 아닐까? 매일매일 조금씩 하다 보면 10, 20씩 경험치가 쌓여서 어느 순간 레벨업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공부의 효과는 계단식으로 올라간다는 말이 있다. 만약 공부를 한다고 즉각적인 반응이 나온다면 너도나도 신나서 열심히 공부를 할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 어느 정도 실력을 길렀는지 아무도 알 수 없다. 간헐적으로 보는 중간고사나 기말고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그렇기에 금세 흥미를 잃어 공부를 포기하는 사태가 발생한다.
살을 뺄 때도 그렇다. 다이어트를 할 때 처음에는 조금씩 잘 빠지다가 정체기가 온다. 즉, 세트 포인트가 생기는 것이다. 하던 대로 식단 조절을 하고 운동을 해도 몸무게가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는다. 정체기에 에라 모르겠다 하며 다이어트를 포기하는 사람들은 요요를 맞는다. 하지만 하던 대로 루틴을 유지하는 사람들은 어느 순간 1-2kg씩 쑤욱 빠지는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결국 무언가를 할 때 필요한 건 '시간'이다. 바로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시간을 들여야 한다. 내가 노력하거나 배운 것에 대해서 익숙해질 때까지 포기않고 계속 나아가야 한다.
눈앞에 보이는 결과가 없어서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솟구칠 때면 방법을 바꿔보는 것도 좋다. 예를 들어 다이어트할 때 달리기를 하던 사람이 하루는 등산을 통해 강도 높은 운동을 한다거나, 토익공부를 하는 사람이 난도 높은 문제를 풀어보는 것이다. 물론 원래 하던 것보다 어렵기 때문에 잠시 좌절할 순 있어도 어느 순간 살이 빠지거나 점수가 높아지는 경험을 할 것이다. 기존과는 다른 방법을 쓰되 성과가 나올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지속해야 한다.
목표는 그런 것이다. 하루하루가 모여 목표를 이룰 수 있다. 점진적으로 천천히 이룰지언정 포기하지 않는 한 안될 일은 없다.
나도 항상 의욕적인 건 아니다. 내가 잘하고 있는지 끊임없이 의심한다. 이런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 모두 포기하고 싶단 생각도 한다. 그래도 당장 지속하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다는 게 없단 걸 알기에 성과가 나오기까지 기다리며 묵묵히 지금 해야 할 일을 할 뿐이다.
'지금보단 나아지겠지, 잘하고 있으니까 괜찮을 거야' 같은 낙관적인 생각을 하려고 애쓴다. 그것도 안 먹히면 뭐, 하루 정도 우울해하다가 다음 날 다시 기운을 차리면 된다. 그러고 나면 또 괜찮아질 것이다. 힘들고 피곤하지만 그래도 버틸 수 있는 이유는 이런 나날들이 쌓여 성장하고 나아가는 내 모습을 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우리, 포기하지 말고 잘 버티자.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