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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해학회가 만해 한용운 선사의 불교사상과 독립운동 정신 그리고 문학적 업적을 계승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학술세미나를 열었습니다.
지난 5일 강원도 인제 만해마을에서 열린 제26차 학술세미나는 ‘소통과 배려의 시대, 만해의 자유 평화 사상과 문학’을 주제로 진행됐습니다.
발제자로 나선 간호윤 인하대 교수는 만해스님이 주창한 자유를 원나라 왕실보가 지은 책 ‘서상기’에서 살펴봤습니다.
간호윤 교수는 앞서 지난 6월 만해스님 입적 80주기 학술심포지엄에서 만해스님의 출가 동기는 불교 수행도 독립 운동도 아닌 그가 아홉 살에 읽은 ‘서상기’라고 주장했습니다.
간호윤/인하대학교 교수
(만해 선생이 9살에 이걸 읽으셨어요. 그리고 그것이 제가 볼 때는 만해 선생의 사상에 상당히 큰 역할을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서상기가 출가 동기인 것 같습니다. 제가 볼 때는요.)
간호윤 교수는 선행 논문에 이어 ‘서상기’가 만해스님 사상에 어떻게 영향을 끼쳤는지 연구했습니다.
스님의 회고문 ‘시베리아 거쳐 서울로’에는 어린 만해가 서상기를 읽고 인생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길을 떠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모든 건 공이 되고 무색해 무형한 것이 된다는 깨달음에 서울을 가던 발길을 돌려 오대산 백담사로 들어갔다는 게 간 교수의 설명입니다.
간호윤/인하대학교 교수
(어떤 주막집에서 하룻밤 쪽잠을 자다가 쓴 글입니다. 이러한 생각 끝에 나는 9살에 읽었던 서상기의 통곡일장에 문득 마음이 쏠렸다. 인생이란 덧없는 것이 아닌가. 밤낮 근근 살자 하다가 생명이 가면 무엇이 남는가. 명예인가 부귀인가 모두 다 아쉬운 것이 아닌가.)
이어 ‘서상기’가 만해스님의 사상과 작품에 어떻게 투영됐는지 ‘서상기’ 내용에서 살펴봤습니다.
세미나에선 고인환 경희대 교수가 ‘님의 침묵’에 나타난 ‘님’의 의미 변모 양상을, 이재복 한양대 교수가 K-미학으로서의 ‘님의 침묵’ 읽기를 주제로 발표했습니다.
이후 만해학회에서 발행하는 웹진 <님>이 시행한 첫 번째 신인문학상 시상식에서 ‘한강을 건너요’ 등의 시를 응모한 부영우 시인이 새로운 서정시의 범주가 태어난 것 같다는 심사단의 호평을 받으며 수상했습니다.
부영우/제1회 웹진<님> 신인문학상 수상자
(제가 원래 제주도 출생인데 제주도에서 서울로 와서 느낀 점들을 쓴 시입니다. 제가 쓰는 시가 요즘 젊은 시인들이 쓰는 시와 결이 달라서 고민이 많았는데 선생님들께서 잘 생각해주셔서 뽑아주신 것 같아요. 감사드립니다.)
만해학회 한중옥 회장은 지금까지 만해스님에 관한 1600편이 넘는 논문들을 한 권으로 집대성해 내년쯤 낼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한중옥/만해학회장
(1600편이 넘는 논문이 집대성 돼 하나의 책으로 나오게 될 겁니다. 이게 적립이 되고 나면 요즘 복잡한 시대에 정말 필요한 게 만해의 정신이지 않습니까.)
세미나와 함께 ‘소통과 배려’를 주제로 문을 연 만해축전은 오는 10일 ‘님의 침묵 서예대전’, ‘님의 침묵 전국 백일장’이, 11일에는 ‘백담계곡 순례길 걷기행사’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며 축전은 10월까지 이어집니다.
만해축전의 백미 만해대상 시상식은 12일 인제하늘내린센터 대공연장에서 열립니다.
대상은 평화·실천·문예 3개 부문으로 각 폴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 김훈 일산백병원 교수, 김용택 시인 등이 수상합니다.
만해축전은 이 시대에 필요한 만해스님의 평화사상을 되새기고 세계인이 한 데 모여 소통하고 화합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BTN뉴스 박성현입니다.
박성현 기자 btnnews@b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