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단편여름

영의 눈물

by 이여름


어느날은 한없이 냉철할 정도로 강한 사람이 되다가도 , 어느날은 한 없이 나약해져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은 마음이 된다. 그런 마음 속에서는 정말이지 내 곁에 누군가 있어주었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 나 혼자 이겨낼 수 있어, 괜찮아. 수없이 다짐하고 감정을 잊은 채로 새로운 아침을 맞지만 사실은 괜찮지 않은 순간들이 태반이라고, 내 나약함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었으면 하는 사람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


“많은 걸 바라는 게 아닌데….”


영은 자신이 연애 상대에게 바라는 마음은 많은 것이 아니라고 했다. 영이 바라는 것은 대단하고 특별한 것이 아니라 정말로 곁에 있어주었으면 좋겠는 마음이라고, 영이 원하는 건 오직 그것 뿐이라는 말을 했다. 마치 빗속에 잠겨 홀로 길을 걷는 사람처럼 ,영은 조용히 생각 속에 잠겨 있다가 다시 말을 꺼냈다.


“날 떠나간 사람들은 모두 한결같이 그렇게 말했어. 넌 누구 없이도 혼자서 잘 헤쳐나갈 사람이라는 말. 하지만 어느 누가 혼자서 모든 걸 잘해? 그런 말을 들으면 정말 나를 몰라도 한 없이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 매일 새벽 끝나지 않는 고독 속에서 내가 얼마나 눈물을 흘리는지 모르면서……”


영은 한없이 공허한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았다. 영의 그런 표정에는 그 누구도 담아내지 못할 고독이 서려있었다. 고개를 왼쪽으로 젖힌 채로 말없이 다른 곳을 바라보는 영이 특유의 표정. 그 표정을 보면 마음이 크게 아려왔다. 그동안 영이 끝나지 않을 고독 속에서 혼자 새벽을 버텨냈을 생각을 하니 생각지도 못했던 눈물이 흘렀다. 영아. 우리는 마침내 수많은 고독의 시간들 속에서 서로를 알아본거야. 비로소 이 어둠 속을 혼자가 아닌 함께 걸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영원의 약속. 그 순간 나는 영에게 만큼은 상처주지 않고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는 확신을 가졌다. 비로소 내게 살아야 할 이유가 생긴 것. 영이 이 새벽 속에서 지켜주기 위해서라도 내가 살아야 한다는, 목적 의식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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