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부터 이곳저곳에서 글을 끄적이기 시작했다. 그 시작은 브런치였다. 내가 누군지 모르는 공간에서 그냥 일기처럼 썼다. 몰랐으면과 봐줬으면의 사이에서 그렇게 그냥 썼다. 에세이는 일기가 되어선 안된다고 하지만 열심히 써보아도 그 글은 일기에만 머무르기도 했지만 나쁘지 않았다. 힘들거나 속 시끄러운 일을 글자로 타닥타닥 털어냈으니 말이다. 작년에 억지로라도 글을 쓰지 않았다면 아마 자칭타칭 금쪽이들이었던 6학년 아이들과의 생활은 꽤나 버거웠을 것이다.
올해는 정말 온 우주의 기운이 나를 도운 게 확실한 반을 맡았다. 진정으로 그러한지 아니면 작년에 격동의 시기를 겪어서 올해가 순탄하게 느껴지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올해 4학년 아이들은 무난하고 때론 많이 귀엽다. 그래서인지 글쓰기에 소홀해졌다. 고난과 역경이 사람을 성장시키는 것이 확실한지 작년에는 6학년 담임이라는 역경이 나를 글쓰기로 매일 인도했는데 올해는 아니다. 작년과 같이 글을 쓰며 감정치유의 기적을 경험해야 하는데 올해는 글을 안 써도 살만했다. 그러니 또 아쉽다. 올해도 기록으로 남기고 싶은데 의지가 나약한 인간이라 도통 글이 안 써진다.
안 되겠다.
이 방법 밖에 없다. 글을 쓸 수밖에 없도록나를 궁지로 내몰아야 한다.
교단일기클럽!
네가 적임자다.
지난번 브런치 글쓰기처럼 우연히 본 교단일기클럽에 회비까지 내고 한 달 동안 18일 이상 글을 쓰는 프로젝트에 스스로 걸어 들어갔다. 성공을 하면 글을 엮어 작은 인쇄물로 만들어준다는데 매력적이게 느껴졌다.
써야겠다!
그렇게 오늘로 이틀째가 되었다. 시키는 건 잘하는 인간과 시켜야만 잘하는 인간의 콜라보로 글 2개가 적립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