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직격타를 맞은 바깥순이의 집콕 적응기.
6. 수요취미회 03. 글라스데코
어느새 세번째 수요취미회를 맞이했다. 집콕의 무료함과 심심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둥바둥거리는 건 우리만이 아니어서, 세상에는 온갖 집콕DIY놀이들이 쏟아져나왔다. 아니 사실 쏟아져나왔다기보다 원래 있었던 것들이 쏟아지는 관심세례를 받았다고 표현하는 게 더 맞을 것 같다. 등교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선보여지는 다양한 아이템들을 어른인 우리도 한껏 활용했다. 이번 아이템은 무려 글라스데코. 와, 진짜 오랜만이다.
다들 어릴 적에 한번쯤은 해봤잖아요. 물감 쭉쭉 짜서 캐릭터 만들어가지고 화장실 타일이나 유리에 탁 - 붙이고 뿌듯해하곤 했던 그거, 글라스데코!
반가운 마음에 우리는 당장 구매했고 당장에 받았다. 이 즈음에는 정말 쿠팡이 얼마나 유용했던지. 색색깔의 물감들이 가지런하게 들어있는 박스를 열며 우리는 또 다같이 설레했다. 평균나이 3n세치고는 상당히 유치한 것에도 감동하는 편.
글라스데코는 수요취미회 전체를 통틀어 베스트로 꼽을 수 있는 아이템이었다. 동봉되어 있는 도안을 보며 우리는 참 열심히도 물감을 짰고, 제법 창의적이고 전위적인 색감도 뽐냈다. 나중에는 준비되어 있는 도안으로는 성에 차지 않아 직접 도안을 그려가며 하기도 했다. 우리 그때 정말 글라스데코에 진심이었다.
다 만들어놓고 손가락에 찔러 흠집이 나기도 하고 집에 가져가는 길에 채 응고되지 않은 물감이 기울어 모양이 망가지기도 헀지만, 동심을 한껏 되찾았던 어느 수요일이었다.
글라스데코 팁 아닌 팁
- 굳으면서 조금 색깔이 달라진다. 더 진하고 유치한 색감으로 완성된다는 점에 유의.
- 완전히 마르기 전에는 가급적 손을 대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