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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나 Mar 30. 2021

집에만 있어서 심심하다구요?


코로나 직격타를 맞은 바깥순이의 집콕 적응기

17. 집에만 있어서 심심하다구요?






어느새 집콕에 훌륭하게 적응한 바깥순이는 이제 집에 있는 것이 심심하지가 않다. 앞서 수요취미회 시리즈를 적으면서 소개한 취미템만 해도 미니어처 만들기 / 스티커북 / 글라스데코 / 명화 그리기(라고 하지만 색칠하기) / 귀걸이 만들기까지 5가지! 이 중 하나라도 일회성 취미로 끝나지 않고 꾸준히 해본다면 집안 구석구석 나만의 DIY템이 가득 생기는 뿌듯함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근데 나는 그렇게 사부작사부작 뭐 만드는 데에는 취미가 없어요, 라고 하신다면 그 외에도 집에서 할 수 있는 게 정말 정말 많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소리높여(?) 외치고 싶다. 개인적인 경험과 타인의 후기를 종합하여 적어보는 유형별 집콕 즐기기 아이템을 모아보았다.


Type1. 사부작형



1. 미니어쳐 만들기

엄청나게 작디 작은 구성품들을 하나하나 조립하여 미니미니한 공간(주로 집)을 완성해나가는 류의 취미템이다. 키트의 종류가 어마어마하게 다양하고 온통 귀여운 것들 투성이라 장바구니에 담고 싶은 게 엄청 많겠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 일단 1개만 주문해서 맛을 보길 바란다. 매운맛. 너무 미니미니해서 핀셋을 활용해도 다소 힘들었던 기억이 있어 조심스럽지만, 주변에는 또 엄청 즐겨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그저 나에게 맞지 않는 취미일 뿐이라고 생각하며 추천.


2. 명화 그리기

개인적으로 상당히 좋아하고 꾸준히 즐기는 취미템. 도안이 인쇄되어 있는 캔버스와 물감/붓이 들어있는 세트를 구매한 후, 도안에 적힌 번호와 일치하는 번호의 물감 찾아 색칠하기만 하면 되는 아주 간단한 방식이라 누구나 할 수 있다. 심플하고 색깔이 적은 도안부터 엄청나게 화려하고 복잡한 도안까지 다양하게 있어서 원하는 난이도를 선택하여 구매하면 된다. 막상 하다보면 화려한 도안에 점점 욕심이 나 몇날며칠을 매달리며 폐인이 되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완성하면 정해진대로 기계처럼 색칠만 했을 뿐인데 마치 내가 진짜 그린 것마냥 뿌듯해서 집안 곳곳에 걸어놓게 된다.


소소한 팁이라면, 흰색/베이지색/연노랑색 등 연한 계열의 색이 많은 도안은 피하는 게 좋다는 것. 연한 물감이 번호를 잘 덮지 못해 여러차례 덧칠을 해야 하는데 은근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3. 귀걸이 만들기

의외로 쉽다. 난이도에 비해 완성 후 성취감과 활용도가 상당히 높다는 것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내가 직접 만든 귀걸이를 하고 나가서 이거 내가 만들었어! 헐 정말?! 하는 이 대화가 은근 즐겁다. 또 선물하기에도 아주 그만이다. 동대문에 가서 직접 재료를 사도 좋지만 멀거나 번거롭다면 온라인으로도 다양한 재료를 구매할 수 있다. 온라인 상으로 재료를 구매할 때의 단점은 사이즈에 대한 감이 잘 오지 않는다는 점인데, 이 부분만 좀 유의하면 좋을 것 같다. 생각보다 커다란 재료가 와서 쓰지 못한 적도 있다.


귀걸이 재료 외에도 집게와 오링반지 등 기본적인 도구는 필요하니 같이 구매해야 한다. 재료와 재료를 이어주는 작은 링인 O링 등 필수 부재료와 쟁여놓고 써도 좋은 기본템들을 최대한 그득그득 채워 배송료를 아끼면 좋다. 재료를 고르는 단계에서부터 이미 신이 난다. 여러가지 재료를 사서 이런저런 조합을 통해 나만의 귀걸이를 만들어보자.



Type2. 망부석형


이래저래 재료를 사서 부스럭부스럭 사부작사부작 만들기에는 취미가 없다면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 즐길 수 있는 것들도 있다.


1. 넷플릭스/왓챠/쿠팡플레이

굳이 적지 않아도 이미 엄청나게들 즐기고 있을 채널들이라 부연설명이 필요없을 정도지만. 셋 중에 하나라도 이용하고 있다면 집콕이 심심하지 않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넷플릭스를 이용하고 있고, 쿠팡 로켓회원이라 쿠팡플레이도 이용은 가능하지만 넷플릭스를 습관적으로 보다보니 쿠팡플레이의 존재는 종종 잊곤 한다...!


최근에 본 넷플릭스 추천작을 몇가지 적어보자면 아래와 같다.

* 파이어플라이 레인 : 이웃집에 살던 핵인싸와 평범한 소녀의 우정을 그린 이야기. 거침없고 자기애와 야망이 충만한 털리와 차분하지만 배려심 많은 케이트는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음에도 부러울 정도로 찐한 우정을 자랑한다. 학창시절과 사회생활 초년기, 중장년기 이렇게 3가지 시기를 넘나들며 보여주는데 그저 우정 이야기라고 표현하면 재미없어 보이지만 이 둘이 보여주는 커리어와 사랑, 갈등에 대한 스토리가 상당히 흥미롭다.

* 미스터 션샤인 : 이걸 이제 봤냐. 한동안 미드만 보느라 우리나라 드라마에 관심이 없었는데 한국 드라마 진짜 훌륭하구나, 를 새삼 느끼게 해준 드라마. 사방에서 강대국들이 조선에 들어오고 특히 일본이 조선 내에서 세력을 키우며 점령해나가던 시기를 배경으로 다양한 조선 사람들의 면모를 보여준다. 노비의 자식으로 태어나 무참히 부모를 잃고 미국으로 도망쳐 미군으로서의 삶을 살아온 유진초이(이병헌)와 대가집 애기씨지만 독립투사로 활약하고 있는 고애신(김태리)의 신분차이를 뛰어넘은 사랑이 절로 호들갑을 부른다.

* 에밀리, 파리에 가다 : 미국의 광고 회사에서 근무하던 열정 넘치는 에밀리가 파리에 파견되면서 벌어지는 여러가지 일상들. 느긋한 파리 사람들과 워커홀릭 에밀리의 불협화음이 안타까우면서도 흥미롭다. 아랫집 초훈남 셰프와의 에피소드도 계속 기다려진다. 화려한 에밀리의 패션과 낭만적인 파리의 모습을 보는 재미도 쏠쏠!


2. 밀리의 서재/리디북스

최근 많이들 사용하고 있는 도서 구독 어플이다. 리디북스는 이용해보지 않아 정확한 평을 할 수는 없지만 개인적으로 밀리의 서재는 상당히 만족하면서 사용하고 있다. 가끔 읽고 싶은 책이 없어서 아쉽지만, 그래도 밀리의 서재 제휴도서가 어마어마하여, 서비스되고 있는 도서 중에서도 읽고 싶은 책은 차고 넘친다. 감당 못할 만큼 서재에 책을 담아두고 있다. 언제 다 읽지. 집콕 중 심심한 시간대에 커피 한잔 탁 옆에 놓고 작정하고 앉아서 한권씩 읽어버리면 가장 좋지만 이동 중에, 혹은 잠들기 전에 조금씩 읽기에도 너무 좋다.


* 밀리의 서재 소설 분야 추천 : 지구 끝의 온실(김초엽), 공허한 십자가(히가시노 게이고), 사일런트 페이션트(알렉스 마이클리디스)

* 밀리의 서재 에세이 분야 추천 : 태도에 관하여(임경선)

* 밀리의 서재 마케팅 분야 추천 : 문장 수집 생활(이유미), 지금 팔리는 것들의 비밀(최명화,김보라)


3. 유투브

예전에는 유투브를 잘 이용하지 않았는데 최근 매력에 푸욱 빠졌다. 굳이 학원에 가지 않아도 궁금한 것들에 대한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어 무척 유용하다. 알고리즘을 따라 영상을 타고타고 가기만 해도 시간이 훌쩍 가지만, 관심사가 있다면 그 키워드로 이것저것 영상을 찾아보자.


개인적으로는 부동산이나 주식 등 관심사에 대해 주로 보고 있지만, 때로는 세바시 등의 강의를 보며 힘과 의욕을 내기도 한다. 아무래도 특정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이 하는 말이기에 나도 똑같이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며 보는 건 아니지만 약간의 팁이나 위로를 얻기에는 충분하다.



타의에 의해 집순이 코스프레를 하고 있는 바깥순이는 이제 정말 집에 머무는 시간이 즐겁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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