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셋 키우면서 온전히 가정 보육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재택근무가 가능한 일을 하면서 아이 셋을 키울 때도 버거운 순간들이 많았어요.
돌밥돌밥
무슨 말인지 아시나요?
돌아서면 밥 차려야하고 돌아서면 밥 차려야한다는 줄임말이라고 합니다. 아이 셋과 집에 종일 붙어있다 보면 아침 차리고 치우고 점심 준비하고 점심 차리고 또 치우고 간식 만들고 먹이고 치우고 나면 저녁 준비하고 차리고 먹으면 이제 잘 시간이죠. 하루가 길면서도 무척 짧습니다.
어린이집 빨리 보내~ 애들 학원 하나씩 돌려~
주변에서 많이 얘기했어요. 어느 정도 애착이 형성되고 나서는 아이의 흥미에 따라 기관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서 몇 번을 학원에 보내보려고 시도해봤습니다.
예민한 아이는 학원에 다니는 것도 쉽지 않았어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오래 걸리는 저희 아이는 낯선 환경에 낯선 선생님과 같이 무언가를 한다는 것이 어려웠어요.
그렇게 시간이 지나서 학교에 들어가고 3학년이 되었습니다. 3학년이 되고 나서 꼭 하고 싶은 것이 있다고 했어요. 피아노를 치고 싶다고 했는데, 그 말이 나오고 바로 학원에 가지 않았어요.
아이가 정말 원하는지 한 두 달 두고 봤죠. 아이가 무엇인가를 하고 싶다고 할 때 바로 해주지 않습니다. 어느 정도 기간 동안 두고 보면서 학습욕구가 충만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편이에요.
그렇게 아이가 간절히 원하는 때가 되었을 때 피아노 학원에 다니게 되었고, 3개월 만에 체르니를 치게 되었어요.
피아노도 처음에는 중고로 구입하고 같이 피아노 살 돈도 모으고요. 그 과정에서 아이도 정말 원하는 것인가 아닌가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원비를 결제할 때 아이 편에 카드를 주고받았어요. 그런데, 얼마 전 미라클 베드타임의 저자 강연회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아이 학원비를 현금으로 주면서 아이에게 직접 전달하게 해 보세요. 선생님도 아이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고 아이도 학원에 가는 태도가 달라질 것입니다.
그 말을 듣고 저도 바로 실천을 해보았어요. 편지봉투에 일부러 현금으로 학원비를 준비하고, 한 달 동안 감사한 마음 앞으로도 잘 부탁드린다는 간단한 글자를 적어서 아이 편에 보냈지요.
선생님도 처음에는 무척 당황하시더니 입가에 웃음이 떠나지 않더라고 이야기해줬어요. 카드로 결제할 때와는 다른 모습이었다고 말이죠.
그리고 아이도 이렇게 큰 금액을 내고 학원에 다니는 줄 몰랐다고 하면서, 하루하루 학원에 가는 것이 크고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피아노 학원에서 잘 배우기 위해서 집에서 연습해가는 것도 더 열심히 하게 되었고요.
분명 선생님도 학부모가 주는 짧은 편지를 받는 경험이 많지는 않으셨을 것 같아요. 그래서 더 놀라기도 하고 웃음이 나오는 경험이셨겠죠.
무척 예민한 저희 아이는 피아노 학원에 가지 못하는 것이 아주 큰 벌이 될 정도로 피아노 치는 것이 즐거운 아이가 되었습니다.
피아노를 연습해서 식구들 앞에서 연주회를 열기 도하죠. 그러면서도 전공은 싫고 취미로만 계속하겠다는 똑 부러지는 초3 여자아이입니다.
학원 선택하는 것을 누가 하시나요? 엄마가 하시나요? 아니면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시나요?
학원에서 어떤 것을 배우는지 점검을 하실까요?
한 번쯤은 아이 편에 현금과 간단한 편지를 써서 아이 편에 원비를 결제해보시면 어떨까요?
그리고 선생님이 어떤 반응을 보이시는지 아이는 어떤 느낌이고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이야기 나눠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