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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창숙 Oct 13. 2023

가을의 날에

행복한 날의 하루


날이 좋다.

세종호수공원을 걸어도 좋고,

낙엽이 쌓이기 시작하는 원수산 둘레길을 걸어도 좋은 날이고,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어도 좋은 날이다.


그리고 곱게 핀 코스모스 사잇길을 걸어보면 더 좋은 날이다.


지인이 코스모스가 지천으로 피어있는 곳을 손짓을 해가며 말로 설명해 주었다.


"세종시 대평동 그랜드제빵소를 T맵으로 찾아보고 500m쯤 더 가서 둑 길 위로

올라가 왼쪽 아래 내리막길을 지나면 다리가 나오고 주차장이 있어요.

가보세요. 아마 엄청 좋아하실 거예요"



정말 지천으로 피어있는 코스모스 꽃에 취해 

엄청 좋았고, 황홀하기까지 했다.

한 송이의 아름다움이 수만 송이의 아름다움으로 

한 동안은 그냥 둑길에서 쳐다만 모았다.


코스모스 사잇길

누군가 길을 내어주었고

많은 사람들이 코스모스의 아름다움에 반해 걸어갔을 꽃길을 보며

행복해했다.



버드나무와 함께 피어있는 코스모스를 보며

나도 모르게 입 속으로 노래를 불렀다.



한 사람 여기~

또 그 곁에~

둘이 서로 바라보며 웃네~



한 사람 곁에 또 한 사람 둘이 좋아해~



긴 세월 지나~

마주 앉아 지난 일들 얘기하며 웃네~



늘 같은 일상을 살아오는 듯 하지만

어쩌면 조금씩 다른, 아니 전혀 다른 날일 수도 있다.

그리고 오늘 하루가 지나가면 오늘이라는 시간은 다시 오지 않는 날이다.

내일이 올 거라고 말은 하지만 누구에게나 다 같은 내일은 오지 않을 것이다.

오늘의 행복은 오늘의 시간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늘!

내가 있고 그대가 있고

살아있어 행복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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